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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한 기억
제가 아주 어렸을 적에는 겨울철마다 이라는 놈과 너나없이 한판 전쟁을 치러야 했습니다.

이웃에 사시던 어떤 할아버지는 내의를 벗어 훌훌 털면서 “아이고, 이놈의 이가 곡식이라면 내다 팔기라도 할 텐데…” 하면서 탄식을 하기도 했는데, 그 할아버지네만 이가 많았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어느 집이건,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두툼한 내의 솔기마다 이가 버글거렸습니다.

손톱으로 톡톡 이를 눌러 죽일 때의, 그 잔인하면서도 어떤 쾌감을 동반하는 소리 기억하십니까? 그래도 성이 안 차면 이를 소탕하기 위해 ‘DDT’라는 허연 밀가루 같은 살충제를 온몸에 뿌려대기도 했지요. 문득 어느 스님의 일화 한 토막이 생각나는군요. 그 스님은 양지바른 뜰 앞에 나와 햇살을 즐기다가 가슴에서 무엇인가를 잡아냈습니다.

이였습니다.

그는 그것을 자신의 손바닥 위에 올려놓고 마치 사람에게 하듯이 말했습니다.

“자, 자, 너희들도 해바라기를 해라.” 그리고 이어서 이렇게 중얼거렸다고 합니다.

“나는 부모가 있는 것도 아니고 자식이 있는 것도 아니니 피를 나눈 것은 너희들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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