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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련야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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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언제나 홈런이다
담장 밖으로 넘어가니까
  
목련의 외야에 떨어진
하얀 공을 주워들고
팬들은 덩달아 두 팔 치켜들고
집으로 달려간다
홈런이다!

그러니 저것은 꽃이 아니다
나무에 피어난 꽃은 정말
정말, 꽃이 아니다
나무 배트 바깥으로 넘어간 하얀 공이다

가끔 불운이 따랐고
실책에 이어 실점도 했지만
보아라, 봄은 전력이 막강한 팀이다
봄은 집념이 강한 팀이다

9회말 투아웃에 목련은 온다
봄이 목련을 포기하는 것을 한 번도 본 적 없다
타자 목련이 들어서면
경기는 반드시 뒤집힌다

목련은 언제나 홈런이다

박지웅, 「빈 손가락에 나비가 앉았다」 중

한반도지형으로 유명한 강원도 영월 선암마을 풍경. 사진=픽사베이.

어쩌면 이번 생에 가능할지도 모른다!

화사한 봄날, 남과 북의 두 정상이 두 손을 맞잡고 환하게 웃으며 군사분계선을 넘나들었다. 뭉클했다. 두 정상이 번갈아 ‘판문점선언’을 발표할 때는 환호성이라도 지르고 싶었다. 9회 말에 만루 홈런이 터져 우리 팀이 이긴 기분이랄까. 그 중에 지극히 개인적인 이유로 경의선과 동해선을 연결한다는, 그것도 1차적으로 추진하겠다는 내용이 무척 반가웠다.

공황장애로 비행기를 타지 못하는 나는, 서울역에서 평양과 시베리아를 거쳐 유럽까지 가는 기차여행을 꼭 해보고 싶기 때문이다. 1920년만 해도 서울역은 국제역이었단다. 그러니까 이미 100여 년 전, 서울을 출발한 국제선 열차가 시베리아를 횡단해 유럽을 오갔다는 말이다. 서울역이 다시 그런 국제역이 되면 얼마나 좋을까.

2018년의 ‘봄’은 전력도 막강하고 집념도 아주 강한 팀이니, 연타석으로 시원한 만루 홈런 날려 주리라 믿고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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