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신행/복지
천년넘은 사찰에 얽힌 사연 찾아
만경평야가 펼쳐져 있는 전북 김제에는 '광활'이라는 지역이 있다.

말 그대로 광활하다고 해서 이름이 광활인데,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지평선이 여기 있다 . 바다처럼 펼쳐진 들판을 가로질러 가다보면 진짜 바다가 나오고 해변의 얕은 벼랑 위에는 망해사라는 절이 하나 있다.

절을 찾는 목적이 관광이나 문화유산답사에 있는 사람들에게 망해사는 참으로 별볼일 없는 절이다.

건물이라 봐야 서너 개에 불과하고, 변변한 문화재 하나 없다.

절에서 보는 바다 풍경이 제법 시원하기는 하지만 저 멀리 보이는 바다 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새만금 사업을 위해 제방을 쌓던 곳이고, 바다를 바라 보기에 딱 좋은 위치에 있는 절 아래 바위에는 어처구니없게도 군부대의 박격 포 진지가 자리잡고 있다.

그래서일까. 한국의 절을 소개하는 책들이 꽤 있지만 그 책들 속에서 망해사를 찾기란 쉽지 않다.

대부분의 책이 절의 풍광이 어떻고 석탑의 양식은 무엇인지 등과 같은 문제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는 탓이다.

뭔가 허전하다.

우리 조상들 이 풍광 때문에, 문화재 때문에 절에 가지는 않았을 텐데. 책은 바로 그런 아 쉬움에서 출발한다.

저자는 "우리 조상들의 시각으로 절을 바라봐야 한다"고 말한다.

창건자는 어 떤 사람이었고 그곳에서 도를 닦던 선승들은 어떤 가르침을 펼쳤는지, 절의 풍 수는 어떻고 어떤 절이 영험하고 기도처로 유명한지…. 조상들이 절을 다닌 데 에는 이런 요소들이 더 중요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렇게 처지를 바꾸고 보면 절을 바라보는 관점이 달라진다.

망해사만 해도 그 렇다.

터에 감돌고 있는 기운이 강한 탓에 옛부터 고승들이 많이 머물렀고 절 마당이나 다름없는 바다는 인간의 긴장된 마음을 풀어준다.

역사도 1000년이 넘는다.

창건자는 또 어떤가. 망해사를 창건한 부설 거사는 자신을 포함해 부 인과 아들, 딸이 모두 성불한 세계 불교사에 유례가 없는 인물인데, 그 성불 뒤에는 살인자라는 배수진을 치고 치열하게 수도했던 남매의 기막힌 사연이 있 다.

무병 치료가 탁월하다는 미륵산 사자사, 먹구렁이와 아내의 선행 전설이 얽힌 승가산 흥복사, 갑오농민전쟁의 진원이 됐던 선운사 도솔암…. 저자는 영험 있 기로 유명한 22개 사찰 이야기들을 천문(天文), 지리(地理), 인사(人事) 세 가 지 관점에서 맛깔나게 풀어놓고 있다.

<노현 기자>
반론ㆍ정정ㆍ추후 보도를 청구하실 분은 이메일(budgate@daum.net)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불교포커스'에서 생산한 저작물은 누구나 복사할 수 있으며, '정보공유라이센스 2.0: 영리금지 개작금지'에 따릅니다. 정보공유라이센스

불교정보센터의 다른기사 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