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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종교인 과세, 종교 재정 투명성 확보의 단초
  • 배병태 종교자유정책연구원 사무처장
  • 승인 2017.08.14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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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병태 종교자유정책연구원 사무처장.

종교인 과세에 대한 국민의 지지도가 상당히 높다. 지난 5월 조사된 리서치뷰 결과에 따르면 18년도 1월부터 예정대로 시행해야 한다는 의견이 83% 이었다. 반면 2년 유예하자는 의견은 13%에 그쳤다. 앞서 2012년 2월 종교자유정책연구원(이하 종자연)이 외부 여론조사기관에 의뢰한 조사한 결과, 당시 성직자들에게 세금을 부과하는 하는 것에 대해 64.9%가 찬성, 19.5%가 반대했다. 만 5년이 지난 지금, 종교인 과세에 대한 국민적 지지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종교인 과세가 국민의 지지를 갈수록 많이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경제적인 이유, 정치적인 이유도 있을 수 있겠지만, 국민 대다수가 국민이라면 누구나 공평하게 세금을 내야 한다는 상식에 공감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종교인 과세, 그 논란의 흐름

이처럼 공평과세라는 조세정책을 종교인 과세를 통해 실현하려는 시도는 다양하게 있어 왔지만, 저항도 만만치 않았다. 1968년 이낙선 초대 국세청장이 성직자에게도 갑종근로소득세를 부과하겠다고 표명한 이후 부침을 거듭해 왔다.

주목할 사건 하나는 2006년 '종교비판자유실현시민연대'가 국세청장에 대하여 직무유기 및 직권남용으로 검찰에 고발한 것이다. 법적으로 납세 의무가 있는 종교인이 세금을 내지 않았는데도 국세청장이 이에 대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취지이다. 당시 검찰은 종교인에 대한 과세의무가 명문화 돼 있지 않고, 건국이후 성직자에게 세금을 물리지 않은 관행 등에 비춰 비과세를 국세청장의 고의적 직무태만으로 볼 수 없다고 무혐의 처리했다.

2012년 3월에 이르러 당시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이 “종교인에 대해 과세를 하지 않는 것은 국민개세주의 관점에서 특별한 예외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힘으로써 종교인 과세 논의에 다시 한 번 물꼬를 트게 된다.

2013년 8월 기획재정부는 종교인과세를 포함한 2013년 세법개정안을 발표하며 국회에 제출했다. 그러나 일부 국회의원들은 이를 그냥 두지 않았다. 당시 국회 기획재정위원장이었던 정희수 새누리당 의원은 "종교인들의 소득은 우리가 세금을 내고 난 뒤 남은 돈으로 헌금한 것"이라며 이중과세 주장을 펴기도 했다.

이러한 말도 안 되는 억지 주장과 일부 종교계의 볼멘소리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국민들의 종교인 과세 여론은 높아져 왔다. 그 결과가 2015년 12월, 종교인과세 2년 유예를 조건으로 한 소득세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한다. 상식에 기반을 둔 공평과세에 대한 국민적 요구가 정치권을 움직인 결과였다.

성경 외면하며 조세저항, 그 이유는?

그러나 여전히 종교인 과세를 반대하는 일부 종교계가 남아있고, 이들의 영향력 때문에 국회의원들이 부화뇌동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모두가 알다시피 종교인 과세를 가장 강력하게 저항하는 곳은 보수 개신교계다.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을 내게 한다는 원칙 자체가 문제되는 것이 아니라면 개신교를 비롯한 종교와 세금은 서로의 가치 충돌의 여지가 없다. 이미 예수 당시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 하느님의 것은 하느님께 바쳐라"고 했다. 성경 말씀을 목숨처럼 소중히 여기는 개신교계의 분위기를 볼 때,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 하느님의 것은 하느님께"라는 의미를 모를 리 없을 텐데, 성경의 말씀을 외면하면서까지 이렇게 조세저항으로 맞서는 까닭은 무엇일까?

일부 보수 개신교계의 주장처럼 종교인 과세에 따른 준비 부족, 세무당국과의 마찰, 국가의 종교 개입 등도 이유가 될 것이다. 하지만 그간의 여러 가지 정황들을 살펴보면 다른 이유가 있을 수 있다는 추측도 가능하다. 기업인, 정치인과 검은 돈을 매개로 한 불법 커넥션이 종교인 과세로 인해 세상에 드러나는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라는 추측이다. 오히려 이것이 조세저항의 본질적인 이유가 될는지 모른다.

정재계와 종교의 불법 커넥션 문제

단일교회로는 세계 최대라는 여의도 순복음교회의 2011년 예산이 1200억 원이라고 당시 언론에 보도된 바 있다. 반면 강남의 최대 사찰인 봉은사는 2016년도 총수입이 309억 원 정도이고, 대한불교조계종 중앙종무기관의 2017년도 예산은 701억 원 수준이다. 단일교회인 여의도 순복음교회의 한해 예산만도 불교계 최대 종단의 중앙종무예산의 두 배에 이른다.

개신교계의 자금흐름의 규모가 타 종단에 비해 상상을 초월한다는 예상이 가능한 대목이다. 엄청난 규모의 개신교계 자금 속에는 그 규모에 비례하는 검은 돈의 액수도 상당할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실제로 2015년 교회에 비밀의 방까지 만들었던 한 기업인은 탈세, 돈세탁에 교회를 이용하여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바 있으며, 내로라하는 대형 교회의 이름대면 알만한 성직자의 횡령이나 비자금 조성 사실은 이미 가십거리가 된지 오래다. 뿐만 아니라, 교회가 정치인의 돈세탁 장소가 되고 있다는 소문도 낯설지 않다.

20년도 더 된 일이지만, 94년 불교개혁의 방아쇠 역할을 했던 사건도 당시 상무대 이전 공사 대금의 일부가 동화사 대불 건립비로 시주되고, 시주된 대불 건립비 80억 원 중 40억 원이 다시 정치자금으로 당시 여권 고위층에 전달되었다는 주장이었다. 금액 규모의 차이일 뿐 교회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사진은 지난 5월 31일 종교ㆍ시민사회 단체들이 김진표 의원 집무실 앞을 방문해 종교인 과세 유예 반대 기자회견을 벌인 모습. 불교포커스 자료사진.

국회의원 25人, 종교권력 이용해 정치 욕심 채우나

2015년 12월 국회를 통과한 소득세법 개정안과 관련하여, 2년 유예된 종교인 과세가 2018년 1월 1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그런데 5개월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서 김진표 의원이 주도한 종교인과세 유예법안이 지난 8월 9일 국회에 발의되었다. 당초 김진표 의원을 포함하여 28명이 이름을 올렸으나 논란이 계속되자 3명의 의원이 발의를 철회했다. 이제 남은 국회의원은 25명이다.

정말 오랜 기간을 사회적 논의를 통해 합의한 종교인 과세 시행을 또 다시 뒤집으려는 시도는 용납될 수 없다. 도대체 어느 나라 국회의원인가? 종교인 과세 유예법안에 이름을 올린 국회의원은 자신들이 종교단체와 검은 돈의 거래를 했다는 것을 자인하거나 종교권력을 이용하여 자신의 정치적 욕심을 채우려는 것으로 밖에 볼 수 없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

종교인 과세 예외는 우리 사회의 적폐

아직 늦지 않았다. 하루 빨리 법안을 철회하고, 종교인 과세 시행에 나서야 한다. 예정된 종교인 과세를 늦출 것이 아니라, 되레 종교단체의 투명한 운영을 법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종교법인법’을 제정을 논의하는 등 발전적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국민들은 종교인에 대한 과세 예외가 더 이상 함께 할 수 없는 우리 사회의 적폐가 되었음을 확인시켜 주고 있다. 종교인 과세는 곧 국민의 명령이다. 만약 종교인 과세 유예 법안이 성숙한 민주사회로의 이행에 걸림돌이 된다면 이에 대한 역사적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당장 국회의원을 다시 할 수 있을 지부터 고민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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