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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려대회로 조계종 개혁해도 좋지 않겠나”[인터뷰] 조계종 전국선원수좌회 장로선림위원장 적명스님

“지금 종회나 총무원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의지가 보이지 않습니다. 최악의 경우에는 예전처럼 승려대회를 해서, 1000명, 2000명이 모여 조계종단을 한번 개혁해도 좋지 않겠는가 합니다.”

조계종 전국선원수좌회 장로선림위원장이라는 직책보다 ‘봉암사 수좌’라는 수식을 더 좋아하는 적명스님은 강건했다. 자승 총무원장 체제로 대변되는 현 조계종 수뇌부에 대해 “(스스로 변화하거나 개혁할) 가망성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조계종 전국선원수좌회 장로선림위원장 적명스님. 불교포커스 자료사진.

“변화 의지 안 보여…승려대회 열어 개혁해도 좋지 않겠나”

적명스님은 승려대회를 언급했다. “지난 종회에서 직선제가 이월된 마당에 보다 책임 있는 의사표현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는 질문에 스님은 “(수좌회를) 책임지는 이들과도 이야기를 했고 여러 원로스님한테도 의견을 수용한 것으로 아는데 정 안되면 옛날에 승려대회라는 것이 있었다”면서 “지금 종회나 총무원에 있는 사람들에게서 전혀 (변화의) 의지가 보이지 않으니 최악의 경우 승려대회를 열어 조계종을 한번 개혁해도 좋지 않겠는가 싶다”고 말했다.

근원적 해결은 ‘수행’

스님은 수좌들에게도 죽비를 내렸다. 칼날 같은 수행가풍이 성성했다면 종단의 여러 적폐는 진즉 해결되었을 것이라는 일갈이다. 스님은 “우리 잘못이 크다. 수좌가 수좌다웠다면, 정말 제대로 잘 해서 스님들뿐만 아니라 신도들까지 귀의하고 신뢰하고 그래서 존경받는 상황이 연출되었다면 소위 외호집단이라 할 수 있는 총무원이나 종회가 어떻게 잘못을 일삼을 수 있었겠는가”라며 “우리 탓인 줄 알고 수좌들이 수좌답게 수행자답게 행동하는데 근원적 해결지점이 있음을 알아야 한다”고 했다.

스님은 “지금의 종단 문제는 기본적으로 우리 스스로가 만들어 낸 문제다. 책임을 느끼고 수행에 더 중심을 두는 방향으로 애를 써야 한다”면서 “다만 그것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현실 문제가 있다고 생각되면 현실문제 해결을 위해 (승려대회와 같은) 행동으로 참여해야 되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이다”고 덧붙였다.

해종언론?…비판 하나 받아들일 수 없는 집단이 문제

스님은 <불교포커스>와 <불교닷컴>에 대한 종단 권력층의 언론탄압에 대해서도 쓴 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언론 탄압에 관해) 더러 들은 것 같은데 (종단이) 그런 것 하나 받아들일 수 없는 집단이라면 그것이 곧 문제”라고 지적한 스님은 “설사 도가 지나치다 싶은 상황이 있더라도, 비판하는 내용 가운데 사실이 100분의 1이라도 있으면 그 부분은 고맙게 생각하고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스님과의 인터뷰는 4월 6일과 13일 총 두 번에 걸쳐 전화로 진행했다. 아래는 일문일답.

Q. 수좌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직선제 추진을 촉구했는데 이번 종회에서 이월되고 말았습니다.

A. 지금 종단 상황을 아는 사람들은 그것(직선제 통과)이 가망성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요. 아 그것이 가능하고 그것이 의결되는 종단이라면 여러 사람들이 걱정하고 염려할 필요가 없는 것이지요.

Q. 수좌회는 성명서 이후 구체적인 계획을 발표한 바가 없습니다. 일회성으로 종단에 하고 싶은 이야기를 전한 것인지, 아니면 어떤 확고한 변화에 대한 의지를 관철시키겠다는 것인지 고개가 갸웃거려집니다.

A. (수좌회를) 책임지는 이들과도 이야기를 했고 여러 원로스님한테도 의견을 수용한 것으로 아는데 정 안되면 옛날에 승려대회라는 것이 있었지요. 최악의 경우에는 예전처럼 승려대회를 해서, 1000명, 2000명이 모여 조계종단을 한번 개혁해도 좋지 않겠는가 합니다.

직선제는 사회에서 기본인데 종단에서 그렇게 하지 않는다는 것은 너무 뒤쳐져 있는 일 아닌가요. 그래서 정 안되면 조계사에서 승려대회라도 해서 직선제를 관철시키도록 해야 한다 저는 그렇게 강조하고 있지요.

Q. 스님의 지금 말씀처럼 수좌회도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고 보십니까?

A. 대부분 그렇게 하겠다고는 하는데, 나는 그것이 그냥 기본 상식이고 모두가 다 공감하리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반대하는 이도 있고요. 그렇다고 해도 아마 절대 다수가 바라는 바가 아니겠습니까. 수좌회가 주축이 되어가지고 강원이나 비구승들은 물론, 비구니들에게도 동참을 고하고 또 잘못된 것을 시정해야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의견을 결집해서 조계사에서 예전의 전통이기도 하니 승려대회를 한 번 열어라. 그렇게 바른 방향으로 나가도록 수좌회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해야 되지 않겠나 하죠.

Q. 직접 여쭙기 외람되지만 지금 스님께서 보는 종단의 현실은 어떻습니까?

A. 정상적인 방법으로 종회라든지 총무원이 받아들이고 바른 방향으로 나갈 상황이 아니니까 옛날에도 있었던 물리적인 방법 말고는 방법이 없지 않겠나 하는 생각을 하기에 이른 거예요. 정상적으로 안되면 예외적 방법이라도 써서 종단을 바로 잡아야 되지 않겠는가, 나만의 생각이 아니고 수좌회나 그 외에 상식 있는 종단의 많은 대중들이 그런 생각을 공감한다고 봅니다.

Q. 스님 불교포커스가 해종언론이라는 말은 들어보셨습니까?

A. 그렇게 되고 있다는 이야기는 더러 들은 것 같아요. 그런(종단에 대한 비판)것 하나 받아들일 수 없는 집단이라면 그것이 문제인 것이지요. 만약 비판을 하는데 잘못된 것이 있다면 여러 대응 방법이 있잖아요. 만일 근거 없는 비방이라면 법적 대응도 가능하고, 그렇게 대응하는 것은 모르지만…. 그리고 설사 도가 지나치다 싶은 상황이 있더라도 비판하는 내용의 100분의 1이라도 사실이 있다면 그 부분은 고맙게 생각하고 받아들이고 하는 자세가 필요하겠지요. 

과거 정화운동이 일어났던 것도 부처님 근본 뜻에 어긋난다 싶어서 일어났던 것이고, 승려대회가 두, 세 번 일어나 종단형태를 바꾸었던 것도 그렇게 뭔가 극한 상황까지 내려가면 새로운 시도가 일어나고 변화가 일어나게 되어 있거든요. 이번 상황도 결국 그렇게까지 몰리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을 하게 돼요.

Q. 승려대회라는 초법적 생각까지 해야 할 정도로 종단이 위중하다 이렇게 판단하고 계시는데, 종단 문제의 가장 큰 원인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A. 조계종은 선종이고 선종이라고 하면 수행이 기본이지요. 수행이 기본이면 그 중심이 수좌들인데 수좌들이 수좌답지 못하게 수행자로서 철저하게 갖추지 못한 점, 그래서 주변에서 불신을 사고 있다는 점. 나는 이것이 가장 근본적인 문제라고 이해를 하고 있어요. 종단 현실을 이야기 할 때 흔히 종단을 운영하는 총무원 사람들의 탓이라고만 이야기하는데 내가 보기에는 그렇지 않아요. 기본적인 책임은 수좌들한테 있다는 생각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정말 조계종의 수행 승단이고 수행의 중심이 수좌회라면 수좌가 중심적인 역할을 계속 하고 있어야 되지 않겠습니까? 그렇지 못한 이유는 우리들한테 있습니다. 우리가 정화 이후에 정말 철저한 승가 본연의 자세로서 자리를 지켜왔다고 하면, 우선 가까이 있는 스님들부터 ‘아이고 수좌스님들 의견인데’라며 따랐을 것입니다. 정말 제대로 잘 해서 스님들뿐만 아니라 신도들까지 귀의하고 신뢰하고 그래서 존경받는 상황이 연출되었다면 소위 외호집단이라 할 수 있는 총무원이나 종회가 어떻게 잘못을 일삼을 수 있었겠습니까. 우리 탓인 줄 알고 수좌들이 수좌답게 수행자답게 행동하는데 근원적 해결지점이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수행풍토가 바로잡히지 않은 원인은 뿌리가 깊습니다. 정화부터 이야기해야 합니다. 이조 말 한국의 대처불교는 이조 500년 동안 핍박받은 상황에 스스로 부패하고 자기 정립이 안 되어서 나타난 퇴폐적 현상으로 봐야 합니다.

Q. 일본에서 대처불교가 나왔던 것과 같은 사례로 이해할 수 없다는 말씀이신가요?

A. 일본불교는 사상적으로 대승적 차원에서 적극적 해석을 통해 ‘불교가 결혼하지 않는 것만으로 가능한 것인가. 그렇지 않다’고 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지요. 우리는 이조말엽 드러나지 않는 대처 상황에 이른 것으로, 타락과 부패에 의한 것이지요. 500년간 압박받는 상황에서 이렇다 할 인재들이 모두 불교를 외면했고 점점 경제적으로도 위축되다 보니 왜곡되기도 했고…. 조금 능력 있어서 마누라 먹여 살리고 아이 키울 능력 있는 이들이 다 대처를 했어요. 그러니 일제 강점기에 와서 대처불교를 해도 아무 저항 없이 받아들여졌어요. 지금까지 해오던 것과 합치되니까. 그러니 내가 보기에는 부패와 타락에 의한 속화현상이에요.

그러다 정화를 했지요. 정화를 하고 비구승들이 종단을 장악했잖아요. 비구승들이 종단을 장악했을 때 모여서 그랬다 하거든. ‘어느 절은 그 스님 고향 아니요, 그러니까 스님이 주지 맡아 하시오’,  ‘어느 절은 스님 본사가 있는 절이 아니요, 그러니까 스님이 주지 하시오’ 이런 식으로 하면서 정화 주체들이 주지만 했어요? 종회의원 총무원도 다 맡아서 하고…. 정진에만 몰입하던 수좌들이 정화를 통해 갑자기 종단을 맡아 다 나가게 되었어요.

이것이 무엇을 이야기하느냐 하면, 정화를 통해 대처승을 몰아내는 데는 성공했지만 그전에 핍박 속에서 열심히 정진해 오던 그 수좌들 중심세력이 한꺼번에 흩어져 버렸다는 거예요. 그래서 이 정진 열기라고 할까 살아있는 수행 풍토라는 것이 정화를 통해서 사라져 버렸어요.

대중적 정진 열기를 제대로 일으켜 세우지 못한 뒤 오늘에 이르고 있다고 생각을 해요. 그래서 내가 수좌들에게 근본책임은 우리한테 있으니 정말 열심히 정진하고, 말 안 해도 옆에 사람이 ‘수행하는 사람이구나’ 느끼고 존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겁니다. ‘종단의 어지러운 모습은 우리가 진정한 수행자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감동을 주지 못한 데 있음을 느껴야 한다’, ‘종단 현실을 개혁하고자 하면 수좌들은 열심히 정진하는 수밖에 없다’ 내 그런 이야기를 해요.

Q. 일각에서는 스님의 말씀과 비슷한 이유로 수좌회를 꼬집기도 합니다. 자기들 수행이나 잘 점검하지 사판승들 하는 일에 또 나서느냐 비판하는 사람들도 있는데요?

A. 기본적으로는 우리 자신이 만들어낸 문제에 대해서 책임을 느끼고 수행에 더 중점을 두고 노력하고 그렇게 애를 써야 합니다. 다만 그것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현실 문제가 있다고 생각되면 현실문제 해결을 위해 (승려대회와 같은) 행동으로 참여해야 되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입니다.

13일 오후. 출타한 스님과 길이 엇갈렸다. 봉암사를 코앞에 두고 발길을 돌려야 했다.

적명스님 인터뷰 뒷이야기

야심차게 추진했던 적명스님과의 대면 인터뷰는 결국 결렬됐다. 앞서 스님은 6일 긴 통화 끝에 “8일 이후 언제든 봉암사로 한번 찾아오라” 했지만, 수행도량 봉암사는 전화로 약속을 잡기 어려운 곳. 통화가 어려운 환경 탓에 약속 없이 무작정 내려간 게 화근이었다. 13일 오후. 출타한 스님과 길이 엇갈렸다. 봉암사를 코앞에 두고 발길을 돌려야 했다.

산문 밖으로 발을 내딘 스님과의 통화는 수월했다. 스님은 이날 역시 종단 수뇌부를 향한 통렬한 비판과 수좌들을 향한 뜨끔한 질책을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대면 인터뷰는 고사했다. 사찰로 찾아오라는 것이 인터뷰를 하겠다는 뜻은 아니었다고 스님은 밝혔다. 계신 곳으로 지금 찾아가 뵙겠다고 했으나 스님은 극구 고사했다.

전화를 통해 하신 말씀만이라도 기사를 통해 밝히는 것이 어떻겠냐고 스님을 설득했다. 그조차 마다하던 스님이 갑자기 “이렇게 (기사가) 나가는 게 한국불교 전체를 위하는 일이라고 생각하는가”라고 툭 물었다. 질책조가 아닌 질문조로 돌아온 말씀에 부득불 봉암사까지 찾아온 이유가 그와 같다고 조심스레 답하자 스님은 “정 그렇다면 하고 싶은 대로 하시라”며 마지못한 듯 허락했다. 스님과의 인터뷰 기사는 이렇게 나왔다.

취재=신희권, 정리=김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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