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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학자가 들려주는 붓다의 가르침나카무라 하지메‧타나베 쇼유지, <붓다의 삶이 내게 가르쳐 준 것들>

   
나카무라 하지메·타나베 쇼우지 지음, 이미령 옮김, 솔바람, 298쪽, 15000원. 
나카무라 하지메(中村元) 전 동경대학 교수를 일본 불교학계의 거목으로 부르는 것은 마땅하다. 평생을 불교학 연구에 쏟아부었다. 그의 불교학 연구 성과와 논설은 43권에 이르는 전집으로 엮여 나왔다.

인생의 마지막에 다다를 때까지 그는 불교를 연구하고 알리는 일을 놓지 않았다. 최근 한글로 번역되어 증보판으로 나온 <붓다의 삶이 내게 가르쳐 준 것들>은 말년의 작업이다. NHK TV 대담 프로그램에 출연해 1년 동안 붓다의 생애와 가르침을 설했다. 나카무라 박사는 당시 그 프로그램의 프로듀서였던 타나베 쇼우지에게 대담 내용을 원고로 정리해줄 것을 요청했고, NHK출판사에서 책으로 펴냈다. 그 때가 1998년, 나카무라 박사가 세상을 떠나기 1년 전이었다.

역자(이미령 책칼럼니스트)는 불교학 연구의 대가가 말년에 붓다의 가르침의 핵심을 전한다는 점에 이끌렸다. “부처님의 나이보다 더 세상을 살아온 노학자는 어떤 눈으로 부처님을 바라볼까….”

나카무라 박사는 2500년 전 새로운 윤리사상이 요구되었던 상황에서 펼친 붓다의 가르침은 청정행이며, 오늘날에도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극도로 혼미하던 시절에 붓다는 그의 전 생애를 통해 집착을 떠나고 깨달음을 얻는 길로써 청정행(淸淨行)의 실천을 설해왔습니다. 그러한 붓다의 가르침은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 우리 스스로가 지녀야 할 마음가짐을 제시하고 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여야 청정행에 이를 수 있을까. 집착을 떠나라! 형성된 모든 것은 무상하고, 무상하므로 괴롭다. 모든 것에는 나라고 할 만한 것이 없다.[諸行無常 一切皆苦 諸法無我] 집착할 그 무엇이 없다는 것이다. 애초에 떠나야 할 집착이 없다!

노학자는 다시 설명한다. “번뇌나 아집의 극복에 전념하면 이기적인 자기에서 사욕을 벗어난[無私] 자기로 바뀌어 간다. 그때 공(空)의 경지가 실현되는 것이다. 자기정화는 붓다 시절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불교를 꿰뚫고 있는 수행의 기본 맥이다.”

공동저자로 이름을 올린 타나베 쇼우지는 불교를 현대문명의 폐해를 넘어서는 ‘문명의 전환’을 이끄는 가르침이라는 점에 주목한다. 이익과 권력 추구, 차별, 나아가 종교의 이기주의의 원인은 ‘내가 있다[有我]’는 착각에서 기인한다. 타나베는 붓다의 가르침에 바탕하여 가치관의 대전환을 역설하고 있다. “‘내가 있다’는 가치관으로부터 ‘내가 없다’는 가치관으로의 전환, ‘내가 있다’는 문명으로부터 ‘내가 없다’는 문명으로의 전환이 바로 그것입니다.”

나카무라에게 불교는 신앙임과 동시에 문명사적으로 새로운 문명의 가능성을 열어주는 빛이다. 이 책은 그 빛을 증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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