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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대회 연설_허태곤 참여불교재가연대 상임대표

숨이 끊어지는 날까지 보현행을…

지금으로부터 70년전 청담, 성철, 자운, 보문, 우봉스님 등 명안종사들이 “부처님 법대로 살자”, “출가수행자의 본분으로 돌아가자”며 봉암사결사를 시작하였습니다. 그리고 15년 후 왜색불교 청산과 자주적 교단 설립, 청정 승풍 회복이라는 시대적 과제를 안고 통합종단이 출범하였습니다.

통합종단 출범 이후 우리 종단은 불교의 내적 발전과 성장, 종단의 자주화 확보라는 과제를 실현하는 지난한 과정을 거쳤습니다. 특히 1994년에 이르러 사회적 흐름에 조응하고, 종단의 민주화와 자주화, 정법종단을 세우기 위해서 사부대중이 함께 서의현체제를 몰아내고 종단개혁을 이루어냈습니다.

지금 한국불교는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1994년 종단개혁 이후 지속되었던 한국불교의 성장 시대는 끝났습니다. 이미 한국불교는 쇠퇴기에 접어든지 오래되었습니다. 승가공동체는 해체되어 스님들은 각자도생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종단의 빈익빈부익부 현상은 심화되고 있습니다. 농산어촌에서는 사찰이 폐사되고 있습니다. 출가자는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습니다. 300만 불자가 이탈하였습니다. 민족종교로서의 불교에 대한 국민의 믿음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수년간 종단에 자정과 쇄신을 통해 적폐 청산을 요구하여 왔습니다. 사회적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책임을 다하길 간절히 요청하였습니다. 그 어느 때보다 절실히 한국불교를 살리기 위해, 조계종단을 살리기 위해 사찰에서, 신행생활 곳곳에서 노력했습니다. 

그러나 종단은 이러한 요구에 침묵하였습니다. 종도는 안중에도 없었습니다. 오직 자파의 이해를 위해 당동벌이의 패거리문화를 확산하고, 권력 유지와 재창출에만 진력하였습니다. 입법, 사법, 행정의 삼권분립이 형해화한 지 오래되었습니다. 중앙종회는 집행부의 거수기 역할로 전락하였고, 호계원은 비판세력 찍어내기에 동원되고 있습니다. 총무원은 관료제화되었습니다. 비판하는 스님들에게는 징계한다고 협박하고, 주요 인사들에 대해서는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고 있다고 합니다. 종권이 전제정치, 공포정치에 의지해 서있는 것입니다. 
총무원장을 비롯한 이들은 답해야 합니다. 지금 무엇을 근거로 권력을 행사하고 있는 지를 우선 부처님 전에, 그 다음에는 종도들에게 답해야 합니다. 그러나 1994년 종단개혁에 의해 형성된 종헌 종법을 무력화하고 종권을 사사화한 총무원장과 집행부는 무엇에도 답할 수 없을 것입니다. 답할 수 없다면, 깊이 참회하고 그 자리에서 물러나야 합니다. 아니라면 지금이라도 청정승가를 구현할 수 있는 길에 나서야 합니다. 

범불교도대회에 참석하신 불자 여러분! 
우리 불자들은 위기의 한국불교를 살리기 위해, 사회로부터 한국불교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켜켜이 쌓여있는 적폐를 청산하는 일에 동참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불자와 국민들의 신뢰를 다시는 회복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한국불교에는 더 이상의 기회와 희망은 없을 것입니다.

그럼 오늘 이 자리에 우리가 간절히 염원하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요? 
종단이 종헌 종법을 준수하면서, 종도와 시민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상식적이고 공정하게 종단을 운영하라는 것입니다. 종단이 종도들의 요구를 경청하고, 종도들의 뜻을 받들라는 것입니다. 이를 좀 더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 우리 종단의 출범의 기본정신인 ‘정화운동’의 정신을 지키고, 청정비구 종단으로서의 정체성을 지키자는 것입니다.
둘째, 오로지 종권 유지에 급급한 제왕적인 총무원장 1인 중심의 체제를 해체하여 종도들의 주인인 종단의 실질적인 종단 민주화를 이루자는 것입니다.
셋째, 금권선거, 이권 정치를 양산하고 있는 종단의 선거제도를 직선제로 바꾸어 종도들이 참여할 수 있는 길을 만들고, 불법선거를 한 스님에 대해 엄중한 법집행을 통해 종단의 자정기능이 살아 있음을 보이고자 하는 것입니다.
넷째, 총무원장은 선거 개입을 즉각 중단하라는 것입니다. 총무원장은 종단의 대표자로서 공정하게 선거를 관리할 책임이 있습니다. 하지만 지난 8년간 총무원장은 종단의 주요 인사 선출에 개입해왔습니다. 이번 총무원장 선거도 총무원장이 특정 스님을 후보자로 추대하기 위해 실질적으로 이끌고 있다고 합니다. 종헌 종법을 수호하고 지켜야 할 총무원장이 이를 무시하고, 선거에 개입하여 오직 종권 재창출에만 매달리고 있는 것을 반증하는 것입니다. 또 종단의 대표자가 선거제도를 무력화하고, 종헌 종법을 파괴하는 행위입니다.
마지막으로 승려의 수행생활을 전적으로 종단이 보장하고, 재정의 공유화와 종도들의 참여를 통한 실질적 대중공사의 구현, 사부대중에 의해 운영되고 유지되는 투명한 종단, 사회적 책임과 실천이 일상의 수행과 삶에서 이루어지는 사부대중공동체를 구현으로 나아가자고 염원하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부처님의 법을 지키고 실천하겠다고 다짐하였습니다. 한국불교와 불자들을 위해 그 의무와 책임을 다해야 합니다. 우리의 숨이 끊어지는 날까지 보현행의 길을 가야 합니다.

이미 적폐청산을 위한 출재가자의 운동이 시작되었습니다. 이 운동이 처음도 좋고 중간도 좋고 끝도 좋은 조계종단, 나아가 한국불교를 새롭게 하기 위한 운동으로 전환되기를 간절히 염원합니다. 또한 출가자는 주인이고, 재가자는 객체 또는 대상이 되는 운동이어서는 미래가 없습니다. 출가자만이 아닌 출가자와 재가자가 함께 하는 사부대중운동이어야 합니다.

다시 한 번 오늘 범불교도대회에 함께 모이신 출재가 불자님들께 경의를 표하며, 다함께 적폐 청산과 새로운 한국불교를 세우기 위한 길에 함께 하실 것을 요청합니다. 역사는 오늘 이 자리를 기억하고 기록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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