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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대 학생총회, 2년 연속 성사…여론은 총장에게 책임을 원한다학생 1300명 이상 참석…‘총장 징계’ㆍ‘김건중 부당징계 철회’ 요구안 통과
   
▲ 1344명 중 찬성 1336명, 반대 3명, 기권 5명으로 총장 보광스님에 대한 징계 요구안이 통과됐다.

현재 이곳에 계신 인원은 총 1322명. 2016년 동국대 전체 학생총회가 성사 되었습니다.”

함성은 공간을 압도했다. ‘참을 만큼 참아왔다는 울분이 터져 나온 탓인지 총회 성사를 외친 안드레 총학생회장의 목소리는 다소 젖어있었다. 학생들은 박수로 답했다. 논문 표절 및 교비 횡령 의혹을 받고 있는 총장 보광스님에 대한 징계 요구안, 김건중 전 부총학생회장에 대한 부당징계 철회 요구안 등을 다룰 학생총회는 이렇게 시작됐다.

그 어느 때보다 성사여부에 많은 관심이 쏠리는 총회였다. 지난해 학생총회 이후 이사 총 사퇴라는 성과가 있었음에도, 논란의 당사자인 총장 보광스님이 굳건히 자리를 지켜 학내에 해도 안 되는구나라는 일종의 패배감이 형성됐기 때문이다.

그래서였을까? 올 한해 동국대의 온도는 지난해와 사뭇 달랐다. 목소리 높이던 학생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분노가 아닌 냉대로 일관했다. 대의기구인 총학생회로서는 애가 탈 노릇이었다.

무엇이든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인식이 무르익을 무렵, 바통을 물려주고 떠난 전임자들이 구원투수처럼 등장했다.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떠난 책임감, 김건중 전 부총학생회장이 무기정학 처분을 받은 것에 대한 분노 등이 이들을 움직였다.

   
▲ 최광백 전 총학생회장과 김건중 전 부총학생회장은 총회가 열리는 당일까지 3000배를 진행했다. 총 33000배다.

쓸 수 있는 게 몸밖에 없다는 전임자들은 실무에 바쁜 현직자들을 대신해 11개 단과대를 차례로 돌며 하루 3000배씩 총 33000배의 절을 올렸다. 몸을 굽히면 굽힐수록 학내문제에 대한 관심도 비례로 높아졌다. SNS에 올린 '절하는 영상', '학생총회 참여를 요청하는 게시물' 등에 공감을 표시하는 좋아요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차가웠던 학교에 다시 열기가 돌았다.

1011일 오후 530, 동국대학교 만해광장에서 열리는 학생총회 참석을 위해 학생들이 삼삼오오 모여들었다. 지난해와는 달리 참가자를 확인할 수 있는 학생명부가 없었다. 총학생회는 학교 측에서 김건중 전 부회장의 명부파기 등을 이유로 명부 제공 요청을 거절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명부 하나쯤 없다고 해서 총회를 못할 이유는 없다.

올해 등록인원이 아무리 많아도 13,000명을 넘지 않는 것은 분명하거든요. 총회 정족수가 10분의 1이니까 1300명만 넘으면 자동으로 성사됩니다. 1300명을 목표로 하고 있어요.”

총회 성사 여부에 관한 논란을 종식시키기 위해 목표치를 상향 조정한 안드레 총학생회장은 기자에게 정족수에 대한 설명을 하며 연신 마른 침을 삼켰다.

문과대, 사회과학대, 사범대, 이과대, 공과대, 법과대, 예술대, 바이오시스템 대학 등, 팻말이 적힌 곳을 따라 학생들이 자리를 채웠다. 특히 불교대 학생들 50여명이 학과 깃발을 들고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불교대 학생회는 지난해 조속한 총장선출등을 요구하며 사실상 보광스님 지지의 의사를 밝힌 전력이 있다.

이윤석 불교대학 학생회장은 참가 경위를 묻는 질문에 학생총회는 학생들의 대의를 반영하는 자리다. 안건에 대해 찬성을 하거나 반대를 하는 것은 모두 개인의 자유이지만 학내 구성원으로서 자리에 참석해야할 의무는 분명하다고 본다. 그런 설명으로 학우들의 참여를 독려해 이 자리에 왔다고 밝혔다.

   
▲ 학생총회를 진행 중인 안드레 총학생회장(오른쪽)과 조성우 부총학생회장.

저녁 710. 총회 참석 인원 취합결과에 대한 보고를 받은 안드레 회장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현재 인원 1322. 마이크를 쥔 안 회장의 선언과 대중의 박수로 총회는 문을 열었다.

교비횡령의혹 한태식 총장의 징계요구가 첫 안건으로 채택된 가운데, 총장에 대한 사법적 대응의 필요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법학과에 재학중인 신승민(13) 씨는 업무상 횡령은 사립학교법상 임용권자 직위해제의 사유가 된다. 총학생회가 징계 요구를 넘어 형사고소를 고민하고 있는 부분이 있는지 궁금하다고 질의했다.

이에 대해 안 회장은 고민을 안 해본 것은 아니다. 변호사 세분께 법적 검토를 받았는데 모두 횡령이라는 답변을 하셨다. 그러나 앞서 총장이 학생들을 고소해 문제가 벌어진 부분이 있지 않나. 만약 반대로 우리가 총장을 고소한다면 과연 대학사회가 어떻게 될까 걱정이 앞선다. 학교에 악영향을 미칠 것 같아 선택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안 회장은 다만 불교시민단체에서 보광스님을 업무방해로 고발한 부분이 있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앞서 교단자정센터는 912횡령죄 및 사립학교법 위반을 이유로 보광스님을 경찰에 고발했다고 밝힌 바 있다.

징계요구안에 대한 찬반을 묻는 거수투표가 이어졌다. 노란색 바탕에 찬성’, 빨간색 바탕에 반대가 적힌 종이를 오른손에 쥐고 의사를 표시하거나, 왼손을 들어 기권 의사를 표하는 방식으로 투표가 진행됐다. 인원 유동이 있는 가운데 총 인원은 되레 시작보다 늘어 있었다.

   
▲ 학생총회에 참석한 학생들이 찬반 거수 투표에 참여하고 있는 모습.

현재 1344명 중 찬성 1336, 반대 3, 기권 5명으로 한태식 총장에 대한 징계 요구안건이 통과되었음을 선포합니다

이사회에 교원징계위원회 요구’, ‘교육부에 총장 해임 요구등의 세부사항이 담긴 총장 징계 요구 안은 이렇게 학생들의 공적 지지를 증명 받았다바로 이어진 김건중 전 부총학생회장의 부당징계 철회의 건 역시 1327명의 찬성표를 받아 통과됐다.

이날 총회에서는 총 5개 안건 가운데 교비횡령 의혹 한태식 총장의 징계 요구’, ‘김건중 전 부총학생회장의 부당징계 철회운영위원회 구성을 통한 학교 행정 학생 참여 보장3개 안건이 통과됐다. 총장 후보자 추천위원회의 학생대표 비율 확대평생교육단과대 사업에 대한 학교 당국의 책임등 나머지 2개 안건은 정족수 미달로 통과되지 못했다.

총회가 끝난 뒤 학생들은 본관 앞으로 이동해 자유발언을 이어 갔다. 이들은 학교에 대한 경고의 의미를 담아 레드카드 스티커를 본관 앞에 붙이는 퍼포먼스를 벌이기도 했다.

한편, 동국대 경주캠퍼스도 이날 학생총회를 성사시켰다총학생회는 비슷한 안건을 내걸고 같은 날 학생총회를 개최한 경주캠퍼스도 정족수를 50명 넘긴 1570명의 참석으로 총회를 성사시켰다면서 양 캠퍼스가 한날 한시에 학생총회를 소집한 것도 모자라 이를 성사시킨 것은 개교 110년 역사 이래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 학생들은 학교에 대한 경고를 의미하는 레드카드 스티커를 본관 앞에 붙이는 퍼포먼스를 벌이기도 했다. 사진제공=동국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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