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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는 기독교 탄생을 원하지 않았다
  • 류상태 목사_종교자유정책연구원 대표
  • 승인 2018.04.10 08:40
  • 댓글 6

“예수는 우리를 새로운 종교로 부르시지 않았다. 새로운 삶으로 인도하셨을 뿐이다.” 독일의 신학자이자 목사였던 디트리히 본 회퍼가 한 말이다. 그는 제2차 세계대전 때 히틀러 암살단에 가입하였다가 체포되어 처형당했다.

오늘날 그는 기독교인들로부터 극단의 평가를 받는다. ‘예수의 가르침을 정확히 이해한 진정한 기독교인’으로 추앙받는가 하면 ‘기독교 신앙의 가치를 세속적 이념으로 변질시킨 위험인물’로 비판받기도 한다.

본 회퍼에 의하면, 기독교는 태생부터 잘못되었다고 말할 수 있다. 예수가 시작한 역동적 ‘생명운동’이 조직으로서의 ‘종교’가 되었을 때, 그때 이미 기독교는 예수를 배반하는 길로 들어섰다는 것이다.

나를 포함하여 오늘날 그의 주장에 동의하는 신학자, 목사, 교인들이 적지 않다. 하여 오늘은 이 문제를 주제로 생각을 나누고 싶다.

1. 교리의 기독교

기독교사상 안에는 예수라는 터 위에 세워진 세 개의 커다란 기둥이 있다. 교리의 기독교와 영성의 기독교, 그리고 운동의 기독교다. 이 가운데 역사적으로 주류의 위치를 확고히 차지한 건 교리의 기독교였다.

잘 알려진 데로, 교리기독교의 핵심사상은 ‘예수천당 불신지옥’으로 요약할 수 있다. 이 독선적 교리는 서기 4세기부터 지난 20세기 중반까지 기독교의 중심사상으로 확고히 자리 잡고 있었다.

예수를 믿어야만 구원을 받아 천국에 갈 수 있고, 그를 믿지 않으면 아무리 덕과 수양을 쌓아도 구원을 받을 수 없으며, 구원받지 못하는 사람이 가게 될 곳은 결국 지옥밖에 없다는 이 배타교리는 가톨릭 교황청이 1962년에 개최한 제2차 바티칸공의회에서 “교회 밖에도 구원의 가능성이 있다”는 선언이 나오기 전까지 천주교와 개신교를 막론하고 기독교의 중심교리였다.

문제는 이 신념체계가 예수의 가르침도 아닐뿐더러 인간 세상에 매우 해롭다는 데 있다. 하여 가톨릭은 바티칸공의회 이후 공식적으로 ‘배타주의’에서 벗어나 ‘포괄주의’로 돌아섰다. 개신교의 본산지인 유럽에서도 이 배타적이고 독선적인 교리를 아직까지 믿고 있는 사람은 거의 없어졌다.

그런데 기독교 후진국인 미국에서는 교인의 30~40%, 미국 교회의 아류인 한국에서는 80~90%의 교인들이 아직까지도 이 낡은 교리를 그대로 믿고 있다. 하지만 이 배타교리는 반드시 극복되어 역사의 박물관으로 들어가야 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렇지 않으면 인간 세상에 끝없는 갈등을 양산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2. 영성의 기독교

기독교 역사를 살펴보면, 교리보다 영성(종교성 또는 초월성)에 관심을 두고 수양해 온 사람들의 오랜 전통이 있다. 그들 중에는 소위 ‘보수정통’ 교리를 그대로 수용하면서 수양의 길을 걸은 사람도 있지만, 정통교리를 거부하거나 교리에 무관심하며 오로지 깨달음에 정진한 사람들도 적지 않다.

대표적인 기독교 영성가로 13세기 말과 14세기 초에 활동한 마이스터 에크하르트는 이런 말을 했다. “신은 존재라기보다는 지성이다.” 그는 만물의 창조자 또는 궁극자라면 인격신이라는 존재의 한계에 갇힐 수 없다고 생각했다. 하여 신을 우주의 지성이나 질서 또는 법칙으로 보고 그것과의 합일을 궁극적 구원으로 보았다.

오늘날에도 영성의 기독교 전통은 꾸준히 이어져오고 있다. 어떤 이는 배타교리의 틀 안에서, 또 어떤 이는 교리를 뛰어넘어 무한한 포용성을 품은 채, 우주의 이치와 인간에 대한 깨달음을 통해 참 자유와 행복을 추구한다.

교리기독교에 깊이 절망한 사람들 중에는 영성의 기독교를 대안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꽤 있다. 하지만 나는 영성의 기독교에 대해서는 별로 관심이 없다. 그것은 기독교의 원형이 아니라 기독교가 조직화된 후에 나타난 종교현상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영성이나 초월성이라면, 기독교보다는 불교나 도교 등 동양종교가 훨씬 더 깊다고 생각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3. 운동의 기독교

기독교의 중심은 배타교리도, 초월성이나 영성도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예수께서 가르치고 행동으로 보여주신 기독교의 원형은 종교가 아니라 운동이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기독교성서에는, 예수가 자신을 믿으면 영원한 생명을 얻게 된다는 교리적 신앙을 가르친 것처럼 기록된 부분도 있다. 아래 문장은 그런 뜻으로 해석되어 한국 교회 강단에서 자주 인용되는 내용이다.

“내가 진정으로 진정으로 너희에게 말한다. 나의 말을 듣고 또 나를 보내신 분을 믿는 사람은 영생을 얻고, 심판을 받지 않는다. 그는 죽음에서 생명으로 옮겨 갔다.” (요한복음 5:24)

하지만 예수가 자신은 모순에 쌓인 현실 사회를 타파하여 가난하고 억눌린 사람들이 대접받는 새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 왔다고 말하는 부분도 있다. 아래 문장은 그 대표적인 말씀이다.

“주의 영이 내게 내리셨다. 주께서 내게 기름을 부으셔서, 가난한 사람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게 하셨다. 주께서 나를 보내셔서, 포로 된 사람들에게 자유를, 눈먼 사람들에게 다시 보게 함을 선포하고, 억눌린 사람들을 풀어 주고, 주의 은혜의 해를 선포하게 하셨다.” (누가복음 4:18,19)

이 둘의 차이는 어디서 오는 걸까. 기독교성서에 예수가 직접 기록한 글은 하나도 없다. 모두 그의 제자들이 스승이 돌아가신 후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 ‘하셨다’(‘하신’이 아니라)고 전해 듣고 기록한 것들이다. 한마디로 ‘카더라 통신’인 셈이다.

기독교 뿐 아니라 이슬람교나 불교의 경전도 창시자가 직접 기록한 게 아니라는 점은 마찬가지다. 모두 창시자가 돌아가신 후에 제자들에 의해 기록되었다는 공통점을 갖는다. 그리고 창시자와 기록자 사이에 ‘전달자’가 있는 경우도 많다. 그러니까 창시자가 ‘하셨다’는 말씀도 전달자와 기록자의 해석을 통해 최종적으로 기록되게 된다.

이런 과정을 거쳐 기록된 것이 오늘날 우리가 갖고 있는 경전들이기에 종교경전 내부에 또는 경전들 사이에 차이점이나 모순이 발생하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런데 이런 과정을 무시한 채 “경전의 모든 기록은 신의 계시로 기록된 것이기에 오류가 없다”고 생각하면 그때부터 종교는 마약이 된다.

기독교인이라면 대부분 다 아는 <산상수훈>의 머리글에서는 더욱 뚜렷한 차이점을 발견할 수 있다. 다음 두 문장을 주의 깊게 살펴봐 주시기 바란다.

“마음이 가난한 사람은 복이 있다. 하늘나라가 그들의 것이다.” (마태복음 5:3)
“너희 가난한 사람은 복이 있다. 하느님의 나라가 너희의 것이다.” (누가복음 6:20)

마태는 ‘마음이 가난한 사람’을 말하고 있고, 누가는 그냥 ‘가난한 사람’을 말하고 있다. 또한 마태는 ‘하늘나라(Kingdom of Heaven)’를 말하고 있고, 누가는 ‘하느님의 나라(Kingdom of God)’를 말하고 있다.

이 둘의 차이는 매우 크다. 마태는 ‘장차 저기’로 ‘가는 천국’에, 누가는 ‘지금 여기’에서 ‘이루는 천국’에 방점을 찍고 있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이 차이는 예수에 대한 기록자의 해석, 즉 신학적 성향의 차이로 생긴 것이다.

기독교 지도자들이 교리기독교에 의심을 품고 본격적인 연구를 시작한 이후로 수세기가 지난 오늘날, 예수는 추상적인 천국(Kingdom of Heaven)에는 관심이 없었다는 것이 대부분의 기독교 신학자들이 내린 결론이다.

예수는 ‘저 천국’이 아니라 오직 정의와 평화가 이루어지는 하느님의 나라(Kingdom of God)를 현실 세계에 이루기 위해 가르치고 행동하셨다가 로마제국과 유대교 지도자들의 미움을 받고 십자가에 죽으셨다는 것이 현대 기독교 신학자들의 거의 일치된 견해다. 물론 극우 근본주의 신학자들과 목사들은 예외다.

나 역시 기독교의 원형은 운동의 기독교였다는 확고한 믿음을 갖고 있다. 예수는 지배자들이 만들어놓은 폭력적 구조에서 벗어나 가난한 사람, 억눌린 사람들이 자유를 얻고 행복한 삶을 누리는 ‘새 하늘과 새 땅’을 이루기 위해 평생을 바친 휴머니스트였다고 나는 믿는다.

4. 예수가 원한 건 종교가 아니라 사람이었다

그런데 기독교의 본산지인 유럽 뿐 아니라 이제는 미국에서조차 보편화된 이런 인식이 유독 한국의 주류 개신교계에서는 이단시되어 배척받고 있다. 미국의 극우 기독교인들 중에도 예수에 대한 새로운 해석에 대해 극도의 거부감을 보이며 싸우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이 새로운 이론에 귀를 틀어막은 채 교리기독교를 수호하는 데 매달리는 이유가 무얼까? 그것은 운동의 기독교가 옳은 것으로 드러날 경우, 교리기독교 뿐 아니라 기독교 자체가 공중분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자기들의 정체성과 생존기반까지 함께 무너지게 된다.

불행하게도 운동의 기독교가 옳다고 생각하면서도 생계문제로 인해 교회 안에서 교리기독교를 지지하거나 거부하지 못하는 신학자와 목사들이 있다. 나 역시 14년 전에 내가 속해 있던 교단과 대광고등학교에서 쫓겨나기 전까지는 그들과 같은 이유로 심각하게 고민하며 갈등했었다.

부끄럽게도 조직에서 쫓겨난 후에야 나는 비로소 내 입장을 명확히 말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런데 후배 목사들 중에는, 나처럼 생계문제로 인해 고민하고 망설이는 경우가 아니라, 기독교 자체에 대한 애정으로 고민하는 착하고 순진한 친구들도 있다. 그들에게 이렇게 말하고 싶다.

무엇이 문제인가! 기독교가 없어지면 어떤가! 예수님이 진정으로 원한 것은 종교가 아니라 사람이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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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젠비오늘은맑음 2018-04-19 11:53:55

    그러니까
    불자이든 기독교인든
    부처님의 진짜진짜 참진리와
    예수님의 진짜진리를 무시하고
    인간들이 본인들생각에 합법화시켜서
    표현을 해놓는거죠~

    잘모르는 신도들은 정말 성인들의 말씀인줄알고
    둑어라고 가슴에새기면서 매달리고 기도하는거구요~
    저두 미혼때는 기독교
    결혼후엔 불교 이지만

    불교는 종교차원이 아닌듯~
    불법하에
    모든종교가 존재하고 있는듯~

    나라가 있으니 이런저런 단체(국회 도단체 지방자치단체 등등)들이 있는것처럼~

    감히
    개인적인 저혼자의 생각인데
    예수님두 이미 성불하셨을듯 해요~
    인간들이 하는 행동에 참으로 안타까워하실것 같구요   삭제

    • 태극기 2018-04-12 23:46:04

      류상태님.
      저 태극기입니다.
      이 글 읽어봤는데 정말 좋은 글이라 댓글 남깁니다.

      제가 말재주(생각을 말이나 글로 표현하는 능력)가 워낙 서투른 사람이라
      구체적으로 어떻게 좋다고 설명은 못하겠는데
      어쨋든 좋은 글이라 생각해
      댓글 남겼습니다. ^^   삭제

      • 불자 2018-04-11 07:09:01

        또터졌다 기독교미투 이번엔 대형교회목사
        과연 대형사찰주지는 이런일 없을까
        http://v.media.daum.net/v/20180410202955618?f=m   삭제

        • 다원주의 2018-04-10 18:16:10

          교리에 대한 이해도 없이 독선적인 교리라고 독단해버리시는 스님...   삭제

          • 아래 불자님 2018-04-10 14:28:14

            기독교는 그래도 교리라도 있지
            조계종이 어디 교리라는게 있나요?
            오직 기도 관람료 템플스테이 사찰만 잡아서
            기도비 관람료 지원금 타내고
            그거 은처은자 속가로 다 빼돌리고 개인토굴 짓기나 관심있지
            교리 영성 운동 이런건 관심도 없어요
            이를 바로잡자고 하면 해종으로 몰아 탄압하고 제적시키기나 하죠   삭제

            • 불자 2018-04-10 09:45:16

              예수 -> 부처님, 기독교 -> 조계종으로 바꿔도 똑같이 들어맞네요 ㅠㅠ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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