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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연택주의 <달 같은 해>법정스님을 그리다불교포커스 팟캐스트 <이미령의 책 잡히다> 제4회

   
▲ 달 같은 해 : 법정 스님을 그리다 기연택주 저 | 큰나무 | 2015년 03월
몇 해 전이었다. 겨울은 슬그머니 도망쳐버렸지만 아직 봄은 자리를 잡지 못한 때, 하늘에 빈 가지들이 스산하게 손가락을 벌리고 있던 그 계절 3월. 어떤 수행자의 조촐한 이별이 이 땅에서 이뤄졌다.

법정스님의 입적 소식이 전파로 퍼져나갔던 그날의 느낌이 생생하다. 그 날, 불교방송 라디오에서는 책을 소개하는 내 코너가 나가고 있었는데, 하필 그 날 소개한 책이 ‘죽음’과 관련한 내용이었다. 사전 녹음이어서 나는 방송국에 있지 않았지만 담당피디가 내게 전화를 했다. 사람들이 지금 방송국으로 전화를 엄청나게 하고 있단다. 내용인즉, 그러지 않아도 법정스님 떠나셔서 마음이 사무치게 쓸쓸한데 어쩌면 이런 마음을 그리도 잘 알아서 그런 책을 소개하느냐는 것이었다고….

그렇게들 많이 서운해 했다. 그리고 몇 해가 흘렀다. 여전히 사람들에게 법정스님은 길고도 긴 자락을 드리우고 있다. 하지만 늘 그렇듯 서서히 잊히는 중이다. 그 사이, 한결같이 스님을 생각하는 사람들 가운데 불쑥 스님과의 추억을 독자들에게 들이미는 이들이 있다.

기연택주라는, 본래 이름은 변택주이지만, 부인과의 사랑을 곰곰 생각하다보니 부인의 이름을 제 이름 앞에 넣을 수밖에 없었다는, 한 사람이 다시 법정스님을 떠올리고 있다. 그는 자신만의 문체로 간결하고 간절하게 그 분을 기억하고 있다.

옆에서 조곤조곤 들려주는 것 같았다. 어느 날 아침 이 책을 읽는데 어떤 그리움이 슬그머니 샘솟는 것 같기도 하고, 그 와중에 나는 “쯧쯧…”하며 혀를 차고 머리를 흔들었다. 산다는 게 참 아슬아슬하고 덧없기도 하지만, 또 어떤 순간 어떤 공간을 아름답게 꽉 채울 수도 있는 것이겠구나 싶었다.

<이미령의 책잡히다>에서는 저자를 모셔서 그 분의 음성으로 법정스님을 떠올려보기로 한다. 세상이 엉망이다. 자살을 하기 전에는 진실이 드러나지 않고, 자살을 해도 진실은 묻힌다. 권력자들은 무섭다. 그 권력자들을 생각 없이 추종하는 대중들은 더 무섭다. 그런 현실에 법정스님을 기리는 <달 같은 해>는 우리에게 잠시 멈춰 서게 한다. 나는 이 책을 그렇게 읽었다. 그래서 쉴 수가 있었고, 그래서 다시 살아갈 힘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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