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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름 없는 정진만이 있을 뿐”하춘생, <붓다의 제자 비구니>

   
하춘생 지음, 사진 장명확, 국제문화재단 펴냄, 352쪽, 16000원.
한국사회는 여전히 남성중심적 가부장문화가 저변의 흐름을 형성하고 있다. 지배와 피지배의 선이 명확하다. 그 선은 사회 내, 국가 간 경쟁이 심화되면서 더욱 굵어지고 선명해지는 속성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여성에 대한 약자 취급은 사실 비뚤어진 지배욕에 다름 아니다. 기득권의 옹호 논리다. 한국의 불교계도 마찬가지다. 비구 즉 남성 지배의 구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비구니는 비구의 대칭적 존재만이 아니다. 일찍이 뭇생명의 존엄을 가르친 불교에서 남녀의 평등은 완성된 것이다. 그래서 불교의 성적 인식은 ‘비남비녀(非男非女)’, 수행자로서 귀결된다.

최근 나온 <붓다의 제자 비구니>는 수행자로서의 비구니에 대한 대중적인 이해, 성차별에 대한 인식 개선, 교단 내 비구니의 올바른 위상 정립이라는 세 가지 문제의식을 담고 있다. 저자는 오래 전부터 ‘비구니’를 주제로 글을 써온 하춘생 동국대 경영전문대학원 사찰경영과정 주임교수. ‘비구니는 누구인가’‘비구니가 되는 길’‘역사 속 비구니’‘비구니의 현재적 활동’‘비구니문중과 그 원류’등 5개 장으로 구성했다.

비구니는 누구인가. 한 때 영화를 비롯한 대중매체에서 비구니는 세상에서 버림받은 가여운 존재로 그려지기도 했다. 비구의 보조적 지위자로서 자리매김하려는 교단 내 현실도 엄연하다. 저자는 수행자로서 비구니가 있을 따름이라고 말한다. “그들에게는 도피도 회피도 아닌,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의 속박을 끊기 위한 성스러운 구도(求道)의 길만이 있다. 나(我)라는 허상을 내려놓고 내면의 평화를 찾아가는 수행자로서의 치열한 삶, 대중의 고통을 외면하지 않는 게으름 없는 정진만이 있을 뿐이다.”

이번에 내놓은 저작은 전작인 <깨달음의 꽃: 한국불교를 빛낸 근세 비구니>(전 2권) <한국의 비구니 문중>에 이은 비구니 시리즈다. 국제간 문화교류와 한국문화를 해외에 올바르게 소개하려는 목적으로 1968년에 조직된 재단법인 국제문화재단이 발간했다. 한국의 독특한 문화로서 비구니에 대해 주목했다. 외형의 비구니 혹은 비구니 사찰도 값진 것임에 분명하지만, 그들의 공동체와 삶과 수행에 담긴 정신문화, 곧 자비와 지혜를 널리 알릴 수 있다는 점에서 반가운 일이다.

   
14일 프레스클럽에서 열린 <붓다의 제자 비구니> 출판기념회.
한편, 국제문화재단은 지난 14일 한국프레스센터 프레스클럽에서 <붓다의 제자 비구니> 출판기념회를 열었으며, 이날 전흥덕 이사장은 “이번 <붓다의 제자 비구니>는 비구니에 대한 총체적 이해를 위해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라면서 "이 책의 출판을 통해 한국불교에서 차지하는 비구니의 위상을 다시 설정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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