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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첫 눈이 농성장을 찾아왔습니다.11월 24일 고공농성 12일차…동국대 고공농성 안드레의 투쟁일기 ⑨
  • 안드레 동국대 48대 총학생회장
  • 승인 2018.11.24 16:12
  • 댓글 5

첫 눈이 내립니다.

새벽에 첫 눈이 농성장을 찾아왔습니다. 남들 보다 조금 높이 있어서 그런지 첫 눈을 가장 먼저 만난 느낌입니다. 눈송이가 제법 굵은 게 첫눈 치고는 무게감이 있었습니다. 나뭇가지에 눈꽃이 피어나고, 동국대의 더러운 때를 덮은 것처럼 학교 전체가 하얗게 물들어 가는 모습이 아름다웠지만, 그만큼 분주했습니다.

저는 잘 살아 있습니다.

새벽 6시 반부터 꼬박 6시간 동안, 눈과의 사투를 벌인 끝에 살아남았습니다. 어젯밤부터 토요일 눈, 비 소식에 마음을 단단히 먹었습니다. 첫 눈은 꽤 요란하게 절 깨웠습니다. 사실 첫 눈의 낭만적인 느낌보다는 재난 수준의 폭설과 마주한 느낌이었습니다. 재빨리 여분의 비닐을 머리위에 쳤습니다. 추위에 침낭 안에 있고 싶었지만, 비닐 위에 쌓이는 눈을 아래로 털어내고, 눈이 들어오는 틈새를 계속 막느라 정신이 없었습니다. 눈이 내리는 중간에 2차례 정도 천둥번개가 쳤습니다. 제 머리 위 피뢰침을 한참 멍하니 바라봤습니다. 눈이 그치자 비가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비닐 위에 쌓여있던 눈이 녹으면서 내부에 굵은 빗방울이 몰아친 것입니다.

박스를 깔고, 대야를 곳곳에 놓으며 이를 악물었습니다. 총장님과 법인은 비바람과 눈보라에 고공농성이 쓰러질 것을 내심 기대하셨을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모든 역경은 학생들을 더 단단하게 만듭니다. 앞으로 눈이 얼마나 더 많이 올지, 거센 비가 농성장에 닥칠지 모릅니다. 하지만 4년의 시간 동안, 종단의 개입과 한태식 총장의 악행에 신음했던 것들이 학생들에게는 더 큰 시련이자 역경이었습니다.

저는 한태식 총장의 연임 포기 선언이 있지 않는 한 이곳에서 내려오지 않을 것입니다.
이사회에서 총장직선제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지 않는 한 이곳에서 내려오지 않을 것입니다.
제가 두려운 것은 흔들리는 조명탑도, 거친 눈보라도 아닙니다. 한태식 총장이 연임하고, 종단의 총장선거에 대한 개입이 반복되는 것이 가장 두렵습니다.

여기에 있으면 걱정이 많아집니다. 제 코가 석자인데도 불구하고, 눈이 온 순간부터 아래 천막에서 야간당번을 한 친구들이 걱정됩니다. 아침부터 제설을 하시는 분들의 빗자루 소리가 걱정됩니다. 눈길에 헛바퀴가 도는 자동차 소리가 걱정됩니다. 오늘은 중등임용고시가 있는 날이라고 합니다. 궂은 날씨에 시험장에 들어가는 임용고시생들의 몸과 마음이 걱정됩니다.

고공에 올라와 세상과 단절된 지 벌써 12일입니다. 많은 분들의 걱정을 받고 있기에 그만큼 걱정이 더 많아진 것 같습니다. 그렇게 많은 걱정을 안고 하루를 살아갑니다.

하루 빨리 동국대의 민주화를 앞당기고 내려오겠습니다. 모두 눈길 조심하시고, 추운 날씨 감기 조심하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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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애쓴다 2018-11-26 04:27:19

    날도 추운데 애쓴다.   삭제

    • 걱정 2018-11-25 23:28:39

      안드레님이 무탈하시길. 꼭 원하시는 바 이루시길...마하반야바라밀.   삭제

      • 나의 인생을 2018-11-25 13:07:03

        내인생은 나의 것이라 하지만 결코 혼자만으로 이뤄지는것도 아니며 혼자만의 것도 아닌듯함다.
        그 뜻과 움직임은 불자로서 절실히 느끼고 있슴니다만,
        자신의 정신이 올곧아질수있기위해선 몸건강이 중요.
        땅을 밟고서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의 지혜와 의지를 벗삼아 행동하시는 것이 더 멀리가는 길인듯 생각됩니다.
        부보   삭제

        • 기독교인 2018-11-24 16:32:04

          이 사람들이 연세대나 갈 것이지 왜 불교학교에 와서 농성을 하는지 모르겠네요   삭제

          • 불자 2018-11-24 16:16:21

            반드시 범계비리총장 연임 저지시키고 총장직선제 하여 범계종단 물러나고 청정동국 이뤄내시기 바랍니다.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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