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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성산구간 고속철공사 어떻게 전개될까/공사는 계속...환경 재평가 유력
경부고속철도 공사 구간에 있는 천성산의 습지 보호를 위해 환경영향평가를 재실시하라는 환경단체 등의 압력이 높아지면서 정부가 1일 불가 입장에서 한 발 물러나 이를 검토키로 했다.

청와대측은 그러나 일단 공사는 계속한다는 전제 아래 환경단체측과 공동으로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하고,천성산의 환경생태계 보호를 위한 예방 및 사후 조치를 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져 불씨는 남아 있다.

이로써 경남 양산 천성산 관통터널 공사에 반대하는 환경단체와 일부 종교계가 제기한 ‘도롱뇽 살리기’와 ‘엉터리 환경영향평가에 대한 심판’이라는 환경의제는 법원의 판결과 별개로 일대 고비를 맞게 됐다.

청와대측으로서는 조계종 승려 지율의 단식투쟁이 장기화되면서 건강 상태가 급속도로 악화되고 있다는 점이 여론상 큰 부담이지만,그렇다고 ‘발파공사 중지 및 환경영향평가 재실시’라는 요구조건을 그대로 받아주는 것도 엄청난 부담이다.

그의 단식은 1일로 100일에서 하루 모자라는 99일을 맞았다.

여야 의원 34명도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천성산 갈등을 해결하는 길은 터널공사 중단과 환경영향평가 재실시뿐”이라고 밝혀 청와대를 압박했다.

환경단체의 요구는 고속철도 공사를 계속하되 발파 작업만 중지한 채 3개월 동안 터널 공사가 천성산 생태계에 미치는 환경영향을 재조사하자는 것이다.

공사가 지금과 같은 상태로 강행되면 생태계보전지역과 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된 무제치늪 화엄늪 등 고산 습지 22곳과 천연기념물 등 희귀 동식물의 서식처가 파괴될 것이라는 게 이들의 우려다.

정부측은 이에 맞서 공사구간은 환경영향평가 등 적법 절차를 거친 것이고,습지보호구역 지정 이후에도 전문가 조사를 통해 관통 터널이 고산 습지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결론났다는 입장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공사중지 조치가 다시 내려질 가능성에 대해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원칙을 무너뜨릴 경우 천성산 구간 공사는 물론 다른 국책사업 추진에도 상당한 악영향을 줄 것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애당초 ‘천성산 터널 백지화 및 전면 재검토’를 내세웠던 노 대통령의 대선 공약도 문제지만,그보다 대구∼부산간 노선을 정하기 전후로 오락가락했던 정부의 일관성 없는 일련의 대응들이 갈등을 키웠다.

정부는 2002년 6월 이 구간에 대한 공사계획 확정 이후 몇 차례 무마책을 내놓았지만 약속을 번번이 어겼다.

특히 지난해 8월 터널 공사 중지 가처분 신청인 ‘도롱뇽 소송’ 2심 재판을 앞두고 환경단체를 포함한 전문가 합동 재검토를 약속한 환경부가 두달 후 독자적 검토 의견을 재판부에 제출한 것이 결정적 화근이었다.

1994년 마무리된 환경영향평가가 부실했다는 점도 논란의 불씨가 되고 있다.

환경단체들은 “고산습지 및 천연기념물에 대한 기록이 전혀 없는 부실 평가”라고 규정하고 있다.

환경부가 98년 천성산 무제치늪을 생태계보전지역으로,2002년 화엄늪을 습지보호구역으로 각각 지정한 것 자체도 당시 환경영향평가가 잘못됐다는 점을 스스로 시인한 셈이다.

현재 쟁점은 13㎞ 길이의 터널이 천성산을 뚫고 지나갈 때 지하 수맥을 건드려 늪의 물이 빠질 수 있다는 점과 터널 공사와 운행에 의한 진동,소음이 생태계를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파괴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건교부와 한국고속철도건설공단은 “늪과 터널통과 지점은 수직으로 300여m,수평으로 900여m 떨어져 있어 늪의 물이 빠져나갈 가능성은 희박하다”며 “늪 주변 지하수위 관측 시스템을 구축해 터널 굴착 영향을 파악,공사 중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2003년 국무총리실 주관으로 실시된 노선 재검토에 참여했던 김좌관(부산가톨릭대 환경과학부) 교수 등 전문가들은 천성산∼금정산 관통터널 노선 대신 현재 경부고속도로와 더 가까운 쪽으로 대안 노선을 제시했다.

이는 양산시 삼막공단을 우회하는 경주∼울산∼천성산을 거쳐 부산시로 이어지는 노선으로,공사비도 3700억원 절감하고 공사 기간도 1년 단축할 수 있다는 것. 이들은 또한 2003년 실시된 노선 재검토가 졸속으로 이뤄졌다고 지적했다.

선정수기자 js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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