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이웃종교
우리 모두 파괴자가 되자매컬로이 주교의 명연설
  •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 승인 2017.02.26 09:31
  • 댓글 0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편집국  |  승인 2017.02.23  17:16:43 

 

(존 게링)

미국 샌디에이고 교구의 로버트 매컬로이 주교가 이번에 한 기층민중 활동가 대회에서 한 연설은 내가 가톨릭 지도자로부터 들은 가장 강력하고 시의적절한 연설이었다.

이 모임은 대중운동 세계대회 미국 모임으로 지난주 캘리포니아 모데스토에서 700명 가까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미국 주교회의 인간발전 캠페인국과 교황청의 통합적 인간발전 부서도 공동주최자로 참여했다.

매컬로이 주교의 연설은 그 자체로 주의 깊게 살펴볼 가치가 있다.

그는 지난해 봄에 프란치스코 교황으로부터 샌디에이고 교구장으로 임명된 뒤 곧바로 미국 가톨릭교회의 가장 존경받는 지적 지도자들 가운데 하나로 떠올랐다. 이민정책과 불평등, 백인 국가주의, 그리고 이슬람혐오증에 맞설 교회의 의무 등에 관한 날카로운 글과 연설을 통해서였다.

이번 모데스타 대회 중에, 뉴멕시코 주 라스크루시스 교구의 오스카 칸투 주교는 매컬로이 주교는 미국 주교단의 “두뇌”라고 농담 섞어 얘기했지만 정확한 말이다. 시카고 대교구의 블레이즈 수피치 추기경과 같은 “프란치스코 주교들”의 하나로서, 그는 미국 주교회의- 그간 대부분 동성애 혼인과 낙태 문제에 집중해 오던-가 더 폭넓은 가톨릭 사회교리와 가난, 불평등, 기후변화 같은 교황의 우선관심사에 더 관심을 기울이도록 밀어붙이는 전면에 나서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이주민, 난민, 사회안전망, 환경 등에 가하는 수많은 위협들에 관해 가톨릭 지도자들이 말하기를 꺼리고 있다고 여러 젊은 활동가들이 감동적 발언을 한 뒤, 매컬로이 주교가 무대에 올라섰다. 그는 그러한 지적들에 대해 완벽하고 철저하게 대답했다. 20분에 걸친 그의 연설은 제2차 바티칸공의회가 주장했던 바, 복음의 눈으로 본 “시대의 징표들”에 응답하는 한 모델이 될 만하다. 그는 가톨릭 사회교리를 세밀하게 인용하면서 진짜 정치적이면서도 절대 당파적이지 않은, 호소력 있는 주장을 폈다.

로버트 매컬로이 주교(오른쪽) (이미지 출처 = Commonweal)

그는 먼저 가톨릭신자들이 사회정의 행동주의에 오랫동안 앞장서 왔음을 상기시켰다. 이 자리에는 가톨릭신자가 아닌 이들도 많았다. 그는 프랑스와 벨기에, 이탈리아 등에서 있었던 가톨릭액션 노동자운동에서 요한 23세 교황의 회칙 “어머니와 교사”에서 세계 경제체제의 재구축 호소, 그리고 남미의 “관찰, 판단, 행동” 원칙들에 이르기까지 살폈다.

그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환경 회칙 “찬미받으소서”는 공식 발표되기 전부터 교회 안팎 보수파들에게서 비판을 받았지만 교황은 “주도 사회세력과 경제세력이 마치 흡연에 관한 의료 문제를 담배회사들이 숨기려고 수십 년간 해 왔던 것과 똑같은 방식으로 기후변화와 환경 침탈의 과학적 진실을 가리는 음모를 펴 왔음에도 그에 관한 문제를 뭉치로 제기하기를 겁내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다음과 같이 말을 이었다.

“여기에 변화와 정의의 사도들로서 우리가 배워야 할 교훈이 있다. 진실을 말하기를 절대 두려워 말라.”

그는 현재 산업계와 트럼프 행정부 아래에서 진짜 뉴스 대신 가짜 뉴스가 공공 여론을 파괴, 고립시키고 부정직한 형태로 규정하고 가리고 있어 사실을 사실대로 보는 것이 힘들다면서, “상황을 명확히 보기”를 강조했다.

그는 또한 가톨릭 사회교리의 전통은 “힘없는 자, 노동자, 노숙자, 굶는 자, 제대로 된 의료보험이 없는 자, 실업자를 정부와 사회가 강력히 보호해야 한다는 편을 내놓고 든다”면서, 이러한 입장들은 민주당이나 진보적 싱크탱크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교회의 가르침은 창세기에 근원이 있다. 창조는 하느님이 인류 모두에게 주신 선물이다. 따라서 이 가장 근본적 관점에서,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물질 자산이 보편적으로 가야 할 곳이 있다. 부는 공동 유산이며, 근본상으로 (가문에 따라) 상속이나 습득으로 얻는 권리가 아니다.”

그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불평등이 “사회적 악의 뿌리”라고 말할 때, 그리고 “(사람을) 죽이는 경제”라는 표현을 쓸 때 그것이 일종의 과장이거나 “연설식 표현”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면서, 참석자들에게 잠깐 즉석 묵상을 하자고 했다.

“의자에 등을 붙이고 앉으세요. 눈을 감고, 누군가 당신이 알고 지냈는데 우리나라 경제 때문에 죽은 이를 생각해 보세요. 한 노인이 병원에 갈 돈이 없거나 월세가 없어서 죽었습니다. 어떤 어머니나 아버지가 날마다 투잡, 쓰리잡 부업까지 하면서 (피로와 병으로) 죽어 가고 있어요. 아이들을 키울 수 없어서 진짜 죽어 가고 있는 것이지요. 자기에 맞는 일자리를 찾을 수 없는 세상에서 자기의 길을 찾을 수 없는 젊은이들이 있어요. 이들은 마약이나 깡패, 그리고 자살로 눈을 돌립니다. 이제 그런 이들을 위해 애도합시다. 그리고 그들의 이름을 부르세요. 온 세상이 이 경제가 사람을 죽이고 있음을 알게 하세요.”

연설이 여기에 이르렀을 때 참석자들은 다들 일어나 있었다. 하지만 매컬로이 주교는 이제 막 본격 발언을 시작했다.

도널드 트럼프를 풍자한 그림. (이미지 출처 = Pixabay)

"트럼프 대통령은 "파괴"(disruption, 분열, 혼란)의 후보였다. 그는 "파괴자"(disruptor)였다. 자 이제, 우리는 모두 파괴자가 되어야 한다. 우리는 불법체류자를 찾아 추방하기 위해, (불법이민 가정의) 아버지와 어머니를 자녀로부터 떼어 내려 시내로 군대를 보내려는 자들을 파괴해야만 한다. 우리는 난민이 아주 어려운 처지에 있는 우리 형제요 자매라고 보는 대신에 우리의 적이라고 묘사하는 자들을 파괴해야 한다. 우리는 우리가 이슬람인 남성, 여성, 아이들이 하느님의 자녀가 아니라 공포의 세력이라고 보도록 우리를 훈련시키려는 이들을 파괴해야 한다. 우리는 우리의 의료보험을 특히 가난한 이들의 의료보험을 강탈하려는 이들을 파괴해야 한다. 우리는 아이들의 입에서 식량 쿠폰과 영양제까지도 빼앗으려는 이들을 파괴해야 한다.

하지만 우리는, 신앙의 백성으로서,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들로서, 아브라함의 자녀로서, 예언자 무함마드를 따르는 이들로서, 어떤 종교에 속하거나 없는 이들로서, 우리는 단지 파괴자만 되어서는 안 된다. 우리는 재건자가 될 필요가 있다. 우리는 이 나라를 재건해서 인간의 존엄에 대한 봉사를 그 핵심 사명으로 삼고 우리 뒤의 국기가 내세우는 바가 우리의 유산이라고 주장할 필요가 있다. 즉 모든 남성과 여성, 아이는 이 나라에서 평등하며, 평등할 소명이 있다. 우리는 이 나라를 연대 속에 재건해야 한다. 즉 가톨릭의 사회적 가르침은 우리 모두가 한 하느님의 자녀이며, 어떤 열등한 신의 자녀라는 것은 전혀 없다는 생각을 연대라고 부른다."

연설이 끝나자 3분간 기립박수가 이어졌다. 나를 포함해, 눈물을 훔치는 이들도 있었다. 진보적 활동가들이 꽉 들어찬 모임, 그 일부는 가톨릭 교계제도가 트럼프의 증오적 정책에 맞서는 기민성이 없다고 대 놓고 개탄하는 자리에서, 지난 대선 이후 상황에 제대로 대응하는 가톨릭 지도자가 거의 없던 상황에서 매컬로이 주교의 연설은 공동선과 인간 존엄을 존중하는 데 뿌리를 둔 유대교-그리스도교 전통과 가톨릭 사회교리의 굳건한 근거를 들어, 뚜렷한 윤리적 기준을 밝혔다.

문제는 이제 얼마나 많은 주교들이 나서서 같은 일을 할 것인가이다.

 (샌디에이고의 한 노조 신문은 그의 연설문 전문을 실었다. 매컬로이 주교는 연설에서 최저임금 15달러(약 1만 8000원)제를 주장했다. “노동이 하느님과 함께 하는 공동 창조라면, 그 가치가 한 시간에 15달러는 된다고 생각하지 않을까요.”)

기사 원문: https://www.commonwealmagazine.org/disrupting-donald

반론ㆍ정정ㆍ추후 보도를 청구하실 분은 이메일(budgate@daum.net)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불교포커스'에서 생산한 저작물은 누구나 복사할 수 있으며, '정보공유라이센스 2.0: 영리금지 개작금지'에 따릅니다. 정보공유라이센스

불교포커스 기사를 후원해주세요
  •            
후원하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