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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과 함께 살았던 여성들의 삶과 깨달음전재성 빠알리성전협회장 <테리가타> 출간
전재성 한국빠알리성전협회 회장.

“당시 사회문화 현상과 여성의 인간적 고뇌 담겨있어”

부처님과 함께 살았던 스님들은 자신들의 일상의 삶과 깨달음의 즐거움을 읊었다. 그 시들은 팔리어로 남겨져 테라가타(장로게경), 테리가타(장로니게경)으로 전해지고 있다. 엮어진 시기는 아쇼왕 재위 때인 기원전 3세기인 것으로 여겨진다.

테라가타와 테리가타의 저자들은 비구 260명, 비구니 101명이며, 그들이 남긴 게송은 1813수에 이른다. 2백자 원고지 1만매 분량을 전재성 팔리성전협회 회장이 번역하고 역주를 달아 펴냈다.

두 경전의 번역본 출간에 즈음해  지난 28일 서울 인사동의 한 음식점에서 기자들과 만난 전 회장은 “불멸의 작품들”이라고 말했다. 깨달음의 순간과 전승을 위한 기록을 남긴 것도 그렇거니와 고대의 인도의 사회문화의 모습을 알 수 있는 보배이기 때문이다.

독일의 경우 이 두 경전을 니까야보다 먼저 번역했다. 전 회장은 그 이유를 “제자들과 당시 사회문화적 실태를 먼저 알아야 부처님의 온전한 모습과 가르침을 이해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였다”고 말했다.

“인도의 고전 가운데 여성의 언행을 다루고 있는 것으로는 <테리가타>가 최초의 작품입니다. 여성의 개인의 운명을 통합하여 시가의 형태로 집대성한 작품이자, 인류역사에서 본격적인 서정시의 도래를 알리는 최초의 여류시인들의 작품이기도 합니다. 거기에는 고대인도의 성속을 둘러싼 놀랍고 다채로운 사회문화 현상과 여성으로서의 인간적인 고뇌가 반영되어 있습니다.”

전재성 역주 테라가타, 테리가타. 한국빠알리성전협회 펴냄, 각 1309쪽 7만원, 597쪽 4만원.

일찍이 기원전 3세기경 그리스의 역사학자이자 외교관인 메가스테네스는 <인도지 India>에 “인도에는 놀라운 사실이 있다. 거기에는 여성철학자들이 있어 남성철학자들과 겨루어 난해한 것을 당당하게 논의한다”는 기록을 남겼다. 여성철학자는 비구니를 가리키는데, 당시 승단에서 출가자들이 남녀 가릴 것 없이 수행에 대해 자유롭게 논의했다는 알려주고 있다.

전 회장은 이어 “거룩한 경지와 궁극의 깨달음을 얻기 위한 치열한 구도의 열정을 궁극적인 앎의 선언으로 대체하면서, 여인만이 겪어야 하는 특수한 고통에 대한 감내와 여성적 삶의 진솔함과 수행적 삶의 아름다움 그리고 초월적 삶의 심오성을 보여주는 경전”이라고 설명했다.

전 회장은 “<테리가타>에는 대부분 자신의 궁극적인 앎의 성취의 상당부분은 감각적 쾌락의 욕망의 재난과 여인만이 겪어야 했던 특수한 고통을 더욱 보편적인 인간의 고통으로 일반화하여 형상화함으로써 드러내고 있다”면서 쑤메다 장로니의 오도송을 소개했다.

시작도 알 수 없는 때부터의
눈물과 젖과 피, 윤회를 새기십시오.
뭇삶들이 윤회하면서
쌓아온 해골들을 새겨보십시오.[496]

매일 매일 삼백 개의 창으로
새롭게 몸이 찔리고,
백 년 동안 살해되더라도,
괴로움이 종식된다면, 그것이 더 낫습니다.[472]

테리가타의 역해본까지 한글로 번역해 출판한 것은 세계 최초의 일이다. 불교문헌 연구와 보급에서 한국불교계가 이룩한 중요한 업적으로 기록될만하다. 한국불교에 뿌리깊게 자리잡은 여성에 대한 편견을 바로잡는 문헌적 근거로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혜능스님이 깨달음에는 남북(南北)이 다르지 않다고 했듯이 성별의 차이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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