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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화선의 두 얼굴-최고의 장점과 최하의 단점 (1부)
권태욱 2006-06-03 21:46:29 | 조회: 5309
-간화선의 본격적 비판 2-

간화선의 두 얼굴-최고의 장점과 최하의 단점 (1부)

간화선(看話禪)은 중세(中世, 12세기) 중국(宋)의 대혜종고(大慧宗杲)(1089-1163) 스님에 의해서 주창되고 확립된 이후 동아시아에서 가장 유명하고 주종인 불교수행법이 되었고 지금도 한국불교의 대표적 수행법이지만 최근에 타당성을 둘러싼 논란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여기에서는 제가 직접 수행하면서 체험(體驗)했던 점을 중심으로 간화선의 특징 내지 장단점을 말해보겠습니다.

1. 간화선의 상반된 두 얼굴-최고의 장점과 최악의 단점

간화선은 다른 수행법(조사선 묵조선 등의 中國禪, 대승지관법, 위빠사나, 염불, 呪力, 看經, 기타)에는 없는 최고의 장점이 있는 반면에 또 최악의 단점도 있는데, 이 장점과 단점이 워낙 큰 비중을 차지하고 또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관계로 간화선의 두 특징 또는 두 얼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간화선은 모든 수행법을 통틀어 가장 최고의 장점과 가장 최악의 단점을 각각 하나씩 달랑 가졌을 뿐이고 그 외에는 아무 것도 없다시피 한데, 이것을 알기 쉽게 구성비(構成比)로 표현한다면 1 %의 최고의 장점과 99 %의 최악의 단점입니다.

간화선은 처음부터 장점보다 단점이 압도적으로 크고 또 중요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수행법이 아니라 특수한 경우에만 적용되는 예외적인 수행법이 되는 것이 마땅했다고 생각합니다.

간화선이 가진 바 최고의 장점은 겨우 1 %에 불과하지만 다른 수행법이 도저히 따라올 수 없을만큼 아주 특출하면서도 희유(稀有)한 장점이며, 또한 99 %를 차지하는 최악의 단점 역시 다른 수행법에서는 도저히 찾아볼 수 없을만큼 아주 위험하고 파괴적인 단점이어서, 간화선에 대한 전체적인 평가 혹은 판단은 사실상 무의미하고, 단지 개별적으로 장단점에 대응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 싶습니다.

간화선의 이런 특징을 사전에 충분히 숙지하고 대비하여, 1 %의 최고의 장점은 반드시 살리되, 99 %의 최악의 단점은 꼭 보완한다는 각오가 확실히 선 후에 간화선 수행에 들어가는 것이 필요하며, 만일 그렇지 않고 무턱대고 들어간다면 잘못된 길로 빠질 가능성이 거의 대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이런 점을 미처 생각하지 못하고 막연히 간화선 수행에 나섰기 때문에 수많은 수행자들이 큰 장벽에 부딪치고 온갖 병(看話十種病)에 걸리고 허다한 방황을 겪다가 결국 수행이 파탄나고 마는 불행한 결과가 끊임없이 이어져왔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 근본원인은 간화선의 기반을 이루는 중세 중국문화가 반원시상태(半原始狀態)로 현저히 미분화(未分化) 미발달(未發達)했던 탓으로 위와 같은 점을 제대로 알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반면에 현대는 중세와는 전연 다르게 체계적이면서도 고도로 발달한 각종의 합리적 과학적 전문적인 지식, 안목, 분석, 비교, 검증, 재현(再現), 등의 능력과 방법이 완전히 확립되었기 때문에 위와 같은 점을 얼마든지 꿰뚫어보고 올바르게 대처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간화선의 두 얼굴인 최고의 장점과 최악의 단점은 각각 정반대의 양극단(兩極端)에 위치하는데다가 또 서로 상극(相剋)하고 상쇄(相殺)하기 때문에 이를 잘 분별하여 장점은 살리고 단점은 보완하는 지혜가 꼭 필요합니다.

2. 간화선의 최고의 장점-직관의 지름길 제시

간화선의 최고의 장점은 단연 깨달음(覺)이라고 불리는 일련의 장벽타파, 세계확장, 인식전환의 경험이 빨리 또 쉽게 일어나게끔 직관(直觀)의 지름길을 간단명료하게 제시한 점입니다.

직관(直觀, intuition)이란 이성(理性)이나 경험 혹은 관찰 추리 판단 등에 의하지 않고 대상을 직접 인식하는 작용인데, 간화선에서의 깨달음은 불오염(不汚染)의 무분별지(無分別智)가 찰나간(刹那間)에 열리면서 획기적이고 영구적인 인격적 변화를 동반하기 때문에 직관에 해당합니다. 이런 설명은 사실 십만팔천리나 동떨어진 것이지만 달리 방도가 없기에 마지 못해 늘어놓습니다.

즉 간화선은 오직 화두(話頭) 하나만 참구(參究)하는 까닭에 다른 언어나 개념 또는 이해, 분별, 교학(敎學), 이치, 잡사(雜事), 등이 일체 마음에 침입하지 못하고 영향도 미치지 않습니다.

게다가 유일하게 참구하는 화두조차 무모색(無摸索, 모색할 수 없음) 몰파비(沒巴鼻, 붙잡을 곳이 없음) 몰자미(沒滋味)인데다가, 물들거나[觸] 등지는[背] 어느 편도 허용하지 않는 관문(關門)인 소위 배촉관(背觸關)인 까닭에 수행자는 실낱같은 화두 일념만 남고 그 밖의 모든 것은 철저히 사라진 의식의 백지상태가 됩니다.

이처럼 실낱같은 화두 일념만 남고 나머지는 모두 사라지는 의식의 백지상태는 바로 털끝만큼 사소하고 가벼운 단서(마음의 움직임)도 놓치지 않고 붙잡을 수 있는 최적의 환경 조건 무대가 되므로, 우발적으로 단서를 붙잡는 기회가 최대한 증가하기 때문에 장벽의 붕괴, 신천지의 발견, 인식의 확장이라는 깨달음의 경험이 빨리 또 쉽게 일어나게끔 도와줍니다. 간화선의 최고이자 유일한 장점은 이처럼 깨달음이라는 직관(直觀)의 지름길을 간단명료하게 제시하는 것입니다.

반원시상태(半原始狀態)였던 중세에서 간화선이 화두를 통한 의식의 백지상태를 고안(考案)하고 시설(施設)했던 것은 참으로 기상천외한 천재적(天才的) 발상(發想)으로서 후대(後代)를 영원히 경동(驚動)시키고도 남을 위대한 업적이 아닐 수 없습니다.

간화선의 백미(白眉)이자 존립의 이유인 화두를 통한 의식의 백지상태야말로 수행의 최종목표인 깨달음을 직관적(直觀的)으로 얻기 위한 최상(最上) 최량(最良) 최적(最適) 최소(最少) 최단(最短)의 지름길인 점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만큼 명약관화하기 짝이 없습니다.

예전부터 직관이 잘 일어나는 환경 또는 조건으로서 흔히 枕上(베개 위) 馬上(말 위) 廁上(뒷간 위)이 꼽혔다고 하지만, 간화선에서의 화두참구는 그와 비교가 안되게 탁월한 것은 말할 필요조차 없을 것입니다. (2부에서 계속) <1부 끝> (이 글에 관한 홈페이지는 http://cafe.daum.net/shznet 입니다.)

<참고사항> 제가 써서 인터넷에 올렸던 불교수행에 관한 글(제목과 날짜만 표시함):
7. (간화선비판-2) 간화선의 두 얼굴-최고의 장점과 최하의 단점 (1부) (2006-6-2)
6. (간화선비판-1) 깨달은 사람이 간화선 개혁에 나서야 합니다 (2006-5-19)
5. 참된 수행법은 과거보다도 현재에서 찾아야 합니다 (2006-5-4)
4. 학자와 수행자의 차이와 공부방법 (2006-4-24)
3. 현대의 수행은 감정공부(感情工夫)가 핵심입니다 (2006-4-15)
2. 중세 중국 선지식들의 두 줄기 눈물 (2006-4-5)
1. 간화선 비판과 심화증 소개 (2006-3-30)
2006-06-03 21:4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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