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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비횡령’ 동국대 총장 보광스님 1심 유죄법원 “죄질 가볍지 않다”…벌금 100만원 선고
동국대 총장 보광스님. 불교포커스 자료사진.

재학생들을 고소하는 과정에서 해당 비용을 교비로 지출해 ‘교비횡령’ 의혹을 받아온 동국대 총장 보광스님이 1심에서 유죄판결을 받았다. 벌금 100만원.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형사단독4부는 “엄격한 용도의 교비를 학생 고소를 위한 변호사 수임 비용으로 사용한 죄질이 가볍지 않다”며 12일 유죄를 선고했다.

법원 “학생 고소, 교육에 필요한 조치 아니다”

재판부는 “(보광스님 측이) 학생들로 인해 동국대 구성원의 명예가 실추되고 직무에 장애가 있어 교육차원으로 고소를 했기에 횡령도 사립학교법 위반도 아니라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재판 과정에서 확인된 증거 등을 종합해보면 학교 법인과 총장 개인의 명예훼손에 따른 조치”라며 “학교교육에 직접적으로 필요한 조치로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교비회계의 엄격한 용도가 제한되어 있음에도 피고가 이를 사용한 것은 그 죄질이 가볍지 않다”고 전제한 재판부는 “다만 학생들이 의혹제기를 넘어 프로그램 등을 돌려 허위사실을 유포함에 따라 명예훼손에 대응한 점, 다른 교비횡령에 비해 위법성이 중하지 않은 점, 고소비용을 모두 반환한 점, 피고가 초범인 점을 고려해 벌금 100만원에 처한다”고 양형이유를 밝혔다.

고소당한 학생 “유죄 환영…죄질 비해 가벼운 양형 아쉽다”

보광스님은 지난 2016년 3월 종단의 총장선출 개입 및 보광스님 개인의 논문 표절 의혹 등을 제기해 온 학생 대표 4명을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고소해 비판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변호사 비용 550만원을 교비 회계에서 지출한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더 커졌다.

이에 검찰은 보광스님에 업무상 횡령 및 사립학교법 위반 혐의로 벌금 100만원의 약식명령을 청구했으나, 법원이 이를 정식재판에 회부해 공판이 이어져왔다. 보광스님은 앞선 공판에서 “개인이 아닌 ‘동국대 총장’이 고소인이어서 학교 고문변호사에 통상적인 금액을 지급해 법률대행을 한 것”이라는 입장을 표한 바 있다.

앞서 보광스님으로부터 고소를 당한 안드레 전 동국대 총학생회장(2016년)은 이날 법원 판결에 대해 “유죄를 선고한 것은 환영할 일이지만 죄질에 비해 양형이 가볍다고 본다. 학생들이 단체 채팅창을 이미지로 만들어 동국대 문제를 패러디한 것에 대해, 법원이 피고 측의 의견을 그대로 받아 ‘프로그램 등을 돌렸다’고 적시한 부분도 아쉽다”고 소회를 밝혔다.

총장직 유지 여부 '관심'

보광스님이 유죄판결을 받음에 따라 앞으로 총장직을 유지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인다. 학교법인 동국대학교 정관 48조에 따르면 임용권자는 △형사사건으로 기소된 자(약식명령이 청구된 자 제외) △금품비위, 성범죄 등 법령으로 정하는 비위행위로 인하여 감사원 및 검찰ㆍ경찰 등 수사기관에서 조사나 수사 중인 사람으로서 비위의 정도가 중대하고 이로 인하여 정상적인 업무수행을 기대하기 현저히 어려운 자 등에 해당하는 교원에 대해 직위해제를 할 수 있다.

정식 형사재판에 기소된 이후, 금품비위로 유죄판결을 받은 보광스님 역시 이 같은 정관에 따라 직위해제 대상이 될 수 있다. 물론 교비횡령 외에도 수차례 논란이 된 보광스님의 논문표절, 근로기준법 위반 등에 적극 대응하지 않은 이사회의 그간 행보에 비춰 봤을 때, 이번 판결이 징계조치로 이어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 다만 보광스님을 향한 교내ㆍ외 비판의 목소리가 더욱 높아질 것이 불 보듯 뻔한 상황인 만큼, 그렇지 않아도 청소노동자 문제로 논란이 끊이지 않는 학교가 사태를 방치할 경우 더 큰 부담을 안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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