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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불자들이 생각해야 할 것
  • 박태원 울산대학교 철학과 교수
  • 승인 2018.07.21 09:03
  • 댓글 13
일주일 전 '조계종 집행부와 원로 스님들이 생각해야 할 것'이라는 제목의 기고로 조계종에 경종을 울린 박태원 울산대학교 철학과 교수(한국불교향상포럼 공동대표)가 설조스님 단식과 관련해 두번째 기고를 보내왔다. 전문을 게재한다 <편집자 주>

한국불교가 제자리 잡기 위해서는 불쏘시개가 되는 희생이 있어야 하고, 당신이 기꺼이 그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 설조 스님의 서원이다. <조계종단에 구축된 적폐의 구조가 매우 악성이기 때문에 불쏘시개가 불이 되어 타오르는 것은 자신의 사후에라야 가능할 것이고, 자신은 유골이 되어 그 변화를 기다리겠다>는 것이 설조 스님의 진단이고 기원이다. 엄동설한에 핀 매화꽃 같은 설조 스님의 서원은 점차 불자들의 움츠려든 닫힌 마음을 열어가고 있다. 그리하여 다시금 희망의 나무를 가꾸어 보려는 다짐과 행동이 확산되고 있다.

이 소중한 변화의 조짐을 보는 세인들의 시선은 극명하게 엇갈린다. 

<불교인들은 이해가 안 된다. 왜 교단에 저항하듯 저렇게 성직자들을 비판하고 내부 문제를 까발리나? 비슷한 문제를 안고 있는 것은 기독교나 천주교도 마찬가지 아닌가? 하지만 기독교나 천주교 신자들은 불교인들처럼 교단을 개혁대상으로 삼아 비판하고 성직자들을 거침없이 비판하는 데까지는 나아가지 않는다. 불교신자들은 타 종교 신자들에 비해 내부 위계질서와 결집력에 문제가 있어 보인다. 저러면 교세가 약화되지. 한심하다.> 

<불교인들은 참 대단하다. 어떻게 신자들이 교단과 성직자의 문제를 저토록 거리낌 없이 비판할 수 있을까? 종교에 대한 일반적 상식으로는 이해가 안 된다. 종교가 저처럼 근원적 수준의 자유정신을 허용할 수 있단 말인가? 불교사상이 그런 태도를 가능케 하는 것이라면 이참에 나도 불교공부 한번 해보고 싶다.>

나는 후자의 시선이 진실에 접근하는 것이라고 본다. 불교가 걸어보라고 권하는 길은, 근원적 수준에서의 자유정신을 감당할 수 있는 자라야 품을 수 있는 길이다. ‘잡고 있던 마지막 끈마저 놓아버릴 수 있는 무집착의 용맹’, ‘미세하고 복잡한 결(理)마저 고스란히 발려내는 칼날 같은 성찰’, 그리고 ‘숨소리마저 죽인 채 먹이를 기다리는 맹수의 인내와 자제력’을 선호하고 키워가려는 자들을 초대하는 열린 큰 길이다. 불자들은 알게 모르게 이 자유의 정신에 감응되어 있다고 본다. 다수는 아닐지라도.

불자들이 지난 19일 열린 촛불법회에서 '파사현정'이라고 적힌 수건을 머리위로 들어올린 모습.

묻지도 따지지도 말라는 ‘무조건/절대의 기만과 폭력체계’를, 조건적으로 이해하고 평가하는 ‘조건적 합리체계’로 바꾸어가는 전환기. 이것이 작금의 한국사회라고 생각한다. 붓다가 열어준 연기(緣起)적 사유방식, 그 조건인과적 합리성을 비로소 이해하고 수용할 수 있는 최초의 시절인연이라고 본다. 조건인과를 외면했던 ‘무조건/절대의 정신’이 자신을 표현해 왔던 양상들은 이제 적폐와 갑질로서 비판된다. 권력의 불의, 시장의 불공정, 교육 폭력, 소수자, 성 문제 등을 대상으로 하여, 연기적 성찰을 통해 합리성을 구현하려는 의지는 전방위적이고 지속적이다. 이제는 그 어떤 퇴행적 변수도 결코 꺾을 수 없는 추세로 보인다.

그러나 마지막까지 금단의 예외지대로 남으려는 영역이 하나 있다. 바로 종교다. ‘따지지 말고 무조건 따르라’는 요구가 가장 잘 먹히는 영역이다. 무조건/절대의 정신이 교리해석ㆍ문화ㆍ전통ㆍ관습ㆍ제도를 방패삼아 철옹성 같은 배타적 이익연맹체를 구축한 영역이다. 이 성채 안에서 일어나는 현상은 어이없을 정도로 야만적이고 퇴행적이지만, 그 성채의 강력한 방어막을 익히 아는지라 아무도 성채 안의 일을 비판하지 않으려 한다. 내부 주민도 그렇고 외부인도 그렇다. 되도록 건드리지 않는 게 상책이라는 것이 정치과 언론의 오랜 불문율이다. 게다가 정치인들은 이용해 먹을 기회에만 촉각을 세운다.

이제 불교가 그 금기를 깨려는 의미심장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불교이기에 가능하고, 불교가 아니면 시작할 수 없는 일이다. 불교의 ‘종교성채 다시 짓기’가 성공해야, 불교가 살고 다른 종교도 살며 사회가 산다. 한 동안은 불교의 위상이 추락하고, 신도도 줄며, 사회적 비난에 불자들의 심기가 매우 불편할 것이다. 그러나 깨지는 아픔이 싫어 지금까지의 질서와 체계의 유지를 선택한다면, 불교가 죽고 다른 종교도 죽으며 사회 변혁도 왜곡된다. 불자들은 알을 깨는 아픔을 기꺼이 감내하려는 용기를 선택해야 한다.

반론ㆍ정정ㆍ추후 보도를 청구하실 분은 이메일(budgate@daum.net)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불교포커스'에서 생산한 저작물은 누구나 복사할 수 있으며, '정보공유라이센스 2.0: 영리금지 개작금지'에 따릅니다. 정보공유라이센스

박태원 울산대학교 철학과 교수의 다른기사 보기
  • 교육인 2018-07-22 10:20:31

    파계승 보호하고 있는 종무원들, 부모 처자식한테 부끄럽지 않으세요? 정상적인 직장이고 도덕적인 단체였으면 이미 총파업했을 거에요. 부처님의 제자라 자칭하며 사회에 창피하지 않으세요? 제발 무엇이 바른 길이고 현명한 행동인지 알기위해 머리를 씁시다. 머리는 장식이 아닙니다. 지금이라도 파계승의 노예가 되지 말고 과감히 참된 행동을 보여주기를 바랍니다.   삭제

    • 원광 2018-07-21 23:39:02

      영웅은 없다 선량한 신자들만 피해다 후원금도 투명하게 해주세요   삭제

      • 후원인 2018-07-21 20:45:18

        조계종개혁도 중생이하고 절에시주도 중생이하고 스님들께서는 무엇때문에 몸을 움추리시고 촛불법회에 앞자리에 나오시지않는지 궁금합니다.서산대사님은 나라를지키기위해 칼을드셨죠 이제스님들께서 나서주시면 안되는지 여쭈어봅니다.이제 스님들께서 힘없는 중생들을 서산대사님의맘으로 구해주세요   삭제

        • 설조스님 2018-07-21 20:42:03

          청와대 국민소통 광장 > 국민청원
          http://me2.do/Fzwl1bzY 대한불교조계종의 수뇌부의 범법행위에대해 엄정하고 성역있는 사법정의를 촉구합니다   삭제

          • 정법님은 2018-07-21 12:09:24

            "지랄들을 하는" 무리들과 어떻게 "화합"하시려는지 고민하셔야 할 듯하네요 쌓여있는 폐단을 스스로 청산하는 근원적 수준의 자유정신이 불자들의 지향이고 이 지향점에 동의함으로써 불자들의 화합이 가능하다는 게 설조스님의 서원을 지지하는 이글의 취지니까 다시 읽어보시면 고민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이고요   삭제

            • 정법 2018-07-21 10:15:47

              좌파정권이 들어오니까 지랄들을 하는구만! 세계 최악의 악질 정은이 눈치나 보고, 이게 나라냐!? 최악의 상황에 대한 군의 대비를 가지고 군 쿠테타니 뭐니 지랄들을 하고! 이제는 개독목사 신부들까지 나서서 조계종을 겁박하라고 난린데, 이럴때 종단집행부와 반종단세력들은 서로 니탓 내탓이나 하고 있고, 불법을 지키기 위해 이제 서로에 대한 화살을 멈추고, 좌파정권과 개독세력의 불교탄압 말살정책에 공동 대응해야 한다. 정신들차리자. 불교가 없는데 무슨 정화가 있고 적폐청산이 있으며 전법이 있을수 있을까!? 모든 불자들이 화합해야 한다.   삭제

              • 전민현 2018-07-21 10:05:15

                늘 푸른 깨어 있는 눈을 가져야 하는 불자들이 작금의 조계종 사태에 대해 입을 닫는다면 그것이 오히려 문제의 본질을 외면하고 오히려 반성할 줄 모른 저들을 두둔하는 것이라 본다. 박태원 교수의 시의 적절한 글에 찬사를 보내며 스님들의 대오 각성을 촉구하는 바이다   삭제

                • 파사현정 2018-07-21 09:54:25

                  불교란 神을 믿는 종교가 아니기 때문에 승려를 호되게 까는것이 가능한 것이다 기독교는 목회자나 신부는 유일신의 대리인이기 때문에 절대 복종을 하도록 만들었기에 천대시 할수가 없고 불교는 누구나 부처요 우주의 주인공이다 라는 붓다의 가르침 대로 절대 복종한다는 대상이란 없는 종교이다 그런고로 지금 현 조계종단에 집행부가 털리고 있는것이다 이상황을 만들도록 불씨를 집힌게 mbc피디수첩이다
                  mbc 피디수첩 피디에게 상을 줘야 한다 현 조계종 집해부는 상이 아니라 참수를 하고 싶겠지만 말이다   삭제

                  • 에라이~ 2018-07-21 09:43:22

                    교수님~기고 감사드립니다
                    어제 정부의 의견을 기사로 읽고 멍하니 앉아있기만 했는데 다시금 힘이 납니다   삭제

                    • 무진성 2018-07-21 09:33:45

                      사람이라면 사람답게살아야하는 정신적멘토인
                      불교가 오늘날이렇게까지 된데에는불자들의책임또한크기에 지금부터라도 설조스님의희생정신을
                      따르도록 하겠습니다!!!
                      그래도 양심적이고ㆍ진리의길로이끌어 주시는
                      원로(설조스님)이 계셔서 위안과희망으로 오늘도욜씨미 적폐청산에 힘을보태는 참불자가되겠습니다!♡설조스님 존경하고 힘내세요!♡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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