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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국민에게 드리는 글

불교의 적폐가 한국사회 대표적인 적폐입니다

“적폐를 청산하자!” “박근혜를 구속하라!” 지난 겨울 광화문광장을 가득 메웠던 열기가 채 사그라들기 전, 종로 보신각에서는 다시 촛불이 타올랐습니다. 인천의 사표라 불리던 스님들이 음행과 폭행, 도박과 은처, 금권선거와 언론탄압 등의 각종 불법과 비리의 온상이 되어버린 것을 바라보면서 우리는 불교의 적폐청산 없이 한국사회의 적폐청산이 불가능함을 깨달았습니다.
무소유와 소욕지족을 실천하는 스님보다 정부예산을 잘 받아오는 스님이 더 능력 있다고 추앙받는 풍토가 된 지 오래입니다. 정부나 국회를 상대로 압력집단처럼 군림하면서 단월의 시주보다 관람객의 주머니를 더 욕심낸 지 오래입니다. 용맹정진하는 스님들이 뒷전으로 밀리고 승가공동체가 무너져 각자도생이 난무한 지 오래입니다. 지도층 스님들이 별 고민이 없이 범계를 행하고 범인보다 더 탐욕을 추구한 지 오래입니다.

한국불교를 아끼고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자승 총무원장의 비리를 폭로하려다 총무원 지하에 끌려가서 집단폭행을 당하고 아직까지 회복하지 못해서 정신병원을 전전하는 스님이 있습니다. 불교에서는 사람 하나가 우주입니다. 사람 하나를 망가뜨릴 수 있는 집단은 세상을 망가뜨릴 수 있습니다.
부지불식간에 한국불교 깊숙이 드리운 이 어두운 탐욕의 그림자를 거두어내지 않는다면 한국불교의 미래는 없습니다. 1,700년 동안 우리 민족의 전통문화를 일구어온 자부심도 먼 과거의 영화로 치부되고, 부처님의 나라 인도에서 불교가 쇠퇴했듯이 결국 한국불교는 박물관에서나 볼 수 있는 박제화된 종교로 남게 될 것입니다.

한국불교를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한국불교는 불자들만의 것이 아닙니다. 스님들만의 소유물은 더더욱 아닙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이 온 인류를 욕심과 어리석음과 분노로부터 구제하는 보편적 진리이듯이, 사찰과 한국불교는 국민 여러분 모두에게 휴식이자 위안이 되는 공공재입니다.
사회가 혼탁할 때 종교는 죽비를 들었습니다. 하지만 근래에는 출세간이 세간을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세간이 출세간을 걱정하는 상황이 되어버렸습니다. 절에 높은 담장을 두르고 그 안에 사는 사람들만의 행복을 꿈꾸는 시대착오적인 착각에 빠진 것이 한국불교의 현실입니다.
이제 국민 여러분이 죽비를 들어주십시오. 공사도 구분 못하고 비선에게 정권을 넘겼던 몽매함을 수천 만 개의 촛불로 쫓아내버렸듯이 한국불교를 탐욕의 구렁텅이로 몰아넣고도 아직 자신의 죄업을 가늠하지도 못하고 있는 우매한 자들의 어깨죽지를 사정없이 내리 쳐주십시오.
그 동안 불교 내부의 자정 노력은 눈물겨울 만큼 처절했습니다. 용주사 신도들은 은처자 의혹이 짙은 주지와 만 2년 동안 싸우고 있습니다. 동국대학생들은 논문 표절 의혹이 짙은 총장에 맞서 50일 동안 단식을 했습니다. 잘못을 잘못이라고 보도한 언론사 두 곳은 오늘까지 682일째 해종의 딱지를 붙여서 고사시키려 하고 있습니다.

국민 여러분의 관심과 애정이 필요합니다.
이제 강고한 종단권력에 맞서 싸워왔던 이들에게 안심을 돌려줄 때입니다. “이게 나라냐!”라고 외치며 시작된 촛불집회가 결국 상식이 통하는 사회를 만들었듯이, 소중한 불교적 가치들을 공염불로 만들어버리고 승가사회를 탐욕과 각자도생의 집단으로 전락시킨 자승 총무원장은 이제 퇴진해야 합니다.
부처의 스승은 중생이라고 합니다. 불교를 바로잡으려는 중생들의 절규를 듣고 성찰하기는커녕 이를 매도하며 권력의 유지에만 집착하는 종단은 불치병에 걸린 환자와 같습니다. 이제 썩은 환부를 도려내고 종단을 살릴 자는 국민 여러분밖에 없습니다.
오늘 범불교도대회는 바로 그 적폐를 청산하고 청정승가를 구현하는 출발점입입니다. 위기는 연대와 참여가 있는 한 늘 기회로 전환합니다. 총무원장 직선제를 실시하고 재정과 수행을 분리하여 투명하게 운영하고 출가에서 다비까지 스님들의 안정적인 수행생활을 보장한다면, 청정승가 구현의 꿈은 가능한 현실로 다가올 것입니다. 자승 총무원장이 퇴진하고, 종단의 온갖 적폐를 청산하고 사찰과 이 땅이 부처님의 올바른 가르침과 보살의 향기로 만연한 그날까지 자비로운 분노와 불퇴전의 의지로 국민 여러분께서 함께 하여 주실 것을 간곡히 요청드립니다.

불기 2561(2017)년 9월 14일
조계종 적폐청산과 종단개혁을 위한 범불교도대회 참가 사부대중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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