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여시아사
여성개발원 그 '전국'이란 허상
"불교여성개발원 사업을 그만두겠다.

"조계종 포교원에서 설립을 추진중인 (가칭)불교여성개발원이 그 설립의 방식을 놓고 주비위원들과 포교원내 스님들간의 의견 갈등이 일고 있는 가운데 지난 15일 열린 <불교여성개발원>회의에서 포교원 포교부장 현진스님의 발언이 오늘(21일) 배달된 교계신문에 실렸다.

참으로 허탈하면서 무책임한 발언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이인자 주비위원(경기대 교수)이 밝힌 것처럼 "의견이 좀 다르다고 해서 책임감을 갖고 일을 추진해야 할 포교부장 스님이 회의에서 '불교여성개발원 사업을 그만두겠다'는 식으로 발언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법보신문)이다.

더구나 거듭되는 토론에도 결국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자 현진스님이 회의도중 자리를 박차고 나갔고, 잠시 후 다시 들어와 "이런 상황에서 여성불교 더 이상 못하겠다"는 발언을 했다(현대불교)는 사실에 이르면 포교부장으로서의 책무를 내팽개친 안하무인에 가깝다는 느낌까지 든다.

주지하다시피 (가칭)여성불교개발원은 지난 6월에 여성불교의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내려는 뜻을 세워 2백여명이 위크숍에 참여하면서, 그 요구와 열기를 확인하였다.

그럼에도 이를 동력화시킬 이념 창출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지난 9월과 10월에 <토요여성강좌>를 개최한 것도 여성불교의 논의를 작지만 내실을 다지며 내용을 심화시키기 위한 첫 걸음이었다.

이러한 여성불교 논의에 대한 흐름은 교계에서 저만치 떨어져 홀로 원력을 세웠던 전문 여성불자들을 불교 안으로 함께 모여 발걸음을 옮겨놓을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고, 전근대의 그늘진 골몰에서 서성이던 여성불자들의 신행 과제를 양지로 끌어올려 희망적 흐름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것은 정부와 NGO 등이 주요 아젠다로 여성문제를 설정한 흐름과 그 맥을 같이 한다.

그만큼 (가칭)불교여성개발원은 불교계가 우선 선택으로 단단히 움켜쥐어 나가야 할 의제이기도 하다.

때문에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여성불교'에 대한 불교적 의제 선정과 그 이념적 모색이 세밀하게 밀도 있게 이루어져야 한다.

그럴 때에만 (가칭)여성불교개발원은 자기 이념적 색채를 갖고 불교 밖에서 새로운 흐름을 보여줄 정당성과 자긍심을 가질 수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포교원의 전체 실무책임을 담당하는 일부 스님들은 "불교여성개발원이 종단을 대표하는 여성기구가 되기 위해서는 전국적 규모의 인원동원을 통한 조직구성이 먼저 선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참으로 한심한 일이다.

세상은 점차 분화되고 전문화되면서 내실을 다지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데, 먼저 전국 규모의 조직 구성을 해야한다고 하고, 회의가 뜻대로 안되자 "여성불교 더 이상 못하겠다"고 말하고 휙 나가다니. 이것이 교계 책임자로서 행위인가 의심스럽다.

더구나 자발성을 바탕으로 자기 이념과 지향을 스스로 탄탄하게 만들어 내지 못한 조직이란 것이 얼마나 허상과 허위의식으로 물들게 하는가는 익히 불교계 안에서 숱하게 경험을 해 온 바이다.

그럼에도 아직도 일부 스님들은 전근대의 골목에 갇혀 '전국조직'이란 미로 속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다.

(가칭)불교여성개발원은 불교계에 뜻을 모은 눈밝은 여성들이 모여서 원력을 세워 그 싹을 드러낸 단체이다.

그 싹이 맑고 곧게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햇살도 받아야 하고, 맑은 공기와 바람도 필요하다.

지금은 햇살과 공기와 바람을 이야기 할 때이다.

어린 싹을 여러 곳에 뿌리지 말라. 뿐이랴. 어느 한 사람이 그 싹을 뽑는 자격은 갖지 못한다.

그것은 원을 세운 여성불자들의 열정, 그 만큼 뿌리내기기도 하고, 그 만큼 뽑혀지기도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여성불교 더 이상 못하겠다"라니? 허위의식에 빠지면 이렇게 무모해진다.

조심하자.
반론ㆍ정정ㆍ추후 보도를 청구하실 분은 이메일(budgate@daum.net)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불교포커스'에서 생산한 저작물은 누구나 복사할 수 있으며, '정보공유라이센스 2.0: 영리금지 개작금지'에 따릅니다. 정보공유라이센스

+벼랑의 다른기사 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