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종단
한반도, 바람의 방향이 바뀌다남북불교는 어떻게 할 것인가?
  • 이지범 고려대장경연구소 소장
  • 승인 2018.04.30 11:58
  • 댓글 4
4.27 남북정상회담 판문점 선언에 국내는 물론 전 세계가 호평을 보내고 있는 가운데, 평화통일불교협회 사무국장을 역임한 이지범 고려대장경연구소 소장이 남북불교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제언을 담은 기고를 보내와 전문을 게재한다. <편집자 주>

참 오랜만이다. 지난 4월 27일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남북정상회담이 열리기까지, 그 기별이 오기까지 무려 11년이 걸렸다. TV시청률 조사회사인 《ATAM》에 따르면 이날 오후 지상파방송 3사, 종합편성채널 4사, 보도채널 2사 등에서 생중계된 총 실시간 방송은 서울과 수도권 700가구 기준 28.28%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고 한다.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기에 평가하는 방식도 다를 수 있다. 그러나 열 사람 중에 여섯, 일곱 명이 같이 얘기하는 것이라면 그 말에도 귀를 기우려 봄직하다. 국민들은 이번 남북정상회담에 대해 한결같이 “이 땅에 전쟁의 기운이 사라진 것만으로도 축하할 일”이라고 평했다. 또 “두 정상이 손을 맞잡고 군사분계선(분리선)을 넘나드는 모습은 참으로 아름다웠다”고 했다. 한 곳의 정당과 일부 이웃종교계만을 제외하곤 심지어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 주변 4대 강국에서조차 ‘4.27 판문점 공동선언’에 대해 일제히 환영하였다.

남북정상의 첫만남. 사진=남북정상회담 공동취재단.

이번 남북정상회담 자문위원단은 판문점 회담의 결과를 '새로운 평화의 문', '비핵화로 가는 첫 초석', '예상된 베스트'라고 평가했다. 벌써 세기의 회담으로까지 불리는 5월 말 북ㆍ미 정상회담에 대해 “큰 틀의 방향이 잡혔을 것으로 예측하면서 종전선언과 평화협정까지 속도가 붙을 가능성이 있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지난 29일 오전, 문재인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남북정상회담을 성공적이다’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판문점선언을 통해 완전한 비핵화를 통한 핵(核)없는 한반도 실현 목표를 확인한 것은 남북한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매우 반가운 소식”이라 평가했다. 아베 총리는 남북의 두 정상이 판문점선언을 통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목표를 밝힌 것을 높이 평가하고, 특히 ‘북한의 움직임은 전향적’이라며 “이 공동선언이 구체적 행동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지난 4월 27일 판문점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 간에 체결된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공동선언>은 3조 13개항으로 구성, 한반도 평화의 여정을 약속했다. 이것은 한반도의 현재와 미래를 위한 통일프로세스라 할 수 있다. ‘통일’이 곧 화두(話頭)가 된 셈이다. 신라 원효대사(617~686년)의 “백가(百家)의 서로 다른 쟁론을 화해시켜 일미(一味)의 법해(法海)로 돌아가게 한다.(『十門和諍論』)”는 전언과 같이, 남북이 함께 풀어갈 평화통일의 여정은 피아(彼我)의 대립과 온갖 모순이 있는 현실에서 이를 조화롭게 극복하여 하나의 온전한 세계로 나아가는 과정일테다.

‘완전한 비핵화’와 ‘올해 종전선언 추진’을 골자로 한 남북 정상간의 <4.27 판문점 공동선언>에는 냉전의 산물인 오랜 분단과 대결을 하루 빨리 종식시키고 민족적 화해와 평화번영의 새로운 시대를 과감하게 일어나가며 남북관계를 보다 적극적으로 개선하고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는 확고한 의지가 담겨있다.

제1조 남과 북은 남북 관계의 전면적이며 획기적인 개선과 발전을 이룩함으로써 끊어진 민족의 혈맥을 잇고 공동번영과 자주통일의 미래를 앞당겨 나갈 것이다.

제2조 남과 북은 한반도에서 첨예한 군사적 긴장상태를 완화하고 전쟁 위험을 실질적으로 해소하기 위하여 공동으로 노력해 나갈 것이다.

제3조 남과 북은 한반도의 항구적이며 공고한 평화체제 구축을 위하여 적극 협력해 나갈 것이다.

에이브러햄 덴마크(Abraham Denmark) 우드로윌슨센터 아시아프로그램 국장은 자신의 트위터(연합뉴스, 2018.4.27)에 “이것은 길고 복잡한 과정의 시작”이라는 한줄평을 남겼다. 또 연합뉴스 (2018.4.27) 서면질의에 응한 미국 평화연구소 프랭크 엄(Frank Aum) 선임북한전문가는 남북정상회담을 “먹기에 안전하고 인기가 많은 식전요리(appetizer)격”이라 비유했다. 이번 선언을 남북 정상의 비전과 로드맵을 제시하고 북미 정상회담을 성공적으로 진행하기 위한 모멘텀으로 평가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북한의 불교계뿐만 아니라 민간단체와 문화예술, 종교계는 이번 선언, 특히 '제1조 ③항 및 ④항'에 주목하고 있다. 

③항 남과 북은 당국 간 협의를 긴밀히 하고 민간교류와 협력을 원만히 보장하기 위하여 쌍방 당국자가 상주하는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개성지역에 설치하기로 하였다. 

④항 남과 북은 민족적 화해와 단합의 분위기를 고조시켜 나가기 위하여 각계각층의 다방면적인 협력과 교류 왕래와 접촉을 활성화하기로 하였다. 안으로는 6.15를 비롯하여 남과 북에 다 같이 의의가 있는 날들을 계기로 당국과 국회, 정당, 지방자치단체, 민간단체 등 각계각층이 참가하는 민족공동행사를 적극 추진하여 화해협력의 분위기를 고조시키며, 밖으로는 2018년 아시아경기대회를 비롯한 국제경기들에 공동으로 진출하여 민족의 슬기와 재능, 단합된 모습을 전 세계에 과시하기로 하였다.

사실 이것은 2000년 6.15 남북정상회담에서 2007년 10.4 정상회담에 이르기까지 3.1절 민족행사와 6.15 및 8.15 민족축전 그리고 10.3 개천절 남북공동 행사로 쭉 이어져왔던 민간교류의 정책적 기조였다. 지난 두 번의 정권으로 말미암아 중단되었던 이 행사들과 교류는 이제 서서히 기지개를 펴고 있다. 이와 함께 ⑤항 남과 북은 민족분단으로 발생된 인도적 문제를 시급히 해결하기 위하여 노력하며, 남북 적십자회담을 개최하여 이산가족·친척 상봉을 비롯한 제반 문제들을 협의 해결해 나가기로 하였다. 당면하여 오는 8.15를 계기로 이산가족·친척 상봉을 진행하기로 하였다는 대목에서도 종교계의 역할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도보다리 위 회담. 사진=남북정상회담 공동취재단.

한국불교계는 그간 형성해온 실행적인 교류 맵(map)을 사장시킨 측면이 있다. 지난 두 정권의 경계 속에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지적으로 강경노선을 취하였다. 부처님오신날 남북 공동발원문의 채택과 동시발표, 금강산 신계사 및 개성 영통사 복원에 의한 기념행사와 주요 현안에 대한 국제교류사업 등에서 남북불교의 공조는 한국 불교계에 의해 간과된 바 있다. 특히 조계종은 지난 10년, 장자 종단으로서의 중대한 역할을 이행하기보다 지엽적인 사업 수행에 제 역할을 국한해왔다. 지난 정권에 있었던 일들이 표면적으로 덮여있을 뿐, 상호간 쌓아온 교류와 협력의 신뢰도에 금이 가있는 상황이다.

다만, 2000년대 이후 통일운동 또는 남북교류 측면에서의 선점은 분명 있었다. 아이러니(irony)하게도 한국불교계는 ‘어느 날 갑자기 선 위치가 달라졌다’는 평가를 받은 것도 사실. 지금도 이를 유용하게 생각하고 있으며, 한편으로 대형사찰 복원으로 시작된 업적 경쟁력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바다 위의 개성공단’으로 불리는 서해 NLL일대에 평화협력 특별지대를 설치하고 군사분계선(DMZ)을 관광과 환경, 경제벨트로 잇는 남북경협사업 등 한반도 신경제구상을 국정과제로 삼고 있는 현 정부의 정책적인 궤도에 불교계도 같이할 수 있기를 잠정 기대하는 분위기이다. 이는 지난 27일 조계종 등 불교계가 ‘판문점선언 채택’에 일제히 발표한 환영, 지지성명에서도 나타나 있다.

앞으로의 가장 큰 변수는 5월 말로 예정된 북미 정상회담이다. 아울러 4.27 공동선언문은 아직 국제법적 효력이나 법적 구속력이 없는 정치적 선언이기 때문에 조약으로 인정되기 위해 헌법의 개정이 불가피하다. 북한을 우리나라 영토로, 북한 정부는 반국가단체로 규정하는 헌법을 바꾸어야 하는 절차상의 문제도 있다. 북핵 폐기를 전제로 인도적 지원과 경제협력에서는 국회 동의 얻어야함으로 우리 정부도 국회 비준동의 등 국내 정치적 상황의 변수에 대한 대비도 필요하다. 남북간의 합의는 국제법적 효력과는 별개로 2005년 제정된 '남북관계 발전에 관한 법률'<남북관계발전법>에 따라 국내법적 효력은 인정된다. 무슨 선언이나 협정, 합의는 각기 다르지만 국내법과 동일한 효력을 갖는 조약의 범주 안에 포함되어 있다.

지금, ‘사변적, 역사적이다’ 등으로 부르는 판문점 공동선언은 두 정상간 의지와 달리 우리 국회의 초당적 협조와 필요한 법과 제도의 개선을 필요로 한다. 그러한 점에서 불교계도 향후 교류를 위해 종단 내부적인 준비, 남북한의 관계법령 등에 부합하는 세부 조치가 필요하다. 이에 먼저 통일에 대한 종단적 합의화와 경제적인 토대를 마련하고 불교교류에 관한 의제의 발굴, 대화 통로(channel)의 관리 등을 진행해야 한다.

다음으로 교류 파트너십을 위한 북한 조선불교도연맹의 지원과 위상제고에 보다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 “대화는 것이 말하는 것이다”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말처럼 북한불교와의 대화, 교류테이블에는 말(言)들이 필요한데, 보다 효과적인 대화를 위해서는 한국불교가 당사자인 북한의 조불련에 대해 좀 더 알고 이해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하지 않나.

4월 27일을 기해 한반도 상공의 기류가 새롭게 바뀌었다. 바람을 타는 70%와 아직도 겁이 난다며 한사코 손사래를 치는 30%가 공존하고 있으나, 원하던 원치 않던 새 역사와 새로운 출발은 시작되었다. 남북 간에 형성되어 있는 대립 국면을 우리가 냉철하게 직시하고 우리 민족과 불교가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서로 행동하는 것이 우선이다. 우리가 바라는 평화통일은 남북의 이념과 노선으로 계산하는 것이 아니라 한 민족 스스로가 극복하는 것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반론ㆍ정정ㆍ추후 보도를 청구하실 분은 이메일(budgate@daum.net)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불교포커스'에서 생산한 저작물은 누구나 복사할 수 있으며, '정보공유라이센스 2.0: 영리금지 개작금지'에 따릅니다. 정보공유라이센스

이지범 고려대장경연구소 소장의 다른기사 보기
불교포커스 기사를 후원해주세요
  •            
후원하기
  • 불자 2018-05-02 13:44:53

    통일이 되면 무엇이 어떻게 좋아질까요? 남북정상회담 직후 즉문즉설 내용
    https://brunch.co.kr/@pomnyun/68   삭제

    • 2018-04-30 20:25:49

      한반도는 바뀌어가는데 조계종은

      자승과 16양아치 권승과 그를 추

      종 하는 250여명 중들 때문에 희

      망이 요원하다.   삭제

      • 아랫분 말씀을 보니 2018-04-30 15:40:18

        결론은 촛불불자들이 범계적폐승 몰아내고
        청정하고 의식있고 능력있는 불교지도자를 모셔야한다는 뜻이네요   삭제

        • 절망 2018-04-30 15:38:25

          조불련이 과연 현 수정은 은처자등 3대의혹에 전 수장은 mb 503 꼬붕이나 했던 현 조계종과 과연 교류하려 할까요?
          조불련도 남한방송 인터넷 다 봐서 다 알텐데 (물론 pd수첩 포커스 닷컴 다 보고 있겠지요)
          김정은이 mb503과 교류 안하려고 했던 것처럼
          조불련도 자승설정당과 교류 안할 겁니다.
          그러는 동안 북한은 타종교세력이 들어가서 북한 곳곳에 교회성당 들어설텐데 걱정입니다   삭제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