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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명의 한국 대학생, 청년들이 펼치는 일잔치, 문화잔치인도에서 열린 제4차 JTS 국제워크캠크
49명의 한국 젊은이들에게 인도의 첫인상은 그대로 충격이었다.

'깔리갓트 사원', 캘커타에 위치한 힌두교 주요 성지 중의 하나로 깔리여신을 모신 곳이다.

아직까지도 산 제물을 바치는 희생제의가 심심치 않게 열리는 이 곳에서 때마침 JTS 국제워크캠프팀이 방문한 그 시간에 희생제의를 볼 수 있었다.

염소의 목을 단두대에 묶어 조여놓고 큰 망나니 칼로 툭 내려치니 목이 바짝 두동강이 나버린다.

머리는 몸이 잘린 지 모르고 눈만 껌뻑거리고, 목없는 몸은 경련을 일으키며 바둥바둥거린다.

잘린 부위에서 솟아나오는 피를 이마에 찍어바르며 신의 축복을 비는 힌두교도들. 캠프팀에게 처음으로 다가온 인도문화의 충격이었다.

깔리갓트 옆 마더 테레사의 '사랑의 선교회'가 운영하는 '죽음을 기다리는 집', 캘커타 하우라역 등 병자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서 죽어가는 사람들을 데려다 편안한 죽음을 맞도록 기다리게 하는 곳, 세계각지에서 모이는 자원봉사자들의 요람이기도 하다.

독일에서 왔다는 장기자원봉사자 '앤디'씨의 설명으로는 대부분의 환자가 결핵이고 캠프팀이 도착하기 전에도 그 날 죽은 환자들이 실려나갔다고 한다.

침상에 누워 죽음의 시간을 기다리는 사람들을 보는 참가자들, 숙연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

노래 '사랑으로'를 부르며 환자들의 쾌유를 기원하고 즉석에서 보시금을 모아 현지 담당 수녀님께 전달했다.

가까이 다가가서 본 삶과 죽음의 경계, 그 인생의 단순한 진리 앞에 모두가 경건해졌다.

자원봉사는 이미 한국에서부터 시작되었다.

한국 JTS에서 모은 일흔 아홉 박스의 구호품을 수자타 아카데미로 옮기기 위해 인천공항에서 캘커타 숙소로, 숙소에서 기차역으로, 역에서 다시 둥게스와리로...49명의 청년들이 79박스의 구호품을 둘러메고 비오듯 쏟아지는 땀과 그 땀을 다 씻겨내고도 남을 폭우 속을 헤쳐나갔다.

마지막 짐까지 트럭에 실어보내고 버스를 타고 둥게스와리 산골로 들어간 워크캠프팀, 캠프 직전부터 시작된 우기로 그나마 없던 길도 진창이 되어버리고 인도인 버스기사는 더 이상 가기를 거부한다.

자, 행군이다.

수자타 아카데미까지...'국제워크캠프'에서 '국토순례대행진'으로 바뀌어 버린 JTS 워크캠프. 잊지 못할 열대폭우 속의 행진. '친선축구경기', 작년 JTS 축구대회 4강팀인 '기술중학교 공사팀'과 '워크캠프 남자 참가자'들이 한 판 붙었다.

비 온 뒤 땅이 질어 공이 잘 튀지 않는 가운데 양쪽 팀 모두 맨발로 운동장을 뛰었다.

전반은 압도적인 한국팀의 우위, 후반들어 상황은 역전, 게임에서 지면 오늘 일당은 없다는 감독의 협박(?) 속에 분발하는 인도 노동자팀, 결국 4-3으로 워크캠프팀은 홈팀을 이기지 못했다.

전정각산 밑에서 벌어진 회심의 일전은 일단 인도의 승리로 돌아갔고, 곧 있을 2차 경기를 기대하게 된다.

(2차 경기가 캠프기간 중에 열렸다.

결과는 1-0으로 한국워크캠프 팀이 승리, 그러나 맨발로 축구를 하는 현지 전통을 따라하다가 수많은 발바닥 부상자들이 생겨 일정에 차질...) 새벽 4시 반 기상. 드디어 첫 출전. 마을로 들어가 작업을 하는 날이다.

지난 이틀간에 걸친 입제식과 강의, 실습교육 등을 통해 사전준비를 착실히 해왔다.

쏟아지던 비도 멈춰버리고 한국보다 더욱 심한 고온다습한 날씨가 캠프팀을 맞는다.

현지 마을리더들을 따라 연장과 주먹밥을 들고 떠나는 워크캠프팀들, 샤워장을 짓고 우물을 보수하고 담장을 쌓아올려야 한다.

땅을 파고 기초를 세우고 시멘트를 섞고 벽돌을 쌓아올리고 미장까지 해야하는 경험해보지 못한 일들. 이번 기간동안에 목표한 공사들을 다 마칠 수 있을까... 참가자들은 스스로에 놀란다.

서로서로 자기들이 잘 할 수 있을까 하던 의심들이 어느새 자신들이 해내는 성과들을 보고 서서히 자신감으로 바뀌어간다.

서로의 불편함은 조금씩 참아주고 법륜스님의 말씀처럼 '같은 환경 속에서 다른 마음을 내곤하는 자기자신의 씨앗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만들고 있다.

금새 삽질을 하던 손바닥에 물집이 잡히고 아파오는 등허리와 얼얼한(?) 더위에 혼쭐이 난다.

그러나 쉬는 시간이면 작업장에 몰려든 동네꼬마들과 놀다보니 어느새 시간가는 줄 모른다.

맨발에 발이 다 까져도 상처하나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는 아이들을 보며 눈물을 글썽이는 친구도 있다.

이 곳을 잠깐 스쳐가는 자신들이 어떻게 해야 그들에게 도움이 되는 것인지 열띤 토론이 벌어지기도 한다.

자신들이 가진 것이 없다고 생각하던 사람들이 수없이 많은 것들을 혜택받아 왔음을 자각하게 된다.

이제 변화는 서서히 시작된다.

하루의 마감은 '마음나누기' 시간이다.

각 조별로 각자가 그날 하루 느낀 것을, 다른 사람이 내가 말한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라는 조바심을 버리고 있는 그대로 편안하게 전달한다.

그러면서 모두 교감하고 공감하는 것이다.

날이 지날수록 깊어지는 조원들간의 정, 그리고 어느샌가 자신들을 끌어당기고 있는 인도의 매력을 알아차리고, 그리고 너무나 귀여운 둥게스와리의 천진난만한 아이들, 시켜도 제대로 자신을 표현할 줄 모르던 조원들이 이젠 그 쏟아내는 감정과 느낌의 편린들로 인해 주어진 시간도 부족하게 된다.

보고 느끼고 사랑하는 과정. 워크캠프는 참가자들에게 '관계'의 문제를 일깨워주고 있다.

슬슬 짜증이 날만도 하다.

좋게 보이기만 하던 것도 자신이 지쳐가면 짜증스럽게 보이기 시작한다.

매일같이 마을 가는 길에 돌산을 넘어가며 '왜 내가 여기서 이 고생을 하고 있는거지?' 라며 한 번쯤 반문해 본다.

'우리가 여기서 이런다고 정말 마을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나?'라고 한 번쯤 회의해 본다.

일상에서 벗어나 차분하게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는데 매일같이 돌아가는 빡빡한 일정에 금새 지쳐버리기도 한다.

그러나 시작한 일은 끝내야지. 그렇게 힘들던 작업도 하나둘씩 몸에 익어가고 조금씩 높아져가는 담장을 보면서 기간내에 공사를 마무리 지을 수 있을 것도 같다.

모두 맨발이다.

신발을 신고 다니는 아이가 없다.

모두 피부병이다.

시꺼먼 피부에 여기저기가 짓물러져 있다.

그러나 모두 웃는다.

어려움이나 빈곤함을 그 얼굴에서 읽을 수 없는 천진난만한 얼굴들이다.

사전교육때 본 비디오로는 죄다 배고프고 아파하고 죽어가는 사람들만 있는 줄 알았는데 직접 와서 본 이 곳은 상상했던 곳과는 조금 다른다.

이 곳도 사람이 사는 곳이구나...우리가 하는 일이 벽돌을 쌓아올리는 일이지만 그것은 벽돌이 쌓아지는게 아니고 희망이 쌓아지는 것이다.

떠나는 사람이 더 슬플까? 남는 사람이 더 슬플까? 내내 아쉬움을 버리지 못하고 작별의 시간이 길어진다.

캠프기간내내 1조 조원들과 같이 공사장을 지킨 방갈비가 유치원의 '비렌다르'와 '수니따', 눈물을 글썽이며 캠프팀의 손을 놓지 못한다.

"다음에 꼭 다시 올게", 지킬 수 있을지 모를 약속이지만 1조 조원들은 그 순간에 그렇게 밖에 아쉬운 마음을 달랠 수 없다.

가다가 돌아보고 가다가 또 돌아보고, 여전히 비렌다르와 수니따는 연신 손을 흔들어대고 캠프팀은 이별의 아픔을 되새긴다.

캠프 마지막날, 내일이면 둥게스와리를 떠난다.

떠나는 아쉬움을 떠나보내려고나 하는 듯 힘차게 웃고 떠든다.

지긋지긋했던 무더위 그리고 그 속에서 헉헉대는 자신들의 나약한 육체들을 보며 지내야 했던 지난 10여일, 사전교육 때 들었던 그 최극빈의 가난의 흔적들을 보았고, 그에 맞지 않게 너무나 천진난만한 아이들도 보았다.

수많은 고민을 한국에서 가져왔지만 그 해답을 찾지는 못하고 하얀 백지같이 되어버린 마음의 여백을 가지고 돌아가게 되었다.

20대의 방황으로 찾아온 중간기착지 둥게스와리. 이제는 한국으로 돌아가서 새롭게 다시 정진해야 한다.

어떤 이는 인도 여행을 더 하기 위해 다른 길로 떠나고, 어떤 이는 바쁜 한국에서의 일상을 감당하기 위해 바로 고향으로 떠난다.

인도로 오는 중간경유지 싱가폴에서야 서울, 부산의 젊은이들이 처음 한 자리에 모였었고 2주간의 짧은 기간동안 서로에 대한 좋은 모습, 나쁜 모습 다 보며 몇 년을 사귄 친구들처럼 정이 들었다.

한국에 들어가서도 후속 모임을 하자고 약속하며 이제는 각자의 길을 떠난다.

매년 7월, 한국에서도 태양이 작렬하며 무더위를 실감할때면 4차 워크캠프에 참가했던 49인의 전사들도 둥게스와리를 기억할 것이다.

자기 자신과 싸웠고 열악한 환경과 싸워 나갔던 그들은 진정한 전사들이었다.

[금년 JTS 국제워크캠프는 7월 2일부터 17일까지 15박 16일 동안 인도 JTS 둥게스와리 지역에서 열렸다.

16일, 금번에 유네스코에 의해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보드가야의 마하보디 대탑을 참배하는 것으로 캠프의 끝을 장식한 참가자들은 각자 일정에 따라 인도의 다른 지역을 둘러보거나 한국으로 돌아가고 있다.

JTS는 99년부터 매년 7월 한국 청년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현지 마을개발 사업을 지원하는 국제워크캠프를 진행해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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