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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불살조(殺佛殺祖)와 살신살서(殺神殺書)
  • 류상태 목사, 종교자유정책연구원 대표
  • 승인 2018.06.08 16:10
  • 댓글 1
부처님과 기독교 성경.

1. 교황님, 정말이십니까?

두세 달 전, 좀 더 정확히 말하면 지난 3월 하순 어느 날,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지옥은 없다”고 자신의 신념을 밝히셨단다. ‘밝히셨다’가 아니라 ‘밝히셨단다’고 쓸 수밖에 없는 이유는, 이 내용이 교황과 인터뷰한 이탈리아 언론인의 기사를 통해 간접적으로 전해졌기 때문이다.

정말로 교황님이 그렇게 말씀하셨을까? 진위를 밝히기 위해서는 교황이 직접 해명해주시면 된다. 하지만 교황은 이후 가타부타 말씀이 없다. 대신 교황청이 나서서 “교황님의 말씀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다”고 해명을 했다. 하여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일단 기자가 전한 내용을 간추리면 다음과 같다.

당시 무신론자였던 기자는 교황에게 “악한 영혼은 죽은 다음에 어디로 가서 어떤 벌을 받게 되나요?” 라고 물었고, 이 물음에 대해 교황이 이렇게 말했노라고 전했다. “그들은 처벌받지 않는다. 참회한 영혼은 하느님의 용서를 받고, 하느님을 응시하는 이들이 있는 자리로 가게 된다. 하지만 참회하지 않는 사람은 용서받을 수 없고 사라진다. 지옥은 존재하지 않는다. 죄를 지은 영혼들의 사라짐이 존재한다.”

죄를 지은 영혼은 그냥 소멸될 뿐이지 특정한 어느 곳으로 가서 영원히 고통 받는 것이 아니라는 견해는 분명 그리스도교의 정통 교리와 충돌한다. 하여 교황청에서 “교황의 진의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다”고 급히 해명에 나선 것이리라.

그런데 궁금한 것이 있다. 그럼 천국은 있는가? 이 물음에 대한 답을 그분의 인터뷰 내용에서 찾는다면 “있다”가 될 것이다. “참회한 영혼은 하느님의 용서를 받고, 하느님을 응시하는 이들이 있는 자리로 가게 된다.”고 하셨다니까.

당사자가 해명을 하지 않으니 추측할 수밖에 없지만 아마도 “지옥은 없다”는 것이 프란치스코 교황의 정직한 신념일 것이다. 하지만 합리적 지성인인 교황이 정말로 그리스도교 정통 교리가 말하는 그런 천국을 믿을까? 아마도 아닐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신구교를 막론하고 그리스도인이라면 누구나 천국을 믿는다. 하지만 그 내용은 매우 다르다. 지난 칼럼에서 말했듯이, 보수신앙을 가진 기독교인들은 ‘저 멀리 있는’ 천국을 믿고 기대한다. 그곳은 ‘가는 천국’이며 ‘초현세적 천국’이다. 하지만 진보 기독교인들 중에는 그런 천국을 믿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 기독교성서가 말하는 ‘천국(Kingdom of Heaven)’ 또는 ‘신국(Kingdom of God)’이란 ‘현세에서 구현되는 천국’ 즉 ‘이 땅에서 우리가 이루는 정의와 평화의 세계’를 의미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아마 교황님이 믿는다는 천국도 후자일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하지만 그걸 명백히 밝히지는 않으신 것 같다.(어쩌면 밝히지 못하는 것일 수도 있다.) 왜일까? 가톨릭이라는 종교조직 안에 계시기에, 아무리 교황이라도 그 조직의 요구와 논리를 넘어서는 데는 한계가 있었던 것이 아닐까?

2. 살불살조, 너무나 부럽고 경탄스러운 그 자유로움에 대하여

자신들의 내적 신념을 그대로 드러내지 못하는 기독교 내의 이런 분위기를 불자님들은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겠다. 살불살조의 가르침, 그러니까 전통적인 교리에 의문을 품고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 불교에서는 너무도 자연스러울 뿐 아니라 깨달음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기 때문이다.

젊은 시절, 살불살조의 가르침을 접했을 때 내가 받았던 충격은 엄청난 것이었다. “너의 깨달음에 방해가 되거든 부처건 스승이건 모두 죽여버려라!” 그 어떤 전제에도, 심지어 부처님의 말씀이라 하더라도 메이지 말고 오직 깨달음에 정진하라는 뜻이 아닌가!

하지만 기독교 전통에서는 이런 생각은 신성모독이 된다. 모든 죄는 용서받을 수 있지만 성령의 역사를 거스르는 것만은 영원히 용서받지 못한다는 것이 기독교 성서와 교리의 가르침이다. 하여 철학적 과학적 의심은 모두 용납되고 장려될 수 있지만, 성서와 교리에 대해 의심하는 것은 기독교인에게는 위험하고 두려운 일이다.

그런데 이렇게 되면 당연한 결과로 기독교 성서가 쓰이어진 시기, 즉 이삼천 년 전의 시대적 역사적 한계에 고스란히 갇히고 만다. 하여 독실한 기독교인 중에는 지구의 역사가 6천 년밖에 안 된다고 지금도 믿는 사람들이 있다. 배우지 못한 사람들 가운데 일부가 그럴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박사 학위를 가진 과학자들 가운데도 정말로 그렇다고 믿는 사람들이 꽤 있는 것이다.

그들은 기독교성서에는 오류가 없다는 성서무오설을 철석같이 믿는다. 그리고 비이성적인 그 믿음의 결과로 비상식적이고 비과학적인 온갖 해괴한 이론과 설교들까지 아무 비판 없이 받아들이기도 한다.

하나의 예를 들어보고 싶다. 기독교성서에 엘리사라는 예언자가 등장한다. 대머리였던 모양이다. 철없는 아이들이 “대머리는 가라, 대머리는 가라”하고 놀려댔다. 성서 기록에 의하면, 거룩한 예언자를 조롱하는 아이들을 곰이 모두 죽여버렸다. 희생된 아이는 42명이었다. 믿지 못하는 분들이 있을 것 같아 그 정확한 내용을 인용하면 다음과 같다.

엘리사는 그 곳을 떠나 베델로 올라갔다. 그가 베델로 가는 도중에 아이들이 성에서 나와 "대머리야, 꺼져라. 대머리야, 꺼져라." 하며 놀려대었다. 엘리사는 돌아서서 아이들을 보며 야훼의 이름으로 저주하였다. 그러자 암곰 두 마리가 숲에서 나와 아이들 사십이 명을 찢어 죽였다. (기독교성서 열왕기하 2장 23~24절)

본문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면, 엘리사는 아이들을 죽일 때 ‘야훼의 이름으로 저주’했다. 엘리사가 자신의 능력으로 아이들을 죽인 것이 아니다. 그의 능력은 야훼로부터 나왔다. 그러니까 이 일이 실제로 일어났던 사건이라면, 당시 이스라엘 민족의 신이요 오늘날 기독교의 신인 야훼는 적어도 엘리사와 공범이라는 혐의를 벗어날 수 없다.

하지만 이 전승은 실제 역사에서 일어난 사건이 아니다. 이 기록에서 역사적 사실을 찾는다면 아마도 어린 아이들이 곰에게 습격당한 비극적 사건이 일어났을 것이라는 가능성 뿐이다. 그런데 그 불행한 사건이 성서 안에 들어오면서 기록자와 편집자를 거쳐 최종적으로 그렇게 해석된 것이다.

그러면 그 사건을 기독교성서에 들여와 예언자 전승에 섞어넣을 뿐 아니라 이런 해괴망측한 해석까지 곁들인 사람들은 도대체 누굴까? 아마도 나쁜 의도를 가진 사제 계급일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공동체를 통제하기 위해, 자신들의 권위를 인정하지 않으면 이렇게 된다고 공갈협박하기 위해 이 슬픈 사건을 경전에 들여온 것이 아닐까.

그런데 이런 기록까지도 사실 그대로 믿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기독교인들이 매우 많다. 그들은 성서의 내용을 비판할 생각은 감히 하지 못한다. ‘성서무오설’(기독교성서에는 오류가 없다는 이론)이라는 낡은 교리 때문이다. 이런 잔혹한 일을 저지른 엘리사도 감히 비난하지 못한다. 성서 본문이 엘리사를 비난하지 않기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이 기록이 이후 수많은 기독교 지도자들에 의해 이용되었다는 점이다. 오늘날에도 이 본문을 들먹이며 “목사에게 잘못이 있다 하더라도 신도들은 항명해선 안 된다. 목사에게 잘못이 있다면 하느님께서 직접 물으실 것이다.”라고 교인들을 협박하는 목사들이 있다.

3. 살신살서, 기독교는 도달할 수 없는 경지일까?

오늘날 ‘살불살조’의 가르침이 간절히 필요한 종교는 불교가 아니라 기독교가 아닐까. 불교에서 살불살조를 가르치듯이 기독교에서도 ‘살신살서’를 가르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한국의 교회 지도자들이 “신이 당신에게 자유를 주지 못한다면 죽여버리시오! 성서가 당신에게 바른 깨달음을 주지 못하면 불살라버리시오!”라고 말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경전의 모든 기록을 역사적 사실이라고 믿는 사람은 위험하다. 그들이 자신의 확신을 행동으로 옮기면 ‘성서 속의 엘리사’처럼 테러리스트가 될 수도 있다. 그러므로 성서무오설이라는 기독교의 원시교리는 반드시 폐기되어야 한다. 경전을 비판적으로 읽지 않으면 판단력이 마비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여 나는 그들에게 간절히 권하고 싶다. 성서를 그렇게 읽으려면 차라리 찢어버려라!

지옥 얘기 하다가 여기까지 왔다. 프란치스코 교황처럼 나도 기독교 전통이 말하는 그런 천국, 그런 지옥은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다른 천국과 지옥이 있다는 사실은 인정할 수밖에 없다. 거짓과 탐욕이 가득한 우리네 마음 한가운데 지옥이 있고, 한반도의 평화와 궁극적 통일을 꿈꾸는 마음 가운데 천국도 있기 때문이다.

아니, 천국과 지옥이 우리 마음에만 있는 건 아니다. 실제로 이 땅위에, 역사의 한가운데, 천국이 이루어질 수 있다고 나는 믿는다. 한국과 조선(북한)과 미국의 대화와 노력이 결실을 맺어, 한반도에서 핵의 위협이 온전히 제거되고 평화와 번영이 이루어진다면, 나에겐 그게 진짜 천국이다. 예수가 말한 천국은 바로 그런 것이었다.

하여 내 주 예수님의 가르침을 따라 나는 오늘도 기도한다. “뜻이 하늘에서 이룬 것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이다. 아멘!” (‘아멘’은 그리스어이며, 우리말로는 ‘진실로’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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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경조 2018-07-22 18:36:13

    이스라엘의 야훼께서는 거룩하시며 세상을 지으신분이십니다. 사람이 자기가 난것도 모르고 감사한줄도모르고 하나님보다 더 세련되고 더 지적이어서 야훼께서 공범이라 말 하셨는지. 전 목사셨으니 잘아시겠네요 그분이 지으신 사람도 죄..오로지 죄와 함께할수 없는분이고 스스로의 거룩함과 그분의 영광을 위해 지면에서 사람도 쓸어버리시는 분이십니다. 사람을 사랑하지 않으시는게 아닌. 그 분이 거룩하시기에 죄와 타협자체가 안되시는겁니다. 더구나 예수님도 주시기전이니 신성목독으로 즉결심판이 가능한 시대였습니다. 히브리서에선 십대후반의 아이들로 나옵니다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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