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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왜곡을 넘어 어떻게 실재에 다가갈 수 있을까미디어 공공성 회복 위한 종교의 지혜 나누기, ISMRC 서울대회 개막

언론은 사실을 기록하고 전하는 것을 제1의 사명으로 여기고 있지만, 언론현실은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다. 인터넷의 발달로 가상과 현실의 구분은 모호해졌으며, 언론의 보도는 ‘실제 현실’이 아니라 ‘미디어가 전하는 현실’이다. 현실은 문자와 영상이라는 전달도구로써 완벽하게 재현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기자와 언론사의 정치‧경제적 이해와 자본과 권력, 이데올로기가 개입한다.

이에 따른 언론의 현실 왜곡을 어떻게 극복해낼 것인가. 지난 1일 한양대에서 개막한 국제언론종교문화학회(ISMRC) 서울대회는 이 같은 물음에 답을 찾는다는 취지로 ‘미디어, 종교, 그리고 공공성’을 대주제로 내걸었다. 미디어의 공공성을 회복하기 위한 각 종교의 지혜를 공유하자는 것이다.

불교 세션은 ‘포스트모더니즘을 넘어선 한국불교의 통찰: 진리, 미디어, 그리고 대중’을 주제로 1일 오후 한양대 사회과학관 415호 세미나실에서 열렸다. 박경준 동국대 교수(불교학)가 좌장을 맡았으며, 세 편의 논문이 발표됐다.

   
지난 1일 한양대에서 개막한 국제언론종교문화학회(ISMRC) 서울대회는 중 불교 세션은 ‘포스트모더니즘을 넘어선 한국불교의 통찰: 진리, 미디어, 그리고 대중’을 주제로 열렸다. 왼쪽부터 주제발표를 한 석길암·박병기·이도흠 교수.

왜곡 넘어서는 불교의 대안

이도흠 한양대 국문과 교수는 ‘재현의 위기론에 따른 미디어 분석과 불교적 대안’을 통해 언론의 현실 왜곡의 극복 방안을 제시했다. 이 교수는 비불교적 대안으로, 언론을 자본으로부터 독립시키는 법의 제정, 그리고 시민들이 협동조합 방식으로 자신들을 대변하는 언론을 만들어서 활성화하여야 한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이어 화엄철학을 통해 실재의 왜곡을 넘어설 수 있다면서 불교적 대안을 제시했다. 이 교수는 “화엄철학은 연기를 더욱 심화하고 체계화한다. 화엄에 따르면, 이 세계, 이 세계에서 빚어지는 모든 사건, 그 사건으로 구성된 현실은 상즉(相卽)하고 상입(相入)한다”면서 “이처럼 모든 존재는 상호생성자로서 서로 작용하고 영향을 미치고 의지하면서 실재한다”고 전제했다.

이 교수는 “인간은 영원히 실재 현실에 이를 수 없다. 현실은 있지만 다다를 수 없다. 하지만 몸의 현실에서 연기와 궁극적 진리로서 일심을 발견하고 그로 돌아가려는 순간 우리는 실재 현실의 한 자락을 엿볼 수는 있다”면서 화엄철학을 통한 현실 인식을 강조했다.

이 교수는 이어 “연기의 구조를 갈등의 구조로 바꾸려는 세력에 저항하면서 역사의 진보를 이룩할 수 있으며, 현실을 구체적으로 인식하면서도 그 현실 너머의 실재 현실을 향해 다가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불교 계율 전통의 재해석 통한 미디어 윤리

‘21세기 미디어 윤리에 대한 불교적 성찰’을 발표한 박병기 교수(한국교원대)는 한국불교의 계율 전통을 오늘의 관점에서 재해석해 미디어 윤리를 제안했다.

   
‘포스트모더니즘을 넘어선 한국불교의 통찰: 진리, 미디어, 그리고 대중’을 주제로 열린 불교 세션에 참가한 외국의 학자들이 발표문을 살펴보고 있다.
박 교수는 “원효에서 시작된 한국불교의 계율 전통은 계율준수의 판단 기준을 마음에 두는 방향으로 정착했고, 그 결과로 구체적인 율(律)에 관한 일정한 경시 같은 부정적 측면이 부각되기도 했지만, 21세기 초반의 미디어 상황 속에서는 적극적으로 해석해 적용할 수 있는 가능성 또한 풍부하게 지닐 수 있게 되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박 교수는 이어 “관계망 속 인간들의 마음을 출발점으로 삼아 각자의 마음 다스리기와 함께 그 관계망 자체를 직시할 수 있는 사회윤리적 지혜와 자비의 실천을 통해 적극적으로 껴안을 수 있다”고 마음의 윤리를 미디어 윤리로 제시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실천 방안은 다음 기회로 넘겼다.

소비자이면서 생산자인 대중의 참여

석길암 교수(동국대 경주캠퍼스 불교학부)는 ‘화엄사상으로 본 디지털미디어 시대의 대중’을 통해 디지털 유토피아의 실현을 위해서 대중은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하며, 공감을 바탕으로 하여야 하며, 참여주체로서 자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석 교수는 “디지털 기술의 발전은 정보소비자를 동시에 정보생산자로서 기능하게끔 만들고, 참여 비용을 최소화시키고 있으며, 정보생산자이자 정보소비자인 대중의 디지털 참여의 즉각적인 반응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지만, 그것이 현실사회 패러다임 변화는 물론 디지털 사회의 패러다임 변화조차도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석 교수는 “결국 참여의지를 발휘하는 대중이 되지 못한다면 디지털 미디어 기술의 발전을 향유하는 존중받는 개인이나 대중으로 기능하지 못할 것”이라며 대중의 주체적인 참여를 거듭 촉구했다.

한편, 국제언론종교문화학회(ISMRC)는 1994년 결성, 격년으로 학술대회를 열고 있다. 미디어학, 종교학, 신학, 사회학, 문화인류학, 문학 연구자들이 참여하고 있다. 이번 서울대회에는 27개 나라에서 131명(한국에서는 22명)이 참가했다. 대회는 4일까지 진행하며, 이번 학술대회 조직위원장은 윤선희 한양대 교수가 맡아 전체 진행을 이끌고 있다.

학술세미나와 함께 명동성당, 여의도 순복음교회 등 종교시설을 방문, 체험하는 행사도 갖는다. 해외학자 50여 명은 3일 이도흠 교수의 안내로 강화도 전등사를 찾아 발우공양과 명상 체험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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