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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나나 공화국(?)'-'환경 중요하다면서 돈되는 일은 환영하는 모순'
“사람들은 뱀을 보면 누구나 놀란다.

배추벌레를 보면 누구나 섬뜩해한다.

장어는 뱀과 비슷하게 생겼다.

그런데도 어부들은 눈도 깜짝하지 않고 장어를 잡는다.

배추벌레는 누에를 닮았다.

그렇지만 여자들은 누에를 아무렇지도 않은 것처럼 집어든다.

이익만 된다면 누구나 용감한 사람으로 바뀌는 것이다.

” ‘한비자’에 나오는 옛말이다.

뱀과 배추벌레는 징그럽다.

장어와 누에벌레도 징그럽다.

하지만 어떤 것은 이익이 되고, 어떤 것은 이익이 되지 않는다.

이익이 된다면 징그러워도 상관없다.

그래서 손으로 만지고, 잡는다.

이익만 된다면 물과 불조차 가리지 않는 것이다.

'님비'라는 말이 생긴지 제법 오래 지났다.

이미 잘 알려진 용어다.

영어로 ‘Not In My Back Yard’의 앞 글자를 따서 ‘NIMBY’라고 했다.

반대개념으로 '핌피'도 있다.

‘Please In My Front Yard’의 앞 글자를 따서 ‘PIMFY'라고 했다.

그렇다면 뱀과 배추벌레는 ‘님비’다.

전혀 이익이 되지 않는 징그러운 생물이다.

뱀을 보신용으로 먹기도 하는데 무슨 소리냐고 따지면 물론 할 말이 없다.

뱀을 먹어본 사람이 많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고 이해해주기를 바랄 뿐이다.

이에 비해 장어와 누에는 ‘핌피’다.

돈이 되고 이익이 되기 때문이다.

장어는 강장식품을 넘어서 ‘정력식품’이다.

항생제를 먹여 양식한 해로운 장어가 나오기도 했지만 어쨌든 그렇게 알려져 있다.

누에도 돈이 된다.

비단을 뽑기 이전부터 돈이 된다.

누에를 말린 가루는 당뇨에 좋다고 인기다.

똑같이 징그럽지만 이익이 되기 때문에 ‘핌피’다.

그런데 ‘지역이기주의’가 심해지면서 ‘님비’를 뛰어넘는 용어가 생겼다.

‘바나나(BANANA)’라는 말이다.

‘Build Absolutely Nothing Anything where Near Anything’의 앞 글자를 따서 만든 용어다.

그 어떤 장소에도 아무것도 지을 수 없다는 뜻이라고 한다.

내 집 마당에는 안 된다는 ‘님비’ 정도는 저리 가라고 할 정도로 배타적인 말이다.

‘미래생활사전’에 나오는 ‘미래용어’라고 한다.

지금 이 ‘바나나’ 개념이 퍼지고 있다.

‘바나나 공화국(?)’이 되고 있는 것이다.

천성산이 대표적이다.

쓰레기처리장과 화장장도 그렇다.

제2의 천성산까지 나타나고 있다며 떠들고 있다.

터널 하나를 뚫으려면 홍역을 치러야 한다.

‘바나나’ 천지다.

환경 때문이라고 한다.

새만금도 환경 때문에 못 막고 있다.

우리는 환경을 이렇게 아끼고 있다.

환경을 해치는 것이 또 나타나고 있다.

그렇지만 이번에는 대환영이다.

환영 정도가 아니라 투기까지 벌어지고 있다.

다름 아닌 판교 신도시다.

결국 분양을 늦추기로 했다.

넓지 않은 면적에 수만 가구의 아파트를 지으려면 환경이 무사할 수는 없을 것이다.

길을 닦고 건물을 짓다보면 파괴될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야단들인 것이다.

행정수도인지, 행정중심복합도시인지 하는 것도 그렇다.

‘행정수도’를 건설하자고 했을 때는 야당이 결사적으로 반대했다.

하지만 ‘행정중심복합도시’라는 희한한 이름으로 다시 나오자 박자를 맞추고 있다.

정부가 부담하는 비용을 8조5,000억 원으로 합의했다고 한다.

아마도 합의를 해야 표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제는 표도 이익이 되는 세상이다.

환경을 정말로 아낀다면 주민들부터 똘똘 뭉쳐서 ‘바나나’를 외쳤어야 했다.

그렇지만 신도시나 행정도시만큼은 쌍수를 들고 환영이다.

그래서 ‘핌피’ 다.

돈이 되기 때문일 것이다.

돈만 된다면 환경 따위는 다음 문제다.

고려할 가치도 없어지는 것이다.

따지고 보면 천성산이나 새만금은 정치적인 이유로 시작된 사업이었다.

행정도시도 대통령이 스스로 ‘재미 좀 봤다’고 말했을 정도다.

정치적인 사업은 후유증을 겪을 수밖에 없다.

‘치적’이 될 수 있도록 임기 중에 기공식이라도 가지려고 서두르기 때문이다.

‘국책’사업이라면 수십 년이 걸리더라도 완벽하게 계획을 짜고, 그러고 나서 시작해야 한다.

그것이 원칙일 것이다.

/ 김영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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