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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재자의 나라에서나 있는 일focus iN

지난해 12월 한창 ‘헬조선’이 회자될 즈음 한 트위터 이용자는 ‘대한민국이 헬조선인 60가지 이유’를 자신의 트위터에 올렸다. ‘한국 아동 학업 스트레스…세계 최고 수준’‘한국 여성 사회참여 OECD 꼴찌’‘한국, 일자리 포기한 청년 비중 OECD 중 3위’등이 그 이유인데, 60가지는 방송 뉴스 화면을 갈무리한 것이다. 그는 이외에도 최저 수면시간, 가계 부채 증가율, 국가 부채 증가율, 산업 재해 사망, 교통사고 사망, 실업률 증가율, 사교육비 지출 등 20~30여 가지가 더 있는데, 동영상 보도를 찾기 어려워서 뺐다고 밝혔다. 이 네티즌이 올린 ‘이유’는 하루만에 5천명이 넘는 네티즌들이 퍼날랐다.

지난해 11월 14일 시위 중 경찰이 겨눈 물대포에 맞아 아스팔트에 쓰러진 후 의식불명 상태에서 9월 25이 끝내 숨을 거둔 백남기 농민의 사망 원인을 병사로 기록한 사망진단서와 검찰의 부검 영장 신청, 이 또한 한국사회가 헬조선인 이유에 당연히 포함될 것이다.

백남기 농민의 주치의 백선하 서울대병원 교수는 3일 기자회견에서 “고(故) 백남기씨 사망진단서는 일반적인 작성형태와 다른 것은 사실이지만 내용과 작성 경위 등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문제의 사망진단서의 적절성을 규명하기 위해 구성된 특별위원회의 이윤성 위원장은 “머리 손상이 질병에 의한 것이냐 외상에 의한 것이냐 사망의 종류를 파악하는 것이 진단서 작성 원칙이다. 백남기씨가 머리 손상으로 사망한 것은 물론 그 사이 기간이 300일 넘게 있었지만, 사망의 종류는 외인사였다고 본다”고 밝혔다. 같은 기자회견장에서 전혀 상반된 의견이 나온 것이다. 백 교수의 주장이 수정되지 않으면, 백남기 농민을 죽음에 이르게 한 1차적 원인인 직사 물대포 가격은 후순위로 밀리게 된다. 이는 경찰에 의학적인 면죄부를 주는 셈이다.

   
지난 9월 29일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린 ‘백남기 농민 사망 국가폭력 규탄 시국선언’ 발표 장면.

TV 화면으로 백남기 농민이 물대포에 맞아 쓰러진 장면을 무수히 보아온 국민들은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잘못된 의학이 시위대의 목숨을 앗아간 정부의 폭력행위를 두둔하는 어처구니없는 현실이 지금 벌어지고 있다. 도무지 상식이 통하지 않는 사회라는 점을 다시 확인한다. 죽음을 앞에 두고도 숙연해질 수 없는 사회가 되어버렸다.

지난 9월 29일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백남기 농민 사망 국가폭력 규탄 시국선언’이 발표됐다. 시국선언에는 3500여명의 인사들이 이름을 올렸는데, 조계종 사회노동위원장 혜용스님, 천주교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장 유흥식 주교, 김영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등 종교인들도 동참했다. ‘국민이 준 힘으로 더 이상 국민을 짓밟지 말라’는 제목의 선언문에서 참여자들은 “백남기 농민의 죽음은 공권력에 의한 명백한 타살”이라면서, 정부의 사죄, 특검 등을 철저한 수사와 책임자 처벌, 부검 시도 중단, 국가폭력의 종식과 물대포 추방을 요구했다.

지난해 11월 있었던 민중총궐기는 일자리 노동, 재벌 책임 강화, 민생 빈곤, 민주주의 등 11개 부문 22개의 요구사항을 내걸었다. 농업 부문에선 밥쌀 수입 저지와 환태평양 경제동반자 협정(TPP) 반대, 쌀 및 농산물 적정 가격 보장을 요구했는데, 농민으로 살아온 백씨는 농업 부문의 요구사항을 외쳤을 것이다. 죽음으로 돌려받아야 할 외침이 결코 아니었다. 정부는 백씨와 가족들에게 사과 한마디 없었다. 냉정하기 이를 데 없다. 국민의 생명을 지켜주지도 못했을 뿐 아니라 죽음에 이르게 된 원인조차 딴 데로 돌리려하고 있다. 시위 농민을 죽음으로 내몰고, 책임을 회피하고 왜곡하려는 행위는 독재자의 나라에서나 있는 일이다. 생명과 평화를 지키기 위한 불교계의 책임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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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햇살줍는아이 2016-10-04 13:05:07

    부끄러움을 모르는 승려들(無恥僧)이 종권을 잡고 있고,후안무취한 정권이 활보하는 세상입니다.
    한마디로 말세입니다.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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