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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도라’ 실제상황 되면 "17만명 대피 불가능"한병섭 교수 핵안전포럼 세미나서 발표

후쿠시마 피해 현재도 진행형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폭발 사고의 피해는 6년이 가까워오는 지금도 진행형이다. 1월 1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한일 국제심포지움에 참석해 ‘핵사고 후 증가한 질병’을 발표한 후세 사치히코 전 군마현 공립병원 부원장에 따르면, 후쿠시마 주민들의 백내장은 2010년 대비 2011년 229%, 폐암은 172%, 뇌출혈은 253%, 식도암은 134%, 소장암은 277%, 대장암은 194%, 전립선암은 203% 증가했다. 2년이 흐른 2012년의 경우 뇌출혈은 2010년 대비 300%, 소장암은 40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후쿠시마 사고, 사산율‧유아사망률까지 급증’, 미디어오늘, 2017. 1. 18]

부산광역시 기장군 고리에 있는 고리원자력발전소에는 6기의 원자로가 가동 중이다. 1호기는 40년 전인 1977년 6월부터 전기공급을 시작했다. 고리 원전의 반경 20km 내에는 170만 명이 살고 있다. 만약 이곳에서 영화 ‘판도라’와 같은 원자로 폭발 사고가 발생할 경우 17만 명은 아예 대피조차 못하는 것으로 예측됐다.

   
영화 '판도라' 중 대피 장면.
고리원전 반경 10%는 대피 못해

한병섭 동국대 겸임교수(원자력공학 박사)는 2일 핵발전소안전대책포럼이 주최해 서울NPO지원센터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고리 원전 주변의 9400개 모든 도로의 교통량 분석자료을 바탕으로 원전 사고 발생 후 24시간 이내에 차량을 이용해 피난한다는 상황을 가상한 시뮬레이션 결과(고리 원전 가상 사고 시 주민대피 평가)를 발표했다.

한 교수는 이 시뮬레이션 결과 전체 인구의 50%는 2시간 내 대피, 90%는 24시간 내 대피가 가능하다고 보았다. 도로의 혼잡으로 인한 마비상태가 될 것이기 10%는 대피조차 못한다. 이 실험에서는 풍향을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에 바람이 불어오는 방향으로 피난 행렬이 몰릴 경우 미대피 비율은 훨씬 높아진다.

한 교수는 “원자력발전소 가동을 30년 이상 한 나라에서 대피경로 확보와 이에 따른 민방위 계획이 없는 곳은 우리나라가 유일하다”고 지적하고 “대피시간 단축을 위한 대피경로의 선정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김해창 경성대 교수(핵발전소안전대책포럼 공동대표)는 “단계적인 탈핵으로 가야 한다”면서 “운전 반경 30km 이내 곳곳에 지하대피 시설의 설치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영화 ‘판도라’처럼 폭발 가능성 있나?

이날 세미나에서 이정윤 원자력안전과 미래 대표(원전엔지니어)는 영화 ‘판도라’ 주요장면의 현실적인 가능성을 비교해 관심을 모았다.

이 대표는 영화와 달리 원자로 폭발 가능성에 대해 “우리나라 원전은 후쿠시마와 다른 설계이므로 F-10 전투기가 정면 충돌해도 폭발하지 않는다”고 보았다. 그렇다고 안심할 수는 없다 “문제는 격납용기 대비 건물 벽 두께가 3분의 1수준인 사용후핵연료 저장조는 수소제거장치도 없어 취약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 대표는 “설계상으로는 안전하지만 작동 오류의 가능성이 있고, 민감한 정보를 은폐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시민들이 참여하는 상시 감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이정윤 원자력안전과미래 대표(원전엔지니어)가 영화 ‘판도라’의 주요장면의 현실적인 가능성을 설명하고 있다.
국회에 ‘원전감시국’ 설치해 교차 감시해야

이원영 국토미래연구소장(수원대 교수)은 ‘원전/핵발전소의 위험을 감시하는 체제와 전략’을 통해 현행 행정부 산하의 원자력안전위원회로는 위험 감시의 신뢰성이 낮다고 진단했다. 스웨덴, 프랑스, 독일의 경우 행정부 외에도 의회와 사법부, 지방정부와 국제협력을 통한 감시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고 소개하고, 우리나라도 교차 감시체계를 도입해야 한다면서 국회에 원전감시국 설치, 지자체에 원전감시권을 부여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 교수는 또 한국수출입은행에서 발표한 1kwh당 발전 단가’를 인용, 2014년 원전 120원, 태양광 140원이던 것이 2020년이 되면 130원 대 80원으로 역전된다”면서 경제적인 이유에서 원자력발전소를 폐기할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이 교수는 원자력발전소 해체 시장규모는 50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이에 따라 원자력발전소 해체 인력을 양성하는 방향으로 국내 대학의 원자력 관련 학과를 운영해야 한다고 밝혔다. 원자력발전소를 해체한 경험이 있는 나라는 미국과 독일, 일본 등 3개국에 불과하다.

이 교수는 이날 독일의 원자력발전소 해체 연구소 방문 경험을 소개하며 “해체 설계, 구조물의 부피를 줄이는 제염, 절단 등이 핵심 공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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