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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저/템플스테이 가이드
“지금 함께 읽은 반야심경의 ‘아제 아제 바라아제’는 영화 제목으로도 익숙하지요? ‘어서 가자 해탈의 언덕으로, 어서 바삐 건너가자’라는 뜻입니다….” “스님, 참선과 명상은 어떻게 다른지요?” “참선은 근원적이고 심성적인 문제에 돌아가 깨달음을 구하는 수행방법입니다.

명상은 마음의 고요함과 안정을 위해 하는 것이고요. 참선보다 조금 더 편안한 자세를 취해도 괜찮습니다.

” 자연 속에서 사찰의 문화를 체험한다는 템플스테이 프로그램. 수은주가 영하 10도까지 내려간 지난해 12월31일, 흥국사(경기 고양시)에는 정원(20명)을 초과한 52명의 사람들이 ‘템플스테이’라는 이름으로 속세 인연을 하나 더 맺었다.

두 초등학생 자녀를 데리고 온 4인 가족, 젊은 연인, 또는 홀로 찾아온 20대 여성. 각기 이곳까지 흘러들어온 이유는 달라도, 한 해의 시작과 마지막을 조용히 마음을 들여다보며 성찰해보고 싶은 마음은 다르지 않았으리라. 이날 참가자 중 불교 신자는 2명에 불과했고, 불교에 막연한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기독교와 천주교 등 다른 종교를 가진 이들도 10명 넘게 있었다.

다른 종교를 가졌다고 인사한 기자에게 주지 대오(大悟) 스님은 “불교가 기복적이라거나 자기중심적이란 편견을 버리고, 마음을 열고 경험해 보라”고 당부했다.

사찰 생활의 기본이 되는 합장과 반배, 절을 하는 법을 배우는 오리엔테이션 시간은 미리 따로 주어졌다.

남녀노소 아래위로 똑같은 황토빛의 수련복을 입었다.

걱정했던 머리는? 깎지 않았다.

입재식을 거치고 주지 스님의 특강이 이어졌다.

무섭게 생긴 것으로 유명한 ‘달마 대사’가 왜 못생겼는지, 마음을 다스리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쉽고 재미있게 풀어 설명하는 강의를 듣고 있노라니 초등학생들도 귀를 쫑긋 세운다.

“조고각하(照顧脚下)라는 말을 아시나요? 다리 아래를 비추어 되돌아보라는 말입니다.

여러분 모두 2004년 한 해 동안의 말과 행동을 되돌아보는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 다음 순서는 연등 만들기. 종이컵에 붉은 꽃잎을 붙여 만드는 약식 연등이지만 초를 넣고 불을 켜니 더 이상 예쁠 수 없다.

초를 들고 한 줄로 서서 탑돌이를 하니 한 해 내가 했던 말과 행동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

부끄러움에 고개를 들어 하늘을 올려다보니 김장배추에 소금을 흩뿌려놓은 듯, 수많은 별들이 총총히 박혀 있다.

나의 잘못된 말과 행동이 저 별처럼 많았겠거니…. 마음을 되돌아보기 시작했더니 자연스레 이어지는 참선과 명상. 결가부좌가 되지 않는 사람들이 대부분인지 이미 아는 스님은 반가부좌를 틀고 허리를 꼿꼿이 펴라고 지도했다.

“눈을 감으면 잡념이 들어오게 됩니다.

눈은 아래로 지긋이 뜨되 한곳을 정해 응시하세요. 그리고 머릿속의 모든 상념을 지웁니다.

비우세요, 깨끗하게 비워내세요.” 주지스님이 이끌어준 명상시간까지 마친 뒤 각자 방으로 돌아가 일찍 잠에 들었다.

기상은 새벽 4시. 30분 뒤부터 새벽 예불이 시작됐다.

한 해의 소망을 담아 절의 종도 쳤다.

해가 뜨기 전 서둘러 북한산으로 향했다.

한 시간 넘게 어두컴컴한 북한산을 타고 대남문에 올라 일출을 기다리는 시간. 동이 다 트도록 해는 솟아오르지 않고 애를 태우더니 어느 순간 ‘와∼’하는 함성과 함께 톡 터져나온 다홍빛의 이글대는 태양. “야호∼”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다들 어린아이가 되어 있었다.

‘네 안에 부처가 있다’ 했다는데 그 부처가 아기보살이었나 보다.

주지스님은 “해는 항상 떠 있는데, 인간의 기준으로 해가 뜨고 지는 거 아니냐”고 했지만 해를 보는 것과 못 보는 것은 미물인 인간에게는 천양지차였다.

추운 날씨에 힘겹게 산을 타고 내려오는 길, 사람들의 표정은 한 해의 때를 다 벗은 듯했다.

“살아있는 존재라면 이미 태어났거나, 앞으로 태어나려 하거나 모두 행복하기를 원하옵니다.

남을 괴롭히거나 고통을 주는 일이 결코 없기를 원하옵니다.

그릇된 견해에 말려들지 않고 바른 견해 갖기를 원하옵니다.

스스로를 잘 절제할 줄 아는 사람이기를 원하옵니다.

불필요한 말은 하지 않고 참으로 향기로운 말을 하겠습니다.

내가 잘되는 이치는 항상 주는 마음이기에 흔쾌히 베풀겠습니다.

집착하는 마음 버리고 애착의 고통에서 벗어나겠습니다.

제가 이제 남김없이 참회합니다…” (백팔예참문 중에서) 고양=신아인 기자 freewill@segye.com 템플스테이 가이드 템플스테이는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지만 스님들이 수행하는 공간에서 이뤄지므로 최소한의 예의가 필요하다.

◆몸가짐=스님들의 수행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정숙을 유지한다.

급하다고 뛰어다니거나, 신발을 끌고 다녀서는 안 된다.

술·담배는 금한다.

공양할 때는 절대로 음식을 남겨서는 안 되며, 먹을 만큼만 적당히 덜어서 먹는다.

◇흥국사 새해맞이 템플스테이에 참가한 가족이 연등을 만들고 있다.

◆합장=불교의 독특한 예법이다.

두 손을 통해 몸과 마음을 모은다는 뜻으로, 일심으로 예의를 표하는 의미. 양 손바닥을 붙인 후 손목 부분이 명치에 위치하게 한다.

◆반배=가장 일반적인 불교 예법. 합장 상태 그대로 허리를 굽힌다.

◆절=상대방에 대한 존경을 의미하며, 스스로 낮추는 수행 방법이다.

큰절은 이마, 양 팔꿈치, 양 무릎 등 몸의 다섯 군데를 땅에 닿게 한다.

◆법당에 들어갈 때=법당은 부처님을 모신 곳. 들어갈 때는 옆문으로 들어가되 부처님을 등지지 않고 들어간다.

법당에 들어가거나 나갈 때 바로 부처님을 향해 반배를 한다.

주5일제 등 영향…사찰 찾는 사람 크게 늘어 2002년 월드컵과 주5일 근무제 확산으로 템플스테이를 찾는 사람들이 크게 늘었다.

조계종 템플스테이사무국에 따르면 2004년 한 해 동안 템플스테이를 찾았던 사람은 1500여명이나 된다.

템플스테이는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첫째는 새벽예불, 참선, 명상, 108배, 울력 등 일반적인 사찰 생활을 경험하는 프로그램. 또한 특화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사찰도 있다.

부석사(충남 서산)는 천수만으로 나가 망원경으로 철새를 관찰하는 탐조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골굴사(경북 경주)와 갑사(충남 공주)는 전통 사찰 무술 체험 기회를 제공한다.

비용은 무료에서 5만5000원까지 다양하다.

인원을 20여명으로 제한하는 사찰과 200∼300여명씩 수용할 수 있는 사찰이 있으므로 참석인원을 미리 확인하는 것이 좋다.

시간이 없다면 서울과 수도권의 사찰을 찾는 것도 한 방법. 서울 시내 조계사와 묘각사 봉원사, 경기도 흥국사(고양) 신륵사(여주) 등도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외국인을 위해 영어 진행을 해주는 사찰도 있다.

문의는 조계종 템플스테이 사업단(templestaykorea.net)으로 하면 된다.

(02)732-9925∼7 신아인 기자 freewil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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