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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법정론]아시아의 시각으로 일본대지진을 보자아시아 평화·통합 계기 삼아 복구 동참해야
  • 유정길 (에코붓다 공동대표)
  • 승인 2011.08.01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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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진행중인 일본의 복합재난

이번 동일본대지진은 세계 4번째 규모에 일본 역대 최대의 재난이다. 지진과 쓰나미가 자연재해(천재)라고 한다면, 이로 인해 발생한 후쿠시마 1호기 원전사고는 인재(人災)이다. 서로 다른 해법이 필요한 복합재난인 것이다. 동일본대지진으로 일본 외무성은 7월21일 현재 사망자 1만5천641명, 행방불명자는 5천007명, 부상자 5천698명, 피난민 10만785명로 보고하고 있다. 행방불명자는 사망한 것으로 판단한다면 실제 사망자는 2만 여 명이 넘는 수준이다.

본인은 지진발생 이후 4번 센다이와 이와테의 재난지역 다녔다. 처음에는 눈앞에 펼쳐진 믿을 수 없는 초현실적인 장면을 보고 향후 10년 안에 복원이 되기 어렵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방문할수록 마치 개미가 각설탕을 나르듯이 쓰레기가 치워지고 도로가 정비되는 것을 보았다. 처음에는 위급한 상황에도 일본방식이 답답했지만 초기 조치를 마친 뒤에는 아주 꼼꼼히 그러나 속도감 있게 정비되는 것을 보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난의 현장은 여전히 심각한 상황이다. 이제 약 5개월여가 지난 상황에서 구호와 사채발굴이 끝났다. 우리 같으면 재난지역에 엄청난 쓰레기를 불도저나 포클레인으로 깨끗하게 밀면서 치우면 되련만 일본은 죽은 시신도 인간과 같은 존엄성을 생각하기 때문에 함부로 불도저로 밀어붙이지 않다고 한다. 더욱이 피해지역은 해안가라서 수산업시설과 공장, 냉동창고에 저장해놓은 그 많은 생선들이

   
▲ 자동차쓰레기가 모여진 처리장.
썩어가고 있어 복구작업을 하고 있는 자위대나 경찰, 자원활동가들이 1시간 이상 작업하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하고 있다. 특히 여름이라 더욱 고역스러운 작업을 하고 있고, 또한 파리 떼가 엄청 많아져 피난소나 인근지역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큰 고역이 되고 있다.

학교 체육관이나 강당을 피난소로 사용하면서 초기에는 이불만 깔고 있었지만, 조금 지나니 칸막이를 해서 생활하고 조금 더 있다 보니 피난소 안에 텐트를 쳐서 개인적 공간을 만들어주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랜 집단생활로 인해 많은 정신적, 육체적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다. 점차 피난지의 이동식주택 공급을 늘려 노인들에게 우선 지급되고 있지만, 물품이 지급되지 않고, 인근 상가나 편의 시설이 없어 다시 피난소로 돌아오는 실정에 있어 이들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고역 속에 여름을 보내고 있다.

또 다른 성격의 재난 후쿠시마 제1원전사고

지난 6월 이탈리아에서는 국민투표에서 94%의 반대로 원전가동 부활을 중지를 결정했다.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스위스와 독일에서 국민투표로 중단 결의를 한 이후 3번째이다. 현재 일본은 총 54기의 원전을 갖고 있고, 사고 이후 총 25기만 가동되고 있고 나머지는 가동을 중단했다. (한국은 21개로 현재 5기는 건설 중이고 6기는 건설 계획 중) 그리고 지난 7월13일 간나오토 총리는 주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원전을 단계적으로 폐기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원전폐기를 극력 반대한 자민당 정치인들의 정치자금중에 70%가 도쿄전력등 원자력을 보유하고 있는 전력회사의 중역이나 퇴역자들의 조직적 헌금이라는 것이 밝혀져 과거 원전카르텔의 정치커미션이 아직도 지속되고 있음이 확인되었다.

이번 동일본의 대지진은 지진과 쓰나미라는 자연재해와 원전사고라는 인재가 결합된 복합재난이다. 지진과 쓰나미 재난이 그날로 끝나고 복구가 진행되었으며 그 피해는 일본으로 한정되었다. 그러나 원전사고는 아직도 재해상황이 진행 중이며, 그 피해의 지속기간, 범위, 규모, 정도, 복구가능성 모두 알 수가 없다. 더욱이 원전 피해는 기류를 타고 전 세계로 피해가 확산된다. 그래서 현재 후쿠시마지역은 쓰나미로 인한 복구작업도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고 반영구적인 폐허가 될 전망이다.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계기로 일본을 비롯하여 세계 곳곳에서는 반원전운동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1979년 미국의 스리마일섬사고, 1986년 체르노빌사고를 계기가 원전은 더 이상 안전한 에너지도, 값싼 에너지도, 깨끗한 에너지도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 후쿠시마 핵발전소.
원전은 ‘사고만 일어나지 않는다면 벌이가 아주 좋은 것’으로 생각되었다. 그러나 원전수명은 고작 30년이다. 그 기간의 전력소비를 위해 수천 년 동안 후세들에게 오염과 폐기물의 피해를 물려주어야하는 지속 불가능한 에너지임을 뼈저리게 느끼고 세계는 점차적으로 폐기하고 대체에너지로 전환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한국의 이명박 정부는 아직도 ‘우리 원전은 안전하기 때문에 일어날리 없다 말하고 있다. 날림공사의 오랜 경험을 갖고 있는 토건업자들이라면 오히려 위험한 것을 더욱 깨달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일본에게 돌아갈 것으로 생각한 터키의 원전공사 수주를 한국이 받게 될 것을 기뻐하고 있는 한심한 실태가 일본과 가장 가까운 한국에서 발생하고 있다.

일본사회 뿐 아니라 아시아국가에도 ‘단절’과 ‘전환’을 요구하는 3.11 대재난

언제부터 인지 동일본대지진을 3.11로 표현하고 있다. 2001년 9.11에 있었던 뉴욕의 무역센터 테러의 폭파장면처럼, 전 세계는 쓰나미의 엄청난 파도가 도시를 휩쓰는 장면을 TV를 통해 반복적으로 보여주었다. 사회주의붕괴이후 경쟁자 없는 미국은 9.11 이후 ‘테러와의 전쟁’을 기치로 강한미국, 위대한 국가로 복구를 주장하며 아프간공격과 이라크 전쟁을 일으켰다. 3.1운동, 4.19혁명, 5,18항쟁 등 대체로 날짜로 표현된 모든 사건은 이전 과거와는 다른 역사가 시작됨을 의미한다. 일종의 ‘단절’이고 ‘전환’을 의미하는 것이다.

국제사회에서는 재난이 발생하면 곧 약탈과 방화, 강도 등의 혼란의 시작으로 인식되어왔다. 그러나 이번 일본대지진을 놀라게 한 것은 일본인들의 차분하고 질서정연한 태도, 고통을 받는 과정에서도 남을 배려하는 정신, 계획정전도 불평 없이 자발적으로 절전하는 공동체의식 등이었다. 그럼에도 이 대지진과 원전사고를 통해 일본병이 드러났다고 말하고 있다. 그래서 이를 계기로 그러한 일본의 부정적인 부분을 걷어내는 전환의 계기가 되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3.11은 일본에게 어떠한 ‘전환’의 계기가 될까? 몇몇 언론과 지식인들은 3.11이후 ‘전후(戰後)시대에서 재후(災後)시대로 전환하자’. ‘복구에서 부흥으로’라는 기치를 주장하고 있다. 현재 일본은 과거일본을 부흥시켰던 많은 일본적 특징들이 오늘날 오히려 발목을 잡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일본의 눈부신 발전을 이끌었던 엘리트 관료들의 노력이 지금은 오히려 효율과 창의성을 가로막는 철밥통 관료주의로 비난받고 있고, 철저하고 계획적인 메뉴얼로 유명한 일본의 시스템이 순간적인 대응을 요구하는 위기상황에서는 대처능력을 떨어뜨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본의 대재난을 아시아적 시각으로 보고 복구에 참여하자

현재 유럽은 EU라는 지역공동체로, 북아메리카는 NAFTA라는 이름으로, 아랍들은 GCC라는 이름으로 지역적 협력과 통합성을 높여나가고 있다. 이미 정보화시대 세계는 점차 좁아지고 있고, 갈수록 심화되는 전 지구적인 문제 앞에 개별국가를 넘어 국가 간의 협력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그러나 동아시아지역은

   
▲ 대지진으로 폐허가된 센다이 동선사 일대.
군사비지출에서 세계 2위가 된 중국, 7위의 일본에 이어 한국은 11위를 차지하며 치열한 군비경쟁을 하고 있다. 더욱이 남한과 북한의 화해와 평화를 위해서라도 인근국가간의 긴장과 갈등은 해소되어야 한다. 인류의 발전은 경쟁이나 대립이 아니라 상호의존과 협력만이 공생적 사회를 이룰 수 있다는 것을 깨닫고 가까운 지역 국가들 간의 의존과 협력관계를 높이고 있는 이때, 일본의 대재난은 바로 그러한 갈등과 긴장을 해소하며 평화를 이룰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다.

일본의 재난상황을 듣고 많은 한국인들의 성금의 물결을 보아왔다. 그러나 이제 그뿐 아니라 복구가 부흥과정에도 일본이 아니라 아시아인들이 함께 참여하여 해소하려는 새로운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 한국이나 중국에서 일본재난에 대한 대대적인 자원활동을 조직하여 지원하는 활동이나 갈등을 해소하고 평화를 도모하려는 기구의 설치 등을 통해 오랜만에 조성된 자비와 우호의 관계를 더욱 발전시킬 필요가 있는 것이다. 특히 이러한 일에 불교의 대학생이나 청년들이 나서서 팔을 걷어붙인다면 이것은 한국불교 뿐 아니라 일본불교에도 새로운 활로를 만드는 일이며 남북통일과 아시아의 평화를 위한 중요한 작업이 된다. 상대의 고통이 나의 고통이라고 생각하는 연기적 가르침을 따르는 불교인이라면 가까운 일본의 어려움을 해결하는데 보다 적극적이어야 한다.

지금 일본의 한류열풍은 한국에서 생각하는 것 이상의 열기이다. 독도문제나 교과서 역사왜곡과는 별개로 ‘문화’를 영향을 주고받기 때문이다. 인도주의적 복구협력도 이처럼 정치적 사안과 별개로(투트랙 Two Track) 진행된다면 아시아의 평화와 통합에 커다란 기여를 하게 될 것이다.

한국불교가 반원전선언을 하자

유럽에서 이미 전 국민적으로 원전반대에 대한 인식이 높아져 국민투표로 그 의지가 보이는 나라들이 늘고 있다. 그러나 가장 가까운 나라 한국은 아직도 사회적 합의를 드러내지 못하고 ‘한국원전은 문제없다’고 생각하고 있다. 정말 큰 위험이 아닐 수 없다. 만일 정부가 하지 못한다면 한국불교를 비롯한 종교가 나서서 반원전선언을 하길 제안한다. 그래서 원전건설반대, 단계적 폐지, 대체에너지사회의 구상을 제안하는 일에 불교가 먼저 선언을 하고, 신도들을 향해 대대적인 에너지 절약켐페인을 전개하도록 한다면 이것은 한국의 반원전역사에 엄청난 분수령이 될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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