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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자연과 조화로운 삶, 세상과 함께하는 삶광주전남불교환경연대 이해모 운영위원장

영화 제목처럼, 꼭 한 번 만나고 싶었다. 스치는 인연이 아니라 오랜 시간 마주 앉아 대화를 나누고 싶은 마음이었다. 부처님 일을 한지 벌써 십 몇 년이 지났지만 진지하게 눈빛을 교환하지는 못했었다. 거리에서, 법회에서, 행사에서 눈인사를 나눈 정도였을 뿐이다.

그런데 기회가 찾아왔다. 남도에서 불교NGO 단체를 만들어 왕성하게 활동한다는 이야기가 끊임없이 들려왔다. 그를 아는 사람들은 열정과 헌신, 신심과 원력을 하나같이 칭찬했다. 그래서 무작정 남쪽으로 달렸다.

광주시내 조그만 사무실. ‘광주전남불교환경연대’라는 간판이 사무실 보다 더 커 보였다. 약속시간보다 일찍 도착해 전화를 했더니 부리나케 달려왔다. 멀리서 봐도 가까이서 봐도 웃는 얼굴이 참 아름답다.

광주전남불교환경연대(이하 환경연대) 이해모 운영위원장. 광주전남 불교가 살아 숨 쉬게 하는 사람이다.

이해모 광주전남불교환경연대 운영위원장.

‘신화’가 될 광주전남불교환경연대

환경연대 사무실에 걸려 있는 ‘불교환경운동의 지향점’이 눈에 들어왔다.

△‘생명평화’의 운동이어야 합니다. △미래세대를 포함한 모든 인간이 정상적인 조건에서 살아갈 권리를 보장하는 ‘인권’운동이어야 합니다. △인간이 중심이 아니라 생태계의 모든 구성원의 동등한 가치를 인정하는 ‘공생’운동이어야 합니다. △궁극적으로 불교환경운동은 부처님의 가르침대로 사는 ‘해탈’의 운동이어야 합니다.

‘불교환경운동’의 다른 이름이라고 할 수 있는 수경 스님이 내려준 ‘지침’이라고 했다. 환경연대는 수경 스님의 당부대로 움직이고 있었다. 여느 불교NGO에서도 보지 못한 활동력으로 광주를 들썩이게 하고 있는 것이다.

환경연대에서 현재 진행되고 있는 프로그램만 10가지가 넘었다. 환경법회 및 빈그릇운동 캠페인을 비롯해 광주전남지역 시민사회단체활동가 자비의쌀나누기, 초록세상 대중공양, 어린이생태학교 등 헤아릴 수 없다.

“환경연대는 모든 사업에 회차를 붙입니다. 하나하나의 사업을 한번 시작하면 최소 10년 이상 아니 지속적으로 진행해 가고자 회의조차도 회차를 붙여요. 현재 이사회의(50차), 운영위회의(25차), 광주전남지역 시민사회단체활동가 자비의쌀나누기(10회), 망월동구묘역 작은음악회 및 주먹밥나누기(10회), 보리수아래 BOOK콘서트(2회), 광주시민과 함께하는 연꽃등만들기(8회), 보리수아래(38회), 생태문화기행(60회), 대중공양(16회), 엄마밥상(6회), 엄마들을 위한 자따마따 1박2일(3회), 자따마따 1박2일(29회), 어린이생태학교(23회), 청소년리더쉽캠프(4회), 청소년자전거캠프(3회), 청소년지리산마음캠프(6회), 선재역사문화탐방(8회), 소식지 발간(56회) 등 모든 사업에 이렇게 회차를 붙여가고 있습니다.”

회차에서 지속성과 연속성이 느껴졌다. 반짝하다 사라지는 수많은 불교NGO와는 확실히 다르다.

환경연대가 이렇게 사업을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이유는 회원 조직이 튼튼하기 때문이다. 어린이청소년 회원이 200여명, 일반회원은 400여명에 이른다. 모두 회비를 내는 사람들이다. 일반적인 단체들이, 아니 불교신도 분포도 그렇지만, ‘새싹’이 약한 역피라미드 구조의 회원을 가지고 있는 것에 비해 환경연대는 전세대의 참여가 두드러지는 항아리형 구조다. 환경연대에서 기획하고 진행하는 사업들이 번성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었다.

“환경연대는 회원활동가 양성을 중심에 두고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현재 약 600여명이 회비를 내며 참여하고 있는데, 회원들이 부처님 가르침을 기반으로 해서 주체적이고 자발적인 활동을 통해 자신과 세상의 주인으로서 올곧게 역할을 해나가는데 중점을 두고 있어요. 그리고 개인의 수행 못지않게 사회적인 참여에 관심을 두고 ‘상구보리하화중생(上求菩提下化衆生)’의 뜻을 지금 사는 이곳에서 실현해가고자 정진하고 있습니다.

환경연대는 내년이 창립 10주년입니다. 창립 10년을 앞두고 보다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활동의 틀을 만들고자 지난 3월부터 논의를 거쳐 6월 말부터 <어린이청소년공동체 나무숲> 센터 건립불사의 원을 세워서 모연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환경연대의 보금자리라고 할 수 있죠. 약 5억원을 목표로 회원들의 마음을 모으고 있는데, 현재 1억원이 넘는 금액이 약정이 되었습니다. 향후 3년 내에 나무숲 센터를 건립해 사무실, 전문 교육장, 어린이청소년도서관 등 불교NGO센터 기능과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주인이 되는 그런 공간을 만들기 위해 전심전력 마음을 모으고 있습니다.

108만원씩 300구좌를 모집하고 있으며, 내년 창립 10주년 기념음악회, 모금을 위한 전시회, 그리고 저금통 분양을 통해서 회원들이 벽돌 한 장 땅 한 평을 함께 마련한다면 전국에서 처음 있는 불교NGO활동의 거점을 마련하는 의미있는 불사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사람의 마음을 녹이는 이해모 위원장의 미소 속에서 단단한 결심과 원력이 느껴졌다. 원고에 다 담아내지 못할 정도로 열심인 이 위원장은 어떻게 부처님과 인연을 맺었을까? 근본적 물음으로 화제를 돌렸다.

부처님께 ‘홀린’ 청년

“원래 집안에 종교가 없었어요. 화순에서 고등학교를 마치고 광주에서 삼수를 하던 때에 우연히 광주 시내 충장로 원각사 앞을 지나게 되었는데 게시판에 걸린 청년회 법회 안내 문구를 보고 그 다음날 곧바로 법회에 참석한 것이 인연이 되었습니다. 그때가 1988년 8월초였는데, 그 당시 원각사 청년회 법회 참석인원이 130명 내외였습니다. 조그만 법당이 가득 찰 정도였어요.

그때부터 무언가에 홀린 듯 푹 빠져서 모든 법회나 행사에 빠지지 않고 참여했고, 두 달 만인 그해 10월에 순천 송광사에서 현재 방장이신 보성 큰스님께 ‘本然(본연)’이라는 법명을 받았습니다. 이후 대학에 들어가서 ‘당연하게’ 대불련 활동을 하게 되었어요. 원각사 청년회를 통해서 불교와의 인연이 만들어졌다면, 대불련 활동을 통해 불교의 사회적 역할을 고민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 위원장은 당시 선덕사 주지 행법 스님과의 인연으로 사찰 종무소에서 일을 하였고, 1993년부터 스님과 함께 2박 3일간의 어린이수행학교와 어린이 유적답사단을 만들어 프로그램을 이끌었다. 어린이 프로그램을 보다 적극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레크레이션 교육과 전문상담 교육을 받았고, 광주불교어린이지도자회 활동을 하면서 어린이포교에 더욱 관심을 갖게 되었다.

“활동이 계속 이어져 여러 사찰에서 어린이 프로그램을 진행했고 여러 단체의 다양한 활동에 참여했어요. 2003년에는 지역의 불교활동가들과 원을 세워 ‘평화실천광주전남불교연대’를 창립하고 곧바로 사무국장 소임을 맡았습니다. 광주지역에서 불교의 사회적 역할을 담보하는 단체가 하나밖에 없었기 때문에 일을 시작하니 해야 할 일이 봇물처럼 터졌습니다. 하하.”

이 위원장은 그 후 오랫동안 불교계 활동을 해온 활동가 세 명과 의기투합해 2008년 1월초 불교NGO단체를 만들기로 뜻을 모았다. 수많은 어려움과 난관을 극복하고 마침내 그해 4월 19일 광주 무각사에서 200여명의 대중들이 동참한 가운데 환경연대 창립대회를 열었다.

“2008년부터 지금까지 9년 넘게 활동해 오면서 단 하루도 환경연대를 생각하지 않는 날이 없었습니다. 40대 저의 전부를 걸다시피 하면서 활동을 이어왔어요. 창립 때부터 집행위원장 소임을 맡았고, 이후 조직체계가 바뀌면서 지금은 운영위원장을 맡고 있습니다.

환경연대는 부처님 가르침에 입각해 활동을 하되, 불교라는 틀에 갇히는 것을 늘 경계해 왔습니다. 무엇보다 부처님 가르침을 우리 이웃과 세상에 어떻게 전하며, 불자들뿐만 아니라 이웃 종교인들도 함께 공감하고 공명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를 지난하게 고민해 왔습니다.

이제 조직이 안정되면서 처음 서원했던 것들을 하나하나 실천하는 것 같아 함께 해 주시는 법일 스님과 시각 스님, 무등 스님, 행법 스님과 효진 스님을 비롯한 스님들과 회원님들께 너무 감사한 마음입니다.”

환경연대는 ‘자연과 조화로운 삶, 세상과 함께하는 삶’을 지향한다. 자연과 조화되는 삶을 위해 정진하고, 세상과 함께하는 삶을 살아가는 것이 부처님 연기법에 부합하기 때문이다.

“불교를 통해 제 삶이 새롭게 바뀌었습니다. 상구보리, 자신을 닦아가는 일과 하화중생, 이웃과 세상을 보듬은 일은 결국 둘이 아님을 많이 느끼고 있습니다. 상구보리가 곧 하화중생이며, 하화중생이 곧 상구보리임을 알게 됐습니다.

지금껏 그래왔듯이 앞으로도 흔들림 없이 불교의 사회적 역할과 참여를 위해 고민하고 실천해가는 일에 제 전부를 걸고 싶습니다. 환경연대는 이 뜻을 실현해가는 복전(福田)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위원장의 작은 바람은 곧 큰 물결이 될 것으로 보인다. 몇 시간 동안 그의 말을 들어보니 더 그런 확신을 갖게 됐다. 광주전남불교와 이 위원장의 의지가 우리 사회 곳곳으로 전해지기를 기대해 본다.

위 내용은 불교잡지 <맑은소리 맑은나라> 8월호에 게재된 것입니다. <맑은소리 맑은나라>의 동의를 얻어 불교포커스에도 게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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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혜의 2017-09-12 05:23:52

    어려운 지역여건에서도 열심히 활동하시는 님에게 갈채를 보냅니다.
    갱상도 보리뭉둥이 출신인 저는 전라도에서 불교세가 후퇴하면서 한국불교가 부패의 나락으로 떨어졌다고
    보는 사람인데,전라도에서 불교가 흥성해서 바른 불교가 행해지는 밑걸음이 되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한국불교에서는 그동안 깨달음만 강조하고 바른행동을 가르치지 않아 스님들과 신도들은 막행막식합니다.
    님의 단체에서는 정의를 가르치고 바른행동을 가르치고 행하여 한국불교 재건의 마중물이 되어주셨으면 조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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