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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기보다 찾아가 만나야불교계의 이주노동자 지원현황과 과제

강화 전등사(주지 장윤)는 지난 6일  '외국인 근로자 초청 잔치'를 열었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린 이 행사에는 네팔, 미얀마, 스리랑카, 태국 등에서 온 이주 노동자 400여 명이 초청돼 한국불교체험, 각국의 민속공연, 일산 동국대병원 의료진의 무료 진료 등 낯선 땅에서의 노동의 고단함을 잠시 잊을 수 있었다.

이같은 현실 아래에서 불교계는 이주노동자에 대해 어떤 지원을 하고 있을까.

현재 불교계에는 약 10여개의 단체들로 구성된 '이주근로자 불교지원협의회'가 있으나 활동이 미미하다. 각 사찰별로 행사와 생활지원은 이루어지고 있으나 보다 체계적인 지원과 도움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3월 20일 총무원 사회부와 이주노동자 불교지원협의회는 간담회를 열고 '지자체로부터 수탁 운영하는 지원센터 건립이 필요하다'는 데 뜻을 같이 하고, 조계종 명의의 비영리법인을 설립해 지원센터 마련 사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총무원 사회부를 비롯해 조계사, 강화 전등사, 부천 석왕사, 구미 보현의 집, 국제포교사회 등 이주노동자 지원활동을 펼치고 있는 사찰 및 불교단체 관계자 30여명이 참석했다.
 
조계종 총무원이 지난 12일 열렸던 교구본사주지회의에 보고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월초 여수 출입국 관리소 화재 참사로 이주노동자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집중된 바 있지만 불교계의 지원은 여전히 여타종교에 비해 매우 미약한 수준"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특히 "스리랑카 네팔 베트남 미얀마 태국 캄보디아 등 불교국가에서 온 이주노동자들이 이용할 불교계 시설이 없어 이웃종교 시설을 이용하고 있다"고 밝히고 전국 본말사 차원에서 한국어교실 운영을 비롯해 템플스테이 등 불교문화 체험 프로그램 운영, 의료지원, 상담교실, 쉼터 운영 등을 추진해 줄 것을 교구본사주지회의에 지원을 요청하기도 했다.

서울 조계사(주지 원담)는 지난해 4월 교육관 1층에 별도의 공간을 마련해 외국인노동자 지원센터 '마이트리'를 개원했다.  '마이트리(maitri)'는 매주 첫째 셋째 일요일 치과진료를 비롯해 한글, 컴퓨터, 불교교리, 영화관람 등 생활지원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그러나 개원 당시의 기대와는 달리 이용자는 많지 않았다.  

   
▲ 조계사 교육관에 자리한 외국인노동자 지원센터 `마이트리`
조계사 관계자는 "지원센터가 시내 한복판에 위치해 불법체류 이주노동자의 경우 단속을 우려해 이용을 꺼리는 것 같다"면서 "대부분 서울 외곽 공장지대에 거주하는 이주노동자에게,  일요일 하루를 쉬기도 힘든 상황에서 지원센터 이용을 위해 시내로 나오라고 하는 것도 무리가 있었던 모양"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1년 간 지원센터를 운영하며 이주노동자와 만나온 조계사는 이주노동자 지원 사업의 방향을 선회해 직접 도움이 필요한 이주노동자를 찾아 나서기로 했다. 시내에 위치한 조계사 교육관의 지원센터는 유지하되 최근 이주노동자가 급증하고 있는 경기도 북부 지역에 지원센터를 마련해 지역의 이주노동자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와치사라스님 역시 안산 마하보디사를 폐쇄하고 경기도 양주에 쉼터를 마련했다.  와치사라 스님은 "이주 노동자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일상적인 상담과 법률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문화 축제 등 일회성 행사도 필요하겠지만, 이주노동자에게 임금체불 등 노무 상담과 의료지원 등 당장 닥친 생활의 문제에 도움을 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와치사라스님은 이어 "부처님의 가르침대로 이주노동자를 부처님처럼 대하는 마음이 무엇보다도 필요하다"면서 "무엇보다도 스님들이 이주노동자 문제에 관심을 갖고 상시적으로 지원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주노동자, 특히 불법체류 이주노동자 지원활동에 원력을 세운 스님들이 늘어나, 이주노동자들이 고향을 대하는 마음으로 가까운 절을 찾을 수 있도록 사찰의 일주문을 활짝 열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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