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문화/학술 출판사가 소개하는 신간
불안과 충동을 다스리는 여덟 가지 방법[신간]조화로움_ 지은이 스티브테일러_옮긴이 윤서인

‘하루 빨리 쉬고 싶어’라고 주말을 손꼽아 기다리지만 막상 일요일 오전이 오면 무료함에 치를 떤다. 우리는 정류소에서 버스를 기다리거나, 주전자에 올린 물이 끓기를 기다리는 순간조차 지루해한다. 그래서 스마트폰이나 DVD, 만화책 같은 대상에 주의를 쏟으려는 충동을 자주 느낀다.
세계에서 영향력 있는 영성 전문가로 꼽히는 스티브 테일러는 우리가 느끼는 불안을 휴머니아(Humania)라는 증상으로 설명한다. 현대인이 불안과 권태, 불만에 빠져 ‘내게 무언가 문제가 있다’는 느낌을 안고 사는 이유도 바로 휴머니아 때문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우리의 마음이 언제나 불안하고 부산스러운 상태에 놓인 것만은 아니다. 우리는 등산을 할 때나 좋아하는 음악을 들을 때, 수영이나 요가를 할 때, 시골길을 산책할 때 가끔 실체를 알 수 없는 어떤 경이로움을 느낀다. 마음속에 고요와 평화가 가득 차는 이 상태를 ‘존재의 조화로움’이라고 부른다.
『조화로움』은 우리가 고질적으로 안고 있는 불안과 충동이 어디에서 비롯하는지 또 이를 다스릴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알려주고, 가끔 잠깐씩 경험하는 조화로운 마음을 오래 지속시킬 수 있도록 우리를 이끌어 준다.

   
 
우리의 에너지를 소모하는 것들
결코 모자람 없어 보이는 유명 팝 스타나 최상층 부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거나 마약중독으로 죽는 일이 종종 있다. 비어 있는 스케줄과 오랜 대기 시간이 혼자 있는 그들을 우울과 권태에 빠뜨린다. 우리의 사정도 그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는 걸 두려워하고 불안해한다.
저자는 인간이 마냥 쉴 수 없고 끊임없이 뭔가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을 일종의 정신 장애라고 말한다. 휴머니아는 이처럼 인간이 앓고 있는 장애를 의미한다. 가만히 있을 때 우리는 마음속에서 꾸물거리는 불안을 느끼지만 그것을 마주하고 싶어 하지는 않는다. 쉬지 않고 움직이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개개인은 마치 드넓은 우주에 고립된 행성처럼 공허함을 느낀다. 그래서 우리는 마음속 구멍을 메우기 위해 계속 무엇인가를 추구하고 채우려고 한다. 더 넓은 집을, 더 큰 차를, 더 많은 월급을 원한다. 그러나 목표를 이뤄도 만족은 잠시뿐, 다시 불안해져 더 많이 성취하려는 욕망이 피어난다. 이것이 바로 휴머니아 증상이다.
휴머니아의 또 다른 증상은 끊임없는 생각의 흐름이다. 이 생각들은 우리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마음 이곳저곳 휘젓고 다닌다. 잠을 청할 때 몇 시간 째 뒤척이며 낮에 있었던 사건이나 친구와 나눈 대화, 심지어 길에서 얼핏 들은 노래까지 수많은 생각이 우리를 현재에서 벗어나게 만든다. 어제 실수한 일을 후회하거나 주말에 있을 여행을 생각하며 공상에 빠지는 것도 우리가 현재에 살지 못한다는 증거이다.
이 휴머니아 때문에 우리는 끝없이 움직이고 생각에 휩쓸릴 뿐만 아니라 ‘내’가 아닌 다른 것들에 집중을 한다. 이따금 텔레비전만 서너 시간 보았을 뿐인데 진이 다 빠져버릴 만큼 휴머니아는 우리의 정신 에너지를 필요 이상으로 소모한다.

게으른 사람이 아니라 느긋한 사람
하지만 전통 생활 방식을 따르는 원주민이나 순수한 어린아이는 휴머니아 증상이 없는 것 같다. 황금에 눈이 멀어 자연을 파괴하는 원주민이나 당장 내일 있을 발표회 때문에 잠을 설치며 걱정하는 아이는 찾아보기 힘들다. 미국의 한 인류학자는 아마존 지역에 살고 있는 파다한 인디언들과 생활한 뒤 “그들은 우울증이나 만성피로, 극단적 불안 등 현대인에게서 흔히 나타나는 정신 질환의 증후를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호주나 폴리네시아의 원주민들은 특별히 하는 일 없이 조용히 있으면서도 불만이나 불만, 욕구를 전혀 느끼지 않는다.
원주민들이 휴머니아를 겪지 않는 이유는 간단하다. 그들에게는 우리와 다르게 불안에 쫓길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그들은 지구, 자연, 동식물, 타인과 ‘나’를 따로 떼어 생각하지 않는다. 너와 나의 구분이 없으므로 당연히 소유나 재산에 대한 개념도 없다. 세상과 떨어진 ‘나’가 아니기 때문에 고립과 결핍을 느낄 필요가 없으며 그래서 그들에게서 휴머니아를 찾아보기란 힘들다.
꼭 원주민이 아니어도 휴머니아의 영향을 별로 받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하는 일이 없다고 지루해하거나 외로워하지 않는다. 텔레비전 시청보다는 독서를 선호하고 정원 가꾸기나 산책, 요리와 같이 차분한 활동에서 즐거움을 얻는다. 그들의 마음은 더없이 평화롭기 때문에 ‘내’가 아닌 다른 것에 에너지를 소비할 일이 없다. 하지만 휴머니아 상태에서 벗어나 비교적 느린 삶을 사는 게 어떤 특별한 능력을 필요로 하는 것은 아니다.

불안을 마음대로 잠재울 수 있는 능력
늘 같은 자리에 있던 나무가 어느 날 불현듯 더욱 생생한 녹색 잎으로 빛나는 때가 있다. 달리기를 할 때 오직 달리는 동작만 남고 모든 생각과 감정이 사라지는 순간이 있다. 그다지 기뻐할 일이 없는데도 기분이 좋은 날이 있다.
이런 경험은 아주 드물지만 누구나 한 번쯤은 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저자는 이런 순간에 우리가 ‘존재의 조화로움’을 경험한다고 말한다. 조화로운 상태에서는 마음에 머물러 있어도 달아나려고 하거나 불편하지가 않다.
생각이 우리를 덮쳐 아예 다른 곳으로 데려가고 우리의 주의를 자꾸 빼앗는다 하더라도, 우리가 노력만 한다면 조화로움을 지속적으로 경험할 수 있다. 저자는 그 방법을 여덟 단계로 소개한다.

첫째, 내 마음을 들여다보는 연습을 한다.
둘째, 과거에 겪은 아픈 상처가 있다면 재체험을 통해 트라우마에 직접 부딪친다.
셋째, 생각과 감정에 집착하지 말고 생각을 줄이려고 노력한다.
넷째, 부정적인 사고 대신 긍정적인 믿음을 갖는다.
다섯째, 봉사활동을 통해 공감 능력을 키우고 혼자라는 고립감에서 벗어난다.
여섯째, 우리 주변이 아닌 마음속 자아를 만나는 일에 노력을 기울인다.
일곱째, 규칙적으로 명상을 한다.
여덟째, 고요와 고독과 침묵의 시간을 즐기며 진정한 자아를 만나 본다.

이 가운데 특히 명상은 우리의 병든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다시 말해 휴머니아 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실제로 명상을 지속적으로 한 사람은 긍정적인 감정과 관련된 뇌 영역의 움직임이 활발하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그래서 우리가 규칙적인 명상 습관을 잘 들이면 생각의 흐름에 방해받아 불안과 불만을 감지해도 예전과 다르게 마음이 크게 어수선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불안을 다스릴 수 없고 어쩔 수 없이 생기는 자연스러운 감정이라고 믿지만, 스스로 휴머니아를 치유할 수 있다. 생각에 휘둘려 정신적 에너지를 소모할 필요가 없으며 조화로운 상태에서 제대로 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책에 소개된 방법을 통해서 지금보다 조금 덜 바쁘고, 덜 복잡하게 살아간다면 그리고 그렇게 살려고 의식적으로 노력한다면 우리 마음은 분명 평화로워질 것이다

반론ㆍ정정ㆍ추후 보도를 청구하실 분은 이메일(budgate@daum.net)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불교포커스'에서 생산한 저작물은 누구나 복사할 수 있으며, '정보공유라이센스 2.0: 영리금지 개작금지'에 따릅니다. 정보공유라이센스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