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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읽어주는 전래동화-쇠 먹는 불가사리
옛날에 어떤 임금이 중하고 원수가 져 가지고 나라 안에 중이란 중은 다 잡아 가둘 때 이야기야. 그 때 백성들은 중만 보면 잡아다가 나라에 바쳤어. 나라에서 중을 잡아오면 돈을 많이 줬거든. 그럴 때 어떤 집에 마음씨 착한 부부가 살았는데, 하루는 밤에 중이 한 사람 찾아왔어. 찾아와서, 곧 잡히게 생겼으니 좀 숨겨 달라고 그런단 말이야. 불쌍해서 숨겨 줬지. 어디에 숨겨 줬는고 하니 다락에 숨겨 줬어. 그래 놓고 때만 되면 밥을 한 그릇씩 갖다 줬지. 그랬더니 이 중이 밥을 얻어 먹으면서 밥풀 흘린 것을 한 알 두 알 주워 가지고, 이걸 똘똘 뭉쳤어. 그래 가지고 그걸로 짐승 모양을 만들었네. 몸통에다 다리 네 개 붙이고 머리도 붙이고 꼬리도 붙였지. 곰 같기도 하고 돼지 같기도 한데, 다 만들어서 턱 세워 놓으니까 이게 살아서 뽈뽈 기어다니는 거야. 그냥 막 기어다녀. 기어다니면서 이것이 뭘 먹는고 하니 쇠를 먹어. 바늘도 먹고 꼬챙이도 먹고 젓가락도 먹고 숟가락도 먹고, 쇠붙이란 쇠붙이는 보는 족족 사그락사그락 먹어치우는 거야. 그러면서 이게 몸뚱이가 점점 커지더래. 쇠를 먹으면 먹은 만큼 몸뚱이가 커져서, 처음에 밥풀 서너 알 만하던 것이 금세 생쥐만해지더니 곧 강아지만해졌어. 강아지만해져 가지고, 이것이 이제 집안에서는 먹을 것이 없으니까 동네로 나서. 온 동네를 돌아다니면서 부엌칼도 먹고 놋그릇도 먹고 호미도 먹고 낫도 먹고, 쇠라고 생긴 것은 죄다 먹어치우네. 이렇게 쇠를 먹고 이것이 점점 더 몸집이 커졌어. 얼마나 커졌는고 하니 이제 송아지만해졌어. 송아지만한 것이 돌아다니면서 문고리도 먹고 솥단지도 먹고 도끼도 먹고 쇠스랑도 먹고, 이러니 근방에 쇠붙이라고는 남아나는 게 없지. 이제 동네 안에서는 먹을 것이 없으니까 이것이 나라로 나서. 온 나라를 헤집고 다니면서 쇠란 쇠는 눈에 띄는 대로 다 먹어치우는 거야. 몸집도 점점 커져서 황소만해졌다가 코끼리만해졌어. 이쯤 되니 아무도 당할 장사가 없지. 일이 이렇게 되니까 나라에서는 야단이 났어. 쇠 먹는 불가사리 잡는다고 군대를 보내 가지고 활도 쏘고 대포도 쏘고 난리가 났지. 그런데 그게 다 소용이 없어. 쇠를 먹고 자라서 그런지 몸이 무쇠처럼 단단해서, 활이고 대포고 맞으면 그냥 툭툭 부서지고 깨지는 거야. 아무리 해도 안 되니까, 나라에서는 누구든지 불가사리 없애는 사람은 영웅으로 삼고 바라는 것 다 들어주겠노라고 방을 붙였어. 이 때 다락에 숨어 있던 스님이 부부한테 가르쳐 주기를, “쇠 먹는 불가사리를 잡으려면 다른 방도는 없고 꼬리에 불을 붙이면 됩니다.

” 이러거든. 그 말을 듣고 부부가 곧장 불가사리 설치는 곳으로 갔지. 가서 홰에다 불을 붙여 가지고 꼬리를 겨냥해서 던졌어. 그러니까 꼬리에 불이 확 붙더니, 금세 온몸으로 옮겨 붙어서 그만 화르르 타버리더래. 다 타고 나니까, 그 동안 먹었던 쇠붙이가 다 도로 우르르 쏟아져나오더래. 바늘이고 꼬챙이고 도끼고 쇠스랑이고 다 본래 모습으로 돌아오더란 말이지. 이래서 불가사리를 없앤 부부는 영웅이 됐는데, 임금한테 청해서 더는 중을 잡아 가두지 말라고 그랬대. 그 때부터 스님들이 마음놓고 살게 됐단다.

서정오(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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