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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율스님의 뜻을 살립시다!불교포럼 전국교사불자연합회 호소문 발표
불교포럼과 전국교사불자연합회는 26일 "우리는 지율스님과 함께 이 땅과 인간을 위해 초록의 공명을 더 풍부하고 더 폭넓게 발전시켜야 합니다"라며 호소문을 발표했다.

불교포럼과 교사불자연합회는 호소문에서 "이제 우리도 스님과 함께 정진하고자 합니다.

우리 정진은 각기 놓여있는 삶의 현장 어디에서든 자연과 인간이 함께 살 길을 여는 일이 되어야 합니다"라고 호소했다.

두 단체는 또 호소문에서 "지금까지 환경운동을 깊이 반성하고 철학적 전환을 꾀해야 함을 통감한다"고 밝혔다.

다음은 호소문 전문
호소문 /지율스님의 뜻을 살립시다!
자연이 죽으면 인간도 죽는다는 생태계의 연기법을 모르는 사람은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무관심한 사이, 개발과 이익을 앞세워 생태계는 계속 망가지고 있습니다.

천성산, 북한산, 새만금, 또 시화호… 끝이 보이지 않습니다.

지율스님은 개발과 환경 문제에 대해 근본적인 문제제기를 하면서 네 차례에 걸쳐 무려 200일이 넘는 단식을 하고 계십니다.

지율스님이 2002년 1월 천성산살리기 국토순례에 나섰던 것은 도롱뇽을 비롯한 천성산 생명들과의 약속 때문이었습니다.

산꼭대기까지 굴삭기가 올라오고 철쭉제 등으로 화엄벌이 파괴되는 현장에서, 산이 울며 살려 달라고 하는 애원의 소리를 들고 천성산을 꼭 지키겠다고 약속한 지율스님의 첫마음은 지금, 우리들에게 <초록의 공명>이 일어나게 했습니다.

초록의 공명은 우리들 삶의 모습을 되돌아보고, 숲의 소중함과 생명의 존엄에 눈뜨게 합니다.

“조금만 덜 가지려고 노력하고 조금만 더 느리게, 조금만 더 <우리>를 생각한다면 물, 공기, 흙, 햇살 같은 것만으로도 충분히 평화롭고 가난하지 않은 삶이 된다”는 지율스님의 말씀은 숲과 생명과 인간을 살리는 간결하고도 핵심적인 방향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율스님의 단식을 통해 사회적으로 이슈가 된 것은 <천성산관통터널공사>에 대한 공정하고 투명한 ‘환경영향평가’였습니다.

그 과정에서 출발점의 문제의식은 뒷전이 되고 환경문제와 관련된 이해당사자들의 갈등과 문제해결방식 자체가 더 중요한 것처럼 비춰졌습니다.

투여된 예산이 얼마며, 국책사업을 막자는 것이냐, 경제현실을 모르는 순진한 생태주의자냐는 반대 입장에 부딪히고, 또한 단식에 대한 깊은 우려와 비판도 따랐습니다.

이처럼, 환경문제가 나오면 관련한 비용과 사회적 갈등의 문제가 당면한 과제로 떠오릅니다.

핵폐기장건설 문제로 빚어진 부안사태가 보여주었듯이, 환경문제는 그 자체보다 더 깊은 대립과 갈등의 상처를 우리 사회에 안겨주고 있습니다.

그만큼 지금 우리가 처한 환경, 생태 문제가 심각함을 말합니다.

우리는 생태계가 어느 지점에 와 있고 어디로 가야 하는지,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앞으로 어떻게 풀 것인지에 대한 진지한 모색을 해야 하는 역사적 시점에 서 있습니다.

개발과 성장이 능사가 아닙니다.

어떤 지역의 환경문제를 그 지역과 이해 당사자에 해당하는 정책으로만 보아서도 안 됩니다.

지율스님이 극한 단식을 하면서까지 찾고자 했던 이 땅의 희망을 일차적으로 ‘공정하고 투명한 환경영향평가’에 걸었는데, 정부는 오직 정책적 판단만으로 그것을 거부했습니다.

시화호, 새만금 등등 그 동안 환경운동단체들과 대립했던 여러 문제에 대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임시방편적으로 대응하고, 철학적인 방향이나 중장기적인 대안을 제대로 모색하지 않았습니다.

더구나 어려운 경제사정으로 눈앞의 이해타산에 치중하고, 집단 이기주의가 힘을 발휘하여 환경문제를 계속 희생시켜 왔습니다.

경제 생산성과 시장 경쟁력 중심으로 사고하는 자본 논리를 앞세워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후퇴를 거듭하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에 갖가지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우리는 지율스님이 보내는 중요한 메시지에 함께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생태계 위기의 경종을 울리고 있는 천성산의 통곡을 결코 무시해서는 안 됩니다.

바로 여기서 우리는 사회갈등의 근본 문제를 깊이 성찰하고 <생명 존엄>을 회복해야 합니다.

진정으로 이 땅을 살릴 수 있는 근본적인 문제를 고민해야 합니다.

환경을 지키면서 “평화롭고 가난하지 않은 삶”을 지향하는 생태철학을 요구하는 지율스님의 뜻을 우리도 함께 지향해야 합니다.

지율스님이 천성산의 생명을 대신하여 목숨을 걸고 전하고 있는 초록의 공명! 우리는 지율스님과 함께 이 땅과 인간을 위해 초록의 공명을 더 풍부하고 더 폭넓게 발전시켜야 합니다.

그래서 지율스님께서 살아서 하실 일이 더 많이 남아있습니다.

4년 가까이 살점을 떼어주면서까지 둔감한 중생을 일깨운 지율스님의 뜻에 뒤늦게나마 동참합니다.

그 동안 우리 불자들은 ‘지율스님의 외로운 단식’을 안타깝게 지켜보면서, 동체대비를 실천하는 간절한 정진에 저절로 감동했습니다.

이제 우리도 스님과 함께 정진하고자 합니다.

우리 정진은 각기 놓여있는 삶의 현장 어디에서든 자연과 인간이 함께 살 길을 여는 일이 되어야 합니다.

정부와 시민, 불교계에 우리 뜻을 호소합니다! -우리는 지율스님의 뜻을 지지하며, 그 뜻은 반드시 살려야 합니다.

-우리는 정부에 환경정책의 근본적 전환을 촉구하며, 환경정책의 총체적 정비를 위해 환경단체 또는 전문가를 포함한 ‘위원회’를 구성하고, 그 실행을 국민에게 약속해야 합니다.

-우리 앞의 삶에서 생태환경적 가치를 존중하는 초록공명의 길을 찾아 실천하겠습니다.

-우리는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아름다운 세상을 지향하겠습니다.

-아울러 우리는 지금까지 환경운동을 깊이 반성하고 철학적 전환을 꾀해야 함을 통감합니다.

2004.1.25. 불교포럼, 전국교사불자연합회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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