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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이슈] 동·서양 종교 '자연 앞에서 한없이 겸손해야' 한목소리기독교 '종말론으로 보지 않는 게 추세'
불교 '영원한 것은 없어'
"민족이 민족을, 나라가 나라를 대적하여 일어나겠고 처처에 지진이 있으며 기근이 있으리니 이는 재난의 시작이니라. 하나님의 창조하신 창조부터 지금까지 이런 환난이 없었고 후에도 없으리라. 그 환난 후 해가 어두워지며 달이 빛을 내지 아니하며, 별들이 하늘에서 떨어지며…."(마가복음 8~13장)기독교 성경 속의 묵시록 예언은 생각 이상으로 많다.

구약의 경우 이사야서 24장을 비롯해 다니엘서.스가랴서.에스겔서가 꼽히고, 신약은 요한계시록과 마가복음이 묵시록적 징후를 대표적으로 언급하고 있다.

특히 위의 마가복음 구절은 예수가 제자들 앞에서 한 발언으로, 지진.기근.환난을 포함해 '빛을 잃은 달' '땅에 떨어진 별' 등 천재지변을 구체적으로 언급하고 있다.

주목할 점은 이 발언이 특정사건에 대한 언급이나 예언과는 구분된다는 점이다.

일부 신자가 균형을 잃고 엉뚱한 비약에 빠질 경우 보편성을 잃어버린 메시지로 잘못 이해할 수 있다고 신학자들은 지적한다.

한신대 채수일(신학대) 교수는 "피할 수 없는 천재지변을 특정 종교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이나 종말론으로 해석하기보다 인류문명에 대한 성찰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 현대신학의 추세"라고 말했다.

천주교의 조규만 신부도 "지진해일 등 엄청난 자연재앙은 땅 위의 인간문명에 오만하지 말라는 뜻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조 신부는 "지진해일 직후 교황 바오로 2세를 포함한 로마가톨릭이 비극의 희생자에 대한 국제적 연대와 원조를 각별히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말했다.

개신교.천주교 구분 없이 기독교 신학자들은 특히 누가복음 13장의 예수 말씀을 각별히 음미해볼 것을 권하고 있다.

당시 예수는 빌라도 총독이 희생제물을 올리던 갈릴레아 사람들을 성소(聖所) 현장에서 집단학살한 사건, 그리고 예루살렘의 실로암 탑이 붕괴돼 18명이 깔려 죽은 두 재앙을 도대체 어떻게 해석해야 옳겠는가 하는 주변 사람들의 잇따른 질문 앞에 이렇게 대답했다.

"그 갈릴레아 사람들이 다른 모든 갈릴레아 사람보다 더 죄가 많아서 그런 변을 당한 줄 아느냐? 아니다.

잘 들어라. 너희도 회개하지 않으면 모두 그렇게 망할 것이다.

또 실로암 탑이 무너질 때 깔려 죽은 열여덟 사람은 예루살렘의 모든 사람보다 더 죄가 많은 사람들인 줄 아느냐? 잘 들어라. 너희도 회개하지 않으면 모두 그렇게 망할 것이다.

"이 대목에서 종교학자 오강남(캐나다 리자이나대) 교수는 도(道)의 불편부당함을 강조한 노자 '도덕경'의 유명한 구절 '천지불인(天地不仁) 성인불인(聖人不仁)'을 소개했다.

'하늘과 땅은 편애(仁)하지 않습니다.

성인도 편애하는 법이 없습니다.

모든 사물과 사람을 마치 짚 인형 개(芻狗.개의 모양으로 만든 고대 중국의 제사용 동물)처럼 취급합니다'즉 재앙을 포함한 자연법칙은 개개인의 희망 차원을 넘어서는 신비와 두려움의 영역이므로 '자연 앞에서는 한없이 겸손해야 한다'고 동서양의 종교들은 가르치고 있다.

조우석 문화전문기자 2005.01.15 07:12 입력 / 2005.01.15 08:1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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