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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를 돌아보는 감성잡설
  • 김건중_참여불교재가연대 간사
  • 승인 2018.01.06 11:49
  • 댓글 3

참여불교재가연대 간사 일을 보게 된 지 1년이 지났습니다. 그것은 곧, 불교포커스에 첫 기고를 한 지도 1년이 되었다는 말입니다. 첫 글의 제목은 <참여불교재가연대에 활동가로 몸담음에 부쳐>였습니다. 동국대학교에서 무기정학을 맞고 장안유협경박자¹(長安遊俠輕薄子)로 지내다가 부름을 받고 재가연대로 오게 되어서, 앞으로의 각오와 의지를 다잡는 내용이었지요. 지난 1년이 그 각오와 의지에 부합했는지 자신 있게 대답하기가 어렵습니다. 자승종권 8년의 폐단으로 말미암은 조계종 적폐청산이라는 큰 과업을 애당초 수월하게 이룰 수 있을 거라 생각하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좀 더 담대하게, 주체적으로 임하지 못했다는 것을 후회하고 반성하는 것이지요.

제가 이 곳 재가연대에서 일하게 됨으로써 과연 얼마나 도움이 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스스로 판단하거나 평가하는 것이 가당치도 않거니와, 제 스스로 느끼기에도 뭔가 이뤄낸 것이나 만든 것이 없는 까닭입니다. 그래도 젊은이가 일하는 모습을 즐거워하시는 분들이 종종 계시다는 것이 자그마한 기쁨입니다. 오히려 그래서 더 즐겁게 임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발언 한 마디, 구호 한 소절에 연호해주시던 분들 덕택에 자신감도 생기고 보람도 느꼈습니다. 이제는 재롱 피우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결과를 만들어내는 데에 더욱 힘을 쏟아야겠다는 생각입니다.

지난해 9월 14일 조계사 앞에서 열린 범불교도대회 현장. 불교포커스 자료사진.

확실히, 아는 것이 힘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처음에는 누가 누군지도 모르고, 상황판단도 안 되고, 그저 시키는 대로만 말하고 움직였습니다. 고작 1년이지만 이제는 어느 정도 알게 된 부분들이 많아 일하기가 훨씬 수월합니다. 교계를 바라보는 시야도 조금 넓어졌습니다. 정확히 뭐가 어떻게 변했는지 말하기 어려운 부분이라 좀 뜬구름 잡는 얘기만 늘어놓는 것 같습니다만, 단박에 얘기하자면 저는 지난 1년간 분명히 성장했다고 느낍니다.

또, 많은 분들에게 분에 과한 사랑을 받았습니다. 마음의 빚을 갚으려고 일하러 온 것인데, 오히려 일을 하게 되면서 빚이 더욱 쌓여가는 것 같아 기쁘기도 하고 민망하기도 합니다. 지난해 타 단체 시상식에서 한 수상자가 ‘이 상이 내 발목을 잡는 것이구나’ 라는 소감을 말씀하셨는데, 저도 비슷한 감정을 느낍니다. (농담입니다.^^) 지나고 보니 추억만 남는다는 말이 사실인가 봅니다. 힘들고 아팠던 것보다는 웃으며 보람을 느꼈던 순간들이 더 많이 떠오르니까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냥 넘어갈 수는 없습니다. 아쉬운 점들은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우선 지난 8년간 한국불교를 망친 장본인인 자승 전 총무원장을 끌어내리지 못했습니다. 임기를 다 마치게 하고 동안거까지 들어가도록 허락해버리고야 말았습니다. 강력한 상대라는 것이야 모르는 바 아니었으나, 조계종 적폐청산의 과업에 결코 빠질 수 없는 부분이었으니 몹시 아쉽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난다고 잘못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니, 죄에 대한 대가를 치르게 하는 그 날까지 싸워야겠지요. 물론 자승적폐종권에 빌붙어먹은 부역자들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동국대학교 총장 보광스님의 교비횡령 의혹 관련 형사소송 첫 공판이 열린 지난해 12월 21일, 김건중 간사가 법원 앞에서 피켓팅 시위에 나선 모습. 사진=김건중.

개인적인 부분을 짚어보자면, 앞서 말했듯 좀 더 주체적으로 일하지 않은 지점이 가장 아쉽습니다. 물론 눈코 뜰 새 없이 주구장창 실무적 투입을 요하는 일들이 많기는 했습니다마는, 그 사이사이 적극적으로 무언가 스스로 할 일을 찾지 않았다는 점에서 본인의 나태함을 반성합니다. 더 솔직히 말하면 그럴만한 역량이 부족한 것도 사실입니다. 다소 핑계처럼 들릴지 모르겠지만 어쩌겠습니까. 불교계의 혁신과 발전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 선행되고, 그에 따른 기획과 실무역량, 실천력이 뒷받침되어야 하는 일이기에 스스로의 한계를 많이 느낍니다. 아직 한참 배워야 합니다. 다행히 제게는 배울 날이 많습니다. 너무 성급해하지 않을 것이고, 제 자신에게 거는 기대치에 못 미치는 경우가 없도록 끊임없이 정진할 것입니다.

해가 갈수록 시간이 빨리 지나가는 것을 느낍니다. 제겐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대게 고통이나 지루함을 느낄 때 시간이 더디 가기 마련이기 때문입니다.

지난 한 해는 정말 언제 무슨 일을 했는지 기록을 찾지 않으면 떠올리지 못할 정도로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당시에도 느꼈지만 지금 생각해도 정말 바삐 흘러간 2017년이었습니다. 만 26세의 어린 나이라지만, 저 역시 나이 드는 것은 싫습니다. 그렇지만 올해도 지난해처럼 시간이 빠르게 지나갔으면 좋겠습니다. 그만큼 바쁘고, 그만큼 성장하고, 그만큼 정신없었으면 좋겠습니다. 나이를 먹더라도 그게 낫습니다.

1년, 365일, 8760시간. 누구에게나 똑같이 주어집니다. 이 시간을 어떻게 쓰는 지가 다 다를 뿐이지요. 저는 올해에도 참여불교재가연대 간사로 일합니다. 작년과 무엇이 얼마나 다를지 모르겠습니다. 누가 알려주지도, 정해주지도 않으니까요. 불가지의 영역까지 셈하려고 무작정 계획을 하다가는 어그러지기 십상입니다. 일단 현재 본인의 위치를 파악하고, 해야 하는 일들 중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서 해나갈 것입니다. 참여불교재가연대 간사로서 올 한해 주어진 8760시간(이미 한 120시간은 날려보냈습니다….)을 정신없이 쓰고 싶습니다. 그러다보면 어떤 역할이든지 과업이랄지 생기고, 또 주어지겠지요. 우선 그것에 충실한 2018년을 보내는 것이 저의 목표입니다.

또한 중요한 것은, 역시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참여불교재가연대 회원 및 임원 분들과 함께, 싸우며 연대해온 동지들과 함께, 그리고 불교를 사랑하는 모든 도반님들과 함께 손잡고 전진할 것입니다.

조계종 적폐청산을 위해, 한국불교와 우리 사회의 개혁과 정화를 위해 함께 나아갑시다. 저도 시절 인연이 다하는 그 날까지 멈추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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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안유협경박자(長安遊俠輕薄子): 서울 거리에서 할 일 없이 떠돌아다니면서 행패나 일삼는 건달을 뜻함. 허난설헌이 쓴 규원가에 나오는 구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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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담사 2018-01-08 11:31:08

    적폐 양아치 자승이는 무문관이라는 소굴에서 숨어서 무슨짓하는지.??   삭제

    • 성수법우 2018-01-06 21:24:11

      그래요~멋진 꿈을 함께 꾸는 시민으로 당당하게 앞으로 20여년동안 활동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삭제

      • 조계종 적폐청산을 위해 2018-01-06 18:30:49

        한국불교와
        우리 사회의 개혁과 정화를 위해
        함께
        나아갑시다!!!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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