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종단
선원수좌회, '전국승려대회' 개최 결의

“전국승려대회의 개최를 박수로 결의 하겠습니다.”

전국 2000명의 수좌를 대표해 모인 스님들이 일제히 손뼉을 쳤다. 종단 적폐를 더 이상 묵과하지 않겠다는 엄중한 선언이 대구 서봉사를 울렸다.

하안거 해제 사흘만인 9일 오후, 조계종 전국선원수좌회(대표 의정스님)가 대구 서봉사 대중공양간에서 긴급회의를 열었다. 윤달이 있어 일부 사찰이 해제를 하지 않았음에도 수좌회 대표 의정스님과 의장 월암스님, 장로선림위원 지환스님, 명진스님, 수도암 선원장 원인스님, 백담사 선원장 대전스님 등 중진 수좌 60여명이 회의에 참석했다.

개최 전부터 이목 끈 회의, 두드러진 방해 움직임

이번 회의는 개최 전부터 교계의 이목을 끌었다. 조계종 적폐청산을 촉구하는 두 차례의 촛불집회에 수백 명의 인원이 운집하면서, 안거 해제 후 수좌회의 움직임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그래서였을까. 회의를 방해하는 움직임이 유독 두드러졌다. 일부 교구본사는 수좌스님들에게 불참을 종용하는 압력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서봉사에 일찍 도착한 강설스님은 “몇몇 본사 주지들이 수좌들에게 일일이 전화해 회의에 참석하지 말 것을 요구했다. 회의 참석 인원이 적을 수도 있다”고 걱정했으나, 60명이 넘는 인원이 회의장을 가득 메우면서 우려는 기우에 그쳤다.

회의 장소를 대구 서봉사로 선정한 것 또한 제9교구본사 동화사와 대구불교회관 등에서 수좌회의 대관 요청을 거부했기 때문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해 명진스님은 “조계종 총무원에서 압력을 행사해 동화사에서 회의를 하지 못했다. 이는 총무원의 갑질 아닌가”라며 분개했다.

회의 당일, 호법부 관계자들이 서봉사 주변에 모습을 드러냈다. 하루 전, 스님들 사이에 “호법부 관계자들이 동화사에 집결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회자된 터라, 사중에 팽팽한 긴장감이 흘렀다. 수좌회는 회의 현장에 나타난 호법부 관계자에게 ‘퇴장’을 요구했다. 사회를 맡은 수좌회 사무처장 인선스님이 “지금 조계종 총무원이나 호법부에서 염탐이나 감찰을 목적으로 온 분들이 있는 것 같은데 그런 분들은 나가달라”고 공지하자, 주변이 조용해진 가운데 한 스님이 머쓱한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걸어 나갔다.

조계종 전국선원수좌회는 9일 오후 대구 서봉사에서 긴급 회의를 열고, 한국불교 적폐청산을 위한 전국승려대회를 개최하기로 결의했다.

안건으로 올라온 '전국승려대회'

오후 2시 30분, 수좌회 대표 의정스님이 인사말로 회의의 포문을 열었다. “여러분이 느끼시는 대로 종단은 나락에 떨어진 상황이다. 도저히 그냥 있을 수 없어 이 자리를 마련했다”고 밝힌 스님은 “청정승가를 위해 온 힘을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회의에는 ‘총무원장 직선제 및 적폐 청산을 위한 전국승려대회의 건’, ‘은처승, 도박승, 폭력승, 매관매직승, 금권선거 척결 등 청정승가 구현의 건’, ‘수좌 노후복지와 안정된 수행환경 조성에 관한 건’ 등이 안건으로 상정됐다. 수좌회는 ‘전국승려대회의 건’과 ‘청정승가 구현의 건’을 하나의 안건으로 묶어 회의를 진행했다.

장로선림위원 지환스님.

"오늘날 한국불교, 더 이상 불교 아니다"

장로선림위원 지환스님은 “변질될 때로 왜곡된 오늘날의 한국불교는 더 이상 불교가 아니”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스님은 “94년 개혁 이후 ‘묵은 도둑 몰아내고 새 도둑 들였다’는 말이 나왔는데 적중했다고 본다. 개혁이 오히려 기득권이 장기집권 할 수 있는 콘크리트 벽을 만드는 계기가 됐다”면서 “지금의 한국불교는 불교가 아니다. 이권질서에도 상식적인 질서가 있는데 이건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제도적 개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스님은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제도적 청산을 통한 인적청산이다. 인적청산만을 내세워서는 충돌이 너무 심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한 뒤 “부처님 교단다운 불교가 되기 위해서는 역사적 교훈을 되새겨야 한다. 제도개혁에 초점을 맞춰 새 불교 운동에 앞장서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이번이 마지막 기회"

수좌회의 초대로 회의에 참석한 명진스님은 절집 안에서조차 돈이 최우선 가치로 전락한 현실을 개탄했다. 스님은 “옛날에는 선방에서 수행하는 스님들이 곧 사찰의 주인이었다”며 “우리가 처음 중이 됐을 때만해도 선방에서 주지를 불러다 참회를 받고 경책도 하고 했다. 지금은 사판이 중심이 되어 수좌들이 사판에 휘둘리는 주객이 전도된 꼴이 됐다”고 고개를 저었다.

명진스님은 ‘이번 기회가 마지막’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오늘 대단히 어려운 걸음을 하신 것으로 안다. 본사 주지를 통해 참석을 막고 또 호법부 스님들이 출동해 사찰에 나선다는 이야기를 들어 ‘한 2~30명 모일까’ 예상했는데 생각보다 많은 스님들이 모여 깜짝 놀랐다”고 밝히느 스님은 “이번 기회를 놓친다면 미래는 없을 것이라는 우려가 든다. 내일 열리는 촛불법회에 수좌회 의장 월암스님께서 법문을 하시는 것으로 아는데 아무쪼록 수좌스님들이 많이 참석하시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4년 전처럼 할 거면 안하느니만 못하다" 

이후 ‘승려대회 개최 안’을 놓고 회의 참석자들의 발언이 이어졌다. “승려대회를 개최한다면 적극 참여 하겠다”는 지지선언과 더불어 “(자승 총무원장 재임을 반대하던) 4년 전처럼 할 거면 안하느니만 못하다. 확실히 해야한다”는 따끔한 지적도 나왔다. 수좌회는 지난 2013년, 자승스님이 총무원장 재임에 도전할 당시 ‘재임반대’를 외치며 단식 투쟁에 나섰으나 중간에 돌연 활동을 중단해 대중들의 실망감을 자아낸 바 있다.

이 같은 지적에 수좌회 의장 월암스님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확실한 활동을)하기 위해 오늘 이 자리를 마련했다”고 밝힌 스님은 “회의 취지에 모두 공감하는 만큼 전국승려대회 개최를 할 수 있도록 공감을 모아달라”고 말했다.

월암스님은 “사실 승려대회라는 것은 천명 이상이 되어서 초법적인 기능을 가지는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가 눈 푸른 납자로서 얼마나 모이는가와 상관없이 목숨을 던질 각오로 승려대회를 결의하고 행동으로 옮길 수 있다면 종단은 결단코 바뀔 것”이라며 “대중 스님 여러분. 총무원장 직선제와 적폐청산, 그리고 청정승가 구현을 위해서 우리 전국승려대회 개최안건에 대해 결의해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참가자들은 만장의 박수로 ‘전국승려대회 개최’를 최종 결의했다.

만장일치 박수로 '승려대회' 결의…공식 기자회견 예고

스님의 발언이 끝난 뒤 잠시 침묵이 이어졌다. “그럼 박수로 결의하겠다”는 스님의 선언에 참가자들은 만장의 박수로 ‘전국승려대회 개최’를 최종 결의했다.

수좌회는 매주 목요일마다 ‘조계종 적폐청산’ 촛불법회를 펼치고 있는 청정승가 연석회의 등과 논의 후 구체적인 승려대회 일정을 잡아갈 계획이다. 월암스님은 “오늘은 수좌회에서 승려대회를 열겠다는 결정을 한 것일 뿐 구체적인 내용은 청정승가 연석회의 등과 논의를 진행해야 한다. 구체적인 계획을 세운뒤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내용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론ㆍ정정ㆍ추후 보도를 청구하실 분은 이메일(budgate@daum.net)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불교포커스'에서 생산한 저작물은 누구나 복사할 수 있으며, '정보공유라이센스 2.0: 영리금지 개작금지'에 따릅니다. 정보공유라이센스

김정현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불교포커스 기사를 후원해주세요
  •            
후원하기
기사 댓글 10
전체보기
  • 묘적심 2017-08-13 14:01:15

    저는 불자이지만 조계종의 그동안의 행적에 많은 실망감을 감출 수가 없었지요.
    부처님의 가르침을 왜곡시켜 신도들을 이용하고 잘못된 길로 인도하는 무리들은 반드시 지옥에 떨어질 겁니다.
    하지만 또한 훌륭하신 스님들도 많이 계시지요.
    부처님시대에 부처님의 말씀을 안듣는 비구들때문에 부처님이 잠시 떠나가시자 대중들이 그들에게 보시와 시주를 하지 않음으로써
    항의를 표시하였고 그들은 뉘우치게 되었죠.
    한국불교의 맥을 제대로 이을 수 있도록,
    재가자들을 바른 길로 인도할 수 있도록, 해 주세요~   삭제

    • 적폐들이 2017-08-11 01:19:41

      짖어대는게 꼭 마구니 똘망이구나
      불쌍타 어리석은 중생,,,,,,

      난 불교방송 스님법문듣고있어
      넘 행복하당()()()
      법고대통 청춘토크 우리도 부처님같이 등등   삭제

      • 명진이 2017-08-10 22:57:06

        같은 애들
        아직도 저러고 다니냐   삭제

        • ㅇㅇㅇ 2017-08-10 21:55:14

          드디어 움직이셨네요. 이번이 마지막기회같습니다. 응원합니다.   삭제

          • 감사합니다2 2017-08-10 12:45:11

            수좌회는 매주 목요일마다 ‘조계종 적폐청산’ 촛불법회를 펼치고 있는 청정승가 연석회의 등과 논의 후 구체적인 승려대회 일정을 잡아갈 계획이다. 월암스님은 “오늘은 수좌회에서 승려대회를 열겠다는 결정을 한 것일 뿐 구체적인 내용은 청정승가 연석회의 등과 논의를 진행해야 한다. 구체적인 계획을 세운뒤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내용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삭제

            • 희한한 집단 2017-08-10 10:59:06

              맹진 같은 적폐가 자슥 적폐를 물러가라 하는 구나 햐 ~
              신밧드에 애들 불러냈때 세상이 다 지것인양 했을텐데,,
              젊고 깨끗한 스님들이 나서서 적폐청산을 애기해야 국민들도 불자들도 공감하지.

              지금의 한국불교는 자승이 총무원장 될때,, 한국불교를 위해 뭐 하나 한거 없는 권승을 종단의 수장으로 만든
              수 많은 조계종 기득권과 그걸 보면서도 침묵했던 다수 대중들의 공업이다.   삭제

              • 자승반대직선제실현 2017-08-10 10:46:35

                수좌스님들은 한국불교의 마지막 희망 입니다.
                무너져 가는 한국불교를 구해주십시요.   삭제

                • 감사합니다~^^ 2017-08-10 08:37:24

                  감사합니다~^^
                  불자로서 너무 부끄러웠는데 희망이 보이고 용기가 생깁니다   삭제

                  • 희망이 보입니다. 2017-08-10 08:06:22

                    “승려대회라는 것은 천명 이상이 되어서 초법적인 기능을 가지는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가 눈 푸른 납자로서 얼마나 모이는가와 상관없이 목숨을 던질 각오로 승려대회를 결의하고 행동으로 옮길 수 있다면 종단은 결단코 바뀔 것”... 한국불교에 희망이 보입니다. 감사드립니다.   삭제

                    • 호법신장 2017-08-10 05:20:49

                      눈푸른 납자들의 서슬퍼런 선기와 온화한 자비미소 기대합니다
                      밥벌레소리듣는 한량이 아니라
                      갖지 아니라였으나 온 우주를 품은
                      당신들이길 기원합니다   삭제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