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사회
참사 3년 5개월…“은화야, 다윤아 이제야 너희를 보낸다”세월호 미수습자 조은화, 허다윤 양 이별식
노란리본이 묶인 철창 뒤로 인양된 세월호가 보인다. 불교포커스 자료사진.

세월호 인양 후 4개월 만에 유해를 수습한 단원고 조은화ㆍ허다윤 양이 전남 목포신항을 떠났다. 참사가 발생한 지 3년 5개월 만이다.

23일 아침 목포에서 출발한 조은화ㆍ허다윤 양의 유골은 이날 오후 1시 경 서울대학병원에 도착했다. 유가족들은 오후 2시 30분부터 이틀간 서울시청 별관 8층 다목적홀에서 이별식을 진행할 계획이다.

아직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한 미수습자들이 있어 정식 장례식은 열지 않기로 했다. 인양한 세월호 선체에서는 미 수습자 9명 가운데 단원고 남현철ㆍ박영인 군, 양승진 교사, 권재근ㆍ혁규 부자 등 5명의 유해 수색작업이 진행 중이다.

이별식이 끝난 뒤 25일 오전 단원고에 들러 작별을 고하고 세월호 희생자들이 잠든 평택 서호 공원에 유골을 안치할 예정이다.

세월호 인양 후 수개월간 목포 신항에서 밤을 지새온 은화 엄마, 다윤이 엄마는 “5월 10일에 은화가, 14일에 다윤이가 돌아왔다. 많은 분들이 기도해주신 덕분에 은화와 다윤이를 찾을 수 있었지만, 여전히 다섯 분은 수습이 되지 못하고 있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는 은화와 다윤이를 평온히 보내야 할 때라는 어려운 판단을 내렸다. 은화와 다윤이의 마지막 가는 길이, 어떤 절차나 형식에도 구애받지 않는 소박하고 평온한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무엇보다 저희들이 괴로웠던 것은, 아직 수습되지 못한 다섯 분 가족들의 고통이다. 누구보다도 그 처절함을 경험했기에 나머지 미수습자 가족들을 남겨두고 떠난다는 것이 큰 죄를 짓는 것 같고 가슴이 찢어진다”면서 “그동안 세월호 인양과 미수습자의 온전한 수습을 위해 함께하셨던 모든 분들에게, 마지막 한 사람의 미수습자 수습을 위해서도 끝까지 기도해주시기를 부탁드린다. 저희 역시 끝까지 기도하며 함께하겠다”고 당부했다.

아래는 두 엄마가 시민들에게 전하는 공개편지 전문.

은화와 다윤이를 이제는 평온한 곳으로 보내려고 합니다.

2014년 4월 16일 세월호참사 이후 진도체육관에서, 팽목항에서, 목포신항에서……. 세월호참사의 진상 규명과 세월호 인양, 미수습자의 온전한 수습을 위하여 함께 기도해주셨던 모든 분들에게 전합니다. 이제 저희는 은화와 다윤이를 목포신항의 차디찬 냉동고에서 평온한 곳으로 떠나보내려고 합니다.

5월 10일에 은화가 돌아왔고 5월 14일 다윤이가 돌아왔습니다. 많은 분들이 기도해주신 덕분에 은화와 다윤이를 찾을 수 있었지만, 여전히 다섯 분은 수습이 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목포신항에 있는 세월호는 객실 수색이 마무리되었고, 화물칸도 이제 수색이 거의  막바지 단계입니다  그러나 가족들은 사고해역에서의 더욱 철저한 수색작업으로 나머지 미수습자들이 돌아오기를 여전히 간절하게 기도하고 있습니다.

애초 저희 가족들은 아홉 분의 미수습자가 모두 돌아오실 때까지 목포신항에서 미수습자 가족들과 함께하겠다고 약속했었습니다. 아직 다섯 분이 돌아오지 못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는 은화와 다윤이를 평온히 보내야 할 때라는 어려운 판단을 내렸습니다.

매일 은화와 다윤이가 있는 냉동고 앞을 지나고, 그 냉동고를 돌리는 기계소리에 심장이 타들어가는 마음이었습니다. 2014년 4월 16일 수학여행을 떠나 1,000일이 넘게 진도 앞바다와 세월호에, 수습이 된 후에도 100일이 넘게 차가운 냉동고에 있는 은화와 다윤이를 생각하며 무겁게 내린 결정입니다.

이런 결정을 내리기까지 무엇보다 저희들이 괴로웠던 것은, 아직 수습되지 못한 다섯 분 가족들의 고통입니다. 누구보다도 그 처절함을 경험했기에 나머지 미수습자 가족들을 남겨두고 떠난다는 것이 큰 죄를 짓는 것 같고 가슴이 찢어집니다.

목포신항에 남겨질 미수습자 가족들에게 거듭, 죄송한 마음을 전합니다. 그리고 국민 여러분들께도 끝까지 함께하겠다고 한 약속을 지키지 못하는 것에 대해 머리 숙여 사죄드립니다.

언제 돌아올지 돌아올 수는 있을지 알 수 없지만 은화와 다윤이를, 아홉 분의 미수습자들을 끝까지 기다리겠다고 했던 것은 다름 아닌 엄마의 마음이었습니다. 그리고 남은 가족들과 기도해주신 국민들에게 너무나 죄송하지만, 은화와 다윤이를 이제는 평안히 보내야겠다고 결심하게 된 것 역시 엄마의 마음입니다.

저희들은 은화와 다윤이의 마지막 가는 길이, 어떤 절차나 형식에도 구애받지 않는 소박하고 평온한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은화와 다윤이와 함께, 그동안 기도해주시고 응원해주신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나눌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그동안 세월호 인양과 미수습자의 온전한 수습을 위해 함께하셨던 모든 분들에게, 마지막 한 사람의 미수습자 수습을 위해서도 끝까지 기도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엄마의 마음으로 저희는 이제 은화와 다윤이를 보내지만, 저희 역시 끝까지 기도하며 함께하겠습니다.

2017년 9월22일 목포신항에서
은화 엄마, 다윤이 엄마 올림

반론ㆍ정정ㆍ추후 보도를 청구하실 분은 이메일(budgate@daum.net)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불교포커스'에서 생산한 저작물은 누구나 복사할 수 있으며, '정보공유라이센스 2.0: 영리금지 개작금지'에 따릅니다. 정보공유라이센스

김정현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