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긴급 기자회견 직후 설조스님(왼쪽)을 찾아온 설정스님 |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조속한 시일 내 진퇴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힌 조계종 총무원장 설정스님이 기자회견 직후 38일째 단식 중인 설조스님을 찾아왔다. 설정스님은 설조스님과 약 3분 간 대화를 나눈 뒤 자리를 떠났고, 설조스님은 “단식을 계속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27일 오후 3시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1층 로비에서 약 20여분 간 기자회견을 진행한 설정스님은 오후 4시 경 설조스님 단식정진단을 방문했다. 두 스님의 대화는 약 3분간 비공개로 진행됐으며, 설정스님은 대화 직후 자리를 이동했다.
설정스님 "마음 다 비웠다"…설조스님 "지켜봐야 할 따름"
설조스님에 따르면 설정스님은 “건강이 염려 되니 빨리 회복하시라. 저는 이제 마음을 다 비웠다”고 짧게 말했다. 이에 설조스님은 “제 건강은 큰 문제가 아니다. 마음을 비웠다니 다행이다”고 답했다.
이후 기자들과의 대화에서 설조스님은 “마음을 비웠다는 말을 어떻게 보느냐”는 물음에 “앞으로의 행동을 두고 봐야 한다”고 잘라 말했다. “마음을 비웠다는 것은 물러난다는 뜻 아니겠는가”라는 재차 이어진 질문에 스님은 “(물러난다고 생각하는 것은) 듣고 싶은 사람의 표현일 것”이라며 “거침없이 나아가겠다는 말일수도 있다. 우리는 정치인들의 그와 같은 말을 수차례 들은 전례가 있다. 그들의 행동은 대중들의 생각과는 많이 다르지 않았나”라고 일침을 가했다.
“종도들의 의견을 수용해 조속한 시일 내 진퇴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설정스님의 기자회견 입장 발표에 대해서도 설조스님은 “지켜봐야 할 따름”이라고 평가했다. 스님은 “설정스님이 말하는 종도의 정의가 무엇인지 모르겠다. 같은 말도 달리 쓰는 사람들이 참 많다”면서 “설정스님이 말하는 종도가 어떤 부류의 어떤 사람들을 말하는 것인지 잘 모르니 지켜봐야 할 따름”이라고 답했다.
"설정스님 발언, 변화 전제한 것 아냐…단식 계속할 것"
단식은 당분간 계속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설조스님은 “설정스님의 발언이 변화를 전제한 이야기라고 보기 어렵다. 그러니 단식 중단과는 상관없는 말이다”라며 “제 단식은 부처님께 드린 약속이다. 한계에 부딪힐 때까지 단식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