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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왕설래】一衣一鉢
“자신과 진리를 등불로 삼아라.”(自燈明 法燈明) 석가가 죽음을 앞둘 무렵, 제자들이 ‘스승님이 돌아가시면 저희는 누구를 믿고 무엇을 의지하면 좋습니까?”라고 묻자 마지막 가르침으로 준 게 ‘대열반경’에 나오는 이 말이다.

제자들은 지위와 돈, 타인이 아니라 본성을 찾은 자기자신과 진리를 등불로 삼으라는 뜻이다.

일생을 일의일발(一衣一鉢), 곧 옷 한 벌과 탁발 그릇 한 개만 지닌 채 무소유의 삶을 살아온 석가의 고결한 영혼이 담긴 유훈이었다.

한데 성현의 가르침이 이러한데도 인간 역사는 소유의 역사처럼 느껴지는 아이러니가 있다.

그래서일까. 무소유의 선승으로 평가받는 법정 스님은 “집착이 괴로움”이라며 베풂을 강조한다.

무소유와 베풂은 지도자가 앞장설 때 반향이 크다.

노블레스 오블리주이다.

변호사로서 인도 독립을 향한 무저항주의를 승리로 이끈 간디의 지도력도 바로 “나는 가난한 탁발승이오. 가진 것은 물레와 밥그릇, 염소 젖 한 깡통뿐이오”라고 말할 정도의 청빈한 삶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전직 승려가 폭력 전과자들을 매수해 서울 구기동의 한 사찰을 턴 결과 3억원대 골프회원권, 5000만원 정도의 티파니 다이아몬드 시계와 땅문서 5건 등 30억원 상당의 금품이 쏟아졌다.

한때 자신이 몸담았던 사찰을 대상으로 절도 행각을 벌인 자나 속세에서도 만져보기 어려운 고가품을 간수하다 도둑맞은 사찰 측 모두 눈총을 받고 있다.

하긴 이런 유의 행태는 물신주의에 빠진 현대 종교의 악성종기이기도 하다.

하지만 지상의 적(籍)에서 사라져 갈 때 빈손으로 가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아는 사문(寺門)에서 벌어진 일이고 보면, “나무 청정심!”이라며 맹성의 법문이라도 외워야 할 것 같다.

황종택 논설위원 2005.04.08 (금)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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