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여시아사 김혜경의 詩ㆍ톡톡
눈물의 중력

눈물의 중력

십자가는 높은 곳에 있고
밤은 달을 거대한 숟가락으로 파먹는다

한 사람이 엎드려서 울고 있다

눈물이 땅속으로 스며드는 것을 막으려고
흐르는 눈물을 두 손으로 받고 있다

문득 뒤돌아보는 자의 얼굴이 하얗게 굳어갈 때
바닥 모를 슬픔이 눈부셔서 온몸이 허물어질 때

어떤 눈물은 너무 무거워서 엎드려 울 수밖에 없다

눈을 감으면 물에 불은 나무토막 하나가 눈 속을 떠다닌다

신이 그의 등에 걸터앉아 있기라도 하듯
그의 허리는 펴지지 않는다

못 박힐 손과 발을 몸안으로 말아넣고
그는 돌처럼 단단한 눈물방울이 되어간다

밤은,
달이 뿔이 될 때까지 숟가락질을 멈추지 않는다

- 신철규 『지구만큼 슬펐다고 한다』 중에서 -

어두운 밤이 커다란 숟가락으로 희고 둥근 달을 함부로 파먹는다. 그걸 바라보는 그/그녀는 슬픔에 가득 차 울고 있다. 어찌나 슬픈지 흐르는 눈물이 너무 무거워 엎드려서 울어야 할 정도다. 눈 속에 나무토막이 떠다니는 듯 아프고 신이 자신의 등에 앉아 있는 것처럼 허리를 펼 수가 없다.

이제 그/그녀는 신의 뜻대로 살거나 죽는 대신 손과 발을 몸안으로 말아넣고 둥근 눈물방울이 되기로 한다. 그저 그런 눈물방울이 아니다. 숟가락 따위 들어가지도 않는 돌멩이처럼 아주 ‘단단한 눈물방울’이다.

검은 밤은 시도 때도 없이 둥그런 달을 파먹으며 제 배를 불리고 어둠을 펼치려 한다. 그러나 단단한 눈물방울들, 이 땅의 수많은 눈물방울들은 언제나처럼 어둔 밤을 환하고 투명하게 밝힐 게다.

반론ㆍ정정ㆍ추후 보도를 청구하실 분은 이메일(budgate@daum.net)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불교포커스'에서 생산한 저작물은 누구나 복사할 수 있으며, '정보공유라이센스 2.0: 영리금지 개작금지'에 따릅니다. 정보공유라이센스

김혜경의 다른기사 보기
불교포커스 기사를 후원해주세요
  •            
후원하기
  • 혜의 2017-10-06 07:36:07

    이 시 치워라
    불교포커스가 광고로 자금조달이 안되다보니
    천주교에 먹힌다는 느낌이 예전부터 있었다.
    제발 자승일당이 물러나고 설정은 사퇴하여
    정법이 수호되고 불교언론이 제대로 운영되길 바란다.
    이런 타종교 전도용 시도 없어지길.   삭제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