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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ㆍ탈핵 실크로드’ 태국 거쳐 인도로
  • 김광철|서울햇빛발전협동조합 이사
  • 승인 2017.11.06 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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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영 수원대 교수는 지난 5월 3일 서울 광화문을 출발해 일본 히로시마에서 나가사키까지 걷고, 홍콩ㆍ대만ㆍ베트남ㆍ라오스를 거쳐 지난 10월 22일 태국 방콕의 금산사까지 ‘생명ㆍ탈핵 실크로드’ 순례를 진행했다. 2년 간 진행될 총 11,000km의 순례 노정 중 4분의 1을 마친 것이다.

10월 24일에는 방콕에서 ‘세계 생명 헌장 서울안’을 주제로 토론회가 열렸다. 그동안 내가 ‘세계 생명 헌장’ 초안에 대해 ‘인간 중심적’이라는 문제 제기를 한 바가 있어, 이날 토론회에 참석해 달라는 초청을 받았다. 토론회에는 ‘노래하는 환경운동가’로 널리 알려진 이기영 호서대 교수도 참석해 기자회견 및 토론회 사회를 맡았다.

10월 22일 방콕 마지막 구간 ‘생명 탈핵 실크로드’ 순례에 앞서서 이기영 교수가 모은 후원금을 이원영 단장에게 전달했다. 사진=김광철.

10월 22일 나와 이기영 교수 부부는 순례단과 함께 방콕의 모치트역, 아리역, 전승기념탑 등을 지나 와트사켓(금산사)에 이르는 약 15km를 순례했다. 순례에 앞서 이기영 교수는 30여 명의 후원자들이 모금한 후원금을 순례단에 전달했다.

나는 순례를 하며 만난 방콕 시민들에게 ‘생명ㆍ탈핵 실크로드’의 리플릿을 나눠주며 “우리는 한국과 일본에서 왔다. 탈핵과 탈핵무기를 위하여 로마까지 가고 있다. 여러분도 이 운동에 동참하기를 희망한다”고 말을 건넸다. 걸어서 로마까지 간다니까 크게 관심을 보이는 시민들이 많았고 구체적인 질문을 던지거나 박수를 쳐주는 사람들도 있었다. 처음 순례단이 출발할 때 많은 사람들은 ‘그 먼 길을 걸어서 갈 수 있느냐’고 미덥지 않은 눈길을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순례단은 4분의 1의 여정을 무리 없이 소화하고 있다.

사실 태국을 비롯한 대부분의 동남아 국가들은 핵발전소도, 핵무기도 없으니 ‘탈핵운동’의 필요성을 잘 알지 못한다. 특히 태국인들은 푸미폰 국왕의 장례 준비에 바쁜 시기임에도 탈핵운동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세계 생명 헌장' 초안에 대한 토론회에 한국의 김광철, 이기영, 일본의 키무라 목사, 태국의 시리레트 체트스먼 등이 참석했다.

10월 24일 오전 11시 방콕 외신기자 클럽이 있는 세미나룸에서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원영 교수는 순례 준비과정과 그동안의 에피소드를 전하며 앞으로의 일정을 소개했다. 태국의 저명한 불교사회운동가인 아잔 술락 시바락사 씨도 참석해 인사말을 했다. 그는 “한국의 촛불혁명을 높이 평가한다. ‘생명ㆍ탈핵 실크로드’ 소식을 듣고 매우 행복하다. 특히 달라이라마를 만나고 가톨릭 교황을 만난다고 하니 기대가 크다. 킹덤 타이도 일정 부분 역할을 할 것이다. 한국의 촛불혁명이 성공한 것처럼 당신들은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일본 탈핵평화운동가이자 히로시마에서 나가사키 구간 순례에 동참했던 키무라 목사(후쿠오카 국제교회)는 “순례 길에서 많은 종교 지도자들과 세계시민들을 만나 탈핵과 생명,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은 참으로 담대하며 의미가 있는 일”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일반 방청객으로 참가한 독일 출신의 전직 기자는 “핵무기에 대해서는 왜 중시하지 않는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이에 이원영 교수는 “핵무기도 똑같은 위협요소로 보고 있다. 다만 핵무기는 통제가능한 편인데 비해 핵발전소는 그렇지 못하다는 점에서 생명의 존엄을 해칠 가능성이 더 크다”고 답했다.

방콕에서 27년째 거주하며 사업을 하고 있는 유재상 씨는 “그동안 먹고 사는 일에 치중하다보니 생명과 환경 같은 우리 모두의 가치에 소홀했던 점이 부끄럽다”며 “이곳 한인들과 함께 ‘생명ㆍ탈핵 실크로드’를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해 박수를 받기도 했다.

기자회견 전 ‘생명•탈핵 실크로드’ 환영 인사말을 하는 태국의 불교사회운동가 아잔 술락 시바락사(오른쪽). 왼쪽은 사회를 맡은 호서대 이기영 교수.

기자회견 후에는 ‘세계 생명 헌장’에 대한 토론이 이뤄졌다. 태국 비구니스님이자 불교여성학자인 시리레트 체트스먼 박사는 “‘세계 생명 헌장’ 서울안에는 모든 생명은 태어나면서부터 존엄성을 갖고 태어났고, 핵발전 사고로부터 인간을 포함하여 모든 생명체들은 동등하게 보호받아야 한다는 가이드라인이 담겨 있다”며 “우리가 꿈을 꾸고, 계획을 세우고, 행동한다면 전쟁 없는 세상, 핵 없는 세상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는 “‘세계 생명 헌장’ 초안은 생명위기의 원인을 인간에게서 찾고 해결도 인간이 주도하도록 하고 있는데, 이를 전적으로 수용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하고 “근본생태주의와 사회 생태주의자들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그들이 대안으로 내세우고 있는 무정부주의, 소규모 생태 공동체, 유기농이나 태양열 등 자연생태기술에 근거한 생태적 사회로 거듭나야 한다는 주장도 담을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 또 “현재 북한과 미국이 벌이고 있는 핵위협을 멈추고 평화의 길로 나설 것을 호소해야 하며, 유럽연합과 같은 지역국가연합 또는 세계 국가를 지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렇게 방콕 일정을 마친 이원영 교수와 순례단은 예정된 미얀마 구간이 내전 등 위험요소가 많다고 판단해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로 향하기로 했다. 이 교수는 말레이시아에 이어 진행될 인도 순례에서는 불교 유적지 참배와 달라이라마 예방도 예정되어 있다며 많은 불자들의 동참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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