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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예술]‘신성한 건축’… 寺院은 절대자와의 정신적 통로
입력 | 2005-04-08 17:26 인도네시아 자바 섬에 있는 보로부두르 불교 사원. 우주의 질서를 그린 만다라의 구도에 따라 설계됐다.

참배객들은 명상을 하듯 순례하면서 부처의 숨결을 느낄 수 있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신성한 건축/캐롤린 험프리, 피어스 비텝스키 지음·김정우 옮김/191쪽·2만5000원·창해인도네시아 자바 섬에 있는 보로부두르 불교 사원은 우주의 질서를 물리적으로 형상화한 건축물이다.

이 사원은 우주의 구조를 그린 만다라(曼茶羅)의 구도에 따라 세워졌는데 우주의 중심축, 세계의 중심, 석가모니의 몸과 가르침 등이 담겨 있다.

순례자가 이 사원에 오르는 과정은 불교에서 말하는 깨달음의 여정이기도 하다.

이처럼 세계의 사원이나 신전은 인간이 절대자와 소통하기 위해 만든 구조물이다.

사원은 지상에 건설된 하늘의 한 형태였고, 고대 여러 도시도 같은 상징과 의미로 세워졌다.

인류학자인 두 저자는 기념비적 건축물을 비롯해 오세아니아나 아프리카 원주민의 사원 등 세계 곳곳의 사례를 통해 ‘신성한 건축’ 행위가 가진 보편성을 설명하고 있다.

방대한 자료와 화보, 친절한 설명을 덧붙여 이해를 돕는다.

신성한 건물의 배치가 임의적인 경우도 거의 없다.

그리스 신전부터 거석으로 이뤄진 통로 무덤까지 성스러운 건물들은 새로운 삶과 힘의 원천으로 솟아오르는 태양을 마주 보고 서 있다.

고대 중국의 도시는 천체 자오선에 상응하는 남북 중심축을 따라 건설됐으며, 북극성 자리에 해당하는 중앙에 왕궁이 자리 잡았다.

중국인들은 황제를 중심으로 천상의 질서를 지상에 재창조한 것이다.

멕시코의 치첸이트사 등 고대 도시들도 한결같이 하늘과 정치권력의 관련성을 보여 주고 있다.

산은 그 자체로 신성한 존재이거나 신들이 기거하는 공간으로 받아들여졌다.

그리스의 올림포스 산이나 아프리카 마사이족이 숭배하는 킬리만자로 산 등은 하늘에 이르고자 하는 인간의 열망을 상징했다.

세계의 사원이 이런 산의 형태를 닮는 것은 당연했다.

고대 이집트와 메소포타미아에서는 사원들이 신비한 언덕을 본떠 세워졌다.

캄보디아의 앙코르와트 사원의 건축물도 중앙의 메루 산이 지배하는 우주관이 투영된 형태로 배열되어 있다.

탑이나 기둥은 하늘과 땅을 연결하는 신성(神性)의 상징이다.

캐나다 침시아 부족의 토템 기둥은 우주의 축을 재현했고, 중세 고딕 양식의 수직 구조와 둥근 천장, 뾰족한 첨탑은 하늘을 향한 종교적 열망을 표현하고 있다.

저자들은 이 같은 신성의 시각으로 그리스 아테네의 파르테논 신전, 이집트 카르나크의 아몬 신전, 영국 에이브버리의 구조물, 인도 마두라이의 미나크시 사원, 태국의 와트 아룬 사원, 이집트의 피라미드 등을 해석한다.

특히 문화권에 따라 보통 사람들의 집도 우주의 물리적인 모형이 된다고 하는 대목이 흥미롭다.

콜롬비아의 인디언 바라사나족은 집을 의식에 사용함으로써 우주의 여러 과정을 통제하거나 변화시킬 수 있다고 믿는다.

이 같은 믿음은 브라질에서 태평양 지역에 이르기까지 여러 곳에서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책은 이와 함께 신을 섬기기 위한 제례 의식 희생 등도 광범위하게 소개하고 있다.

로마 가톨릭 교회의 축성행사는 교회를 세속과 격리해 신의 영역으로 들어서게 하는 것이었다.

고대 아즈텍 왕국의 수도였던 테노치티틀란에서는 신에 대한 예배로 산 인간의 심장을 도려냈다.

네팔 바크타푸르에 있는 탈레주 사원에서는 물소를 도살해 신을 섬겼다.

원제는 ‘Sacred Architecture’(1997년).허 엽 기자 he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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