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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 청진이 위험하다-인도주의를 넘어서 역사를 보아야 할 때이다

 지금 청진에 성홍열, 파라티푸스, 장티푸스, 발진티푸스 등 전염병이 돌고 있다. 주 활동 연령인 45세 이하가 사람들이 많이 전염병에 걸렸단다.

한 개 구역에 5-6만 이상이 산다. 한 구역에 수백 명, 많이는 6 ~ 700명씩 병에 걸려, 청진만 2 ~ 3,000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한 개 구역 병원 침대가 총 150개 미만인데, 6 ~ 700명의 급성환자가 발생하였으니 감당이 안 된다.

현재 병이 전국적으로 퍼지는 것을 막기 위해, 전하는 바로는 동해선을 중지시켰다고 한다. 그런데도 평양 쪽에도 파라티푸스가 발생하였다는 말도 있다. 내가 아는 사람도 장티푸스를  20일 앓았는데 겨우 나아가는 기간에 있단다. 이 사람의 생활 수준은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그는 42도 고열 때문에 죽을 고생을 하였고 병원치료를 받았지만, 약은 장마당에서 사서 써야 했다. 이런 상황에 대한 시의 대책이 거기에 없는 것이다.

때 아닌 전염병 창궐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무엇보다 최악의 전기 사정과 직결된 문제이다. 전력이 모자라 수도의 중앙공급이 안 되고 있다. 작년 가을부터 전력이 더 어려워졌다. 북부지역에는 화력발전소가 노후화해 있고, 주로 수력발전이 감당하고 있다. 그런데, 작년 남부는 비가 많이 오고, 북부는 비가 안 왔다. 홍수 대비를 위해 전국에 저수지 물을 다 뺐었다. 그 결과 수력 발전을 제대로 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고, 지난 10월과 11월에 전기를 쓰지 말아야 한다는 방침이 나왔다. 급수장에서 펌프 가동을 못 하고, 매 인민반에 우물을 파라는 지시가 나왔다.

그런데 비료부족으로 <분토 생산>을 강행하고 있는데, 이것이 우물의 오염원인으로 겹쳤다.

수세식 변소가 있는 경우도 베란다에다 변을 누어서 이것을 말려야 한다. 그것을 건조하면서 바람에 날려 공기 오염도 심한 상황이다.

청진 사람들은 공포에 질려있다. 비교적 잘 사는 곳인데, 일본의 경제제재로 무역이 닫히고, 기름 부족으로 수산물 생산이 격감하여 생계에 큰 애로가 생기게 되었다. 경제활동의 원천이 막히고 전력 공급도 잘렸다.

장티푸스균은 배설물 관리와도 직결되며, 발진티푸스는 ‘이’로 전염시킨다. 목욕도 빨래도 제대로 못하고 있는 상황이 짐작된다.

경제제재 효과가 결정적인 전염병으로 나타난 것과 같다.

우리는 이 문제를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당연히 긴급지원을 해야 한다. 급하게 연락을 받고 그렇게 이야기를 전했을 때 난색을 표했다. 북핵실험 이후 받은 남한 사회의 충격이 그만큼 컸던 것이다.

하지만 충격에서 냉정하게 돌아보면 한반도에 사는 남북이 함께 위기에 처해 있다. 감정과 현실인식은 다른 문제이다. 지난 10-11월 내가 단동과 두만강 접경지역, 연길에서 본 한반도 현실은 ‘서서히 중국으로 기울고’ 있었다. 조선족, 화교 등 북한을 드나드는 사람들은 북한현실을 다 읽고 있고, 그 정보는 모두 중국 것이었다. 그런데 우리가 북한을 멀리할 수 있는가.

북한을 버리는 것은 우리를 버리는 것이다. 인도주의론으로 북을 돕는다는 인식을 넘어서야 하는 중대한 시점에서 청진의 전염병 상황을 접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긴급 지원과 함께 급성 중병의 상황이 왜 벌어졌는지 깊이 생각해야 한다.

마음이 아프면 몸에 병이 난다. 역사가 아프면 민중이 신음한다. 이것을 외면하고 어떻게 내일을 기약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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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귀남의 다른기사 보기
  • 일본에서 2007-02-01 13:18:44

    오늘 선생님 글을 몇 분에게 전했어요. 한 단체의 메일에 올려도 되냐고 해서, 납치와 핵실험으로 일본 선생님들의 입장이 곤란해지면 안되니까...개인적으로 하시는 게 좋을 거 같고, 제가 단체 메일에 올려달라고 부탁을 드릴 수 있는 일은 아니라고 전했습니다. 그래도 한 분이라도 일본 선생님이 그렇게 마음을 전해 주셔서 참 감사 했습니다. 지난번에 동경에서 강연을 할 때, '38선이 무너지고 통일이 될 때, 일본 사람들도 그곳에서 함께 기뻐하는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그런 꿈을 함께 가져가는 교육을 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라고 했었지요. 그에 감동했다며 고마워 하셨던 젊은 선생님이 연락을 주신 거예요. ^^   삭제

    • 노귀남 2007-01-17 15:05:26

      성홍열로 어린이 사망자 계속 증가


      북한의 전 지역에 퍼진 성홍열이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번 성홍열은 특히 어린이들에게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 성홍열로 사망에 이르는 어린이들의 수가 계속 늘고 있다. 이에 어린 자녀를 둔 세대에서는 자녀의 바깥출입을 자제시키고 있다. 집안 형편이 그나마 괜찮은 가정에서는 시장에서 치료약을 구하고 있으나, 돈이 없거나 보호자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어린이들을 중심으로 전염병이 확산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북한 당국에서는 성홍열 전염병에 대한 단속을 늦추지 않고 있다. 한편 중국산 페니실린은 한 대에 200원, 중국산 마이신은 25원, 중국산 정통편은 3-4알에 100원, 그리고 유엔 지원 회충약은 작은 알 한 개에 7원, 큰 알 한 개에 50원 선에 팔리고 있다.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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