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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한다고 소원이 성취되지 않는다
  • 박호석_전,대한불교삼보회 이사장
  • 승인 2019.05.19 21:04
  • 댓글 3

 대한불교조계종에서 발간한 신도 교육교재인 <불교입문>에는 ‘기도란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거나 부족한 점을 얻기 위하여 신(神)이나 어떤 신비한 힘에 의지하여 비는 것을 말한다.’라고 정의하고, 불교에서도 이런 기도는 인정한다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절에 가면 온통 기도 천지입니다. 본전에서는 물론 복전함이 있는 어디에서나 건강·쾌유·합격·취업·승진·사업번창·안전·혼인·득남·생일·천도, 심지어는 복권 당첨 등등, 별의별 소원을 다 빕니다. 비는 방법도 합장하거나, 절을 하거나, 염불이나 주문, 독경을 하면서 빌기도 합니다. 그리고 자신이 직접 빌기도 하지만 기도비를 내면 스님들이 대신 빌어주기도 하지요. 그렇게 간절히 빌면 소원은 성취된다 하고, 소원이 성취되면 가피와 영험이 있다고 하고, 그래서 영험한 기도의 장소와 방법이 있고, 또 그런 경험이 유행하기도 합니다.
 
  정말 우리에게, 특히 불교에 가피, 영험, 기적이 있을까요?
기원정사를 바친 급고독 장자에게 부처님은 ‘사람들이 누구나 원하고 좋아하는 다섯 가지 법(法)을 수명, 아름다움, 행복, 명예, 그리고 천상(天上)’이라고 하시면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장자여, (누구나) 원하고 좋아하지만 세상에서 얻기 어려운 이러한 다섯 가지 법들은 빈다고 해서 얻어지지 않고, 바란다고 해서 얻어지지 않는다. 이러한 다섯 가지 법들이 만일 빈다고 해서 얻어지고, 바란다고 해서 얻어진다면, 이 세상에서 누가 무엇 때문에 퇴보하려하겠는가? (중략) 장자여, 오래 살기를 원하는 성스러운 제자가 이를 빌거나 기도하는 것은 적당하지 않다. 장수를 원하는 성스러운 제자는 오래 사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그가 장수하는 방법을 배웠을 때 오래 살 수 있다. 이렇게 해서 그는 천상이나 인간의 수명을 얻는다.”(<앙굿따라 니까야>‘원함의 경’)

  그리고 부처님은 아름다움, 행복, 명예, 그리고 천상에 태어남도 장수와 마찬가지로 빌거나 기도한다고 성취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성취하는 방법을 배워야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부처님의 말씀이 얼마나 분명합니까? 참으로 지당하고 상식적이고 보편적이지 않습니까? 부처님 말씀은 이처럼 절대로 허황됨이 없습니다. 그래서 ‘와서 보라.’는 것이고, ‘처음도 좋고 중간도 좋고 끝도 좋다’는 것입니다. 

  만일, 어떤 사람이 소원을 간절히 빌어서 그것을 성취하였다고 해도 거기에는 반드시 그럴만한 원인과 조건이 있기 때문이지 결코 기도의 영험이 아닙니다. 부처님께서 연못에 돌을 던져 넣고, 물속에 가라앉은 돌이 떠오르라고 빈다고 해서 정말 떠오르겠느냐(<쌍윳따 니까야>)고 제자들에 물으신 것도 같은 뜻입니다.

  불교란 부처(佛)의 가르침(敎)인데, 결코 부처님은 신(神)이나 어떤 신비한 힘에 의지하여 빌면 소원이 성취된다고 가르치신 적이 없습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에 가피니 영험이니 기적은 가당치도 않습니다. 그런데도 종단의 신도 교육교재에는 이런 기도를 인정한다고 신도들을 가르치고 있으니 참으로 통탄할 일입니다.

  자식이 좋은 학교에 진학하길 바란다면, 무엇보다도 그럴만한 실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려면 좋은 환경에서 열심히 공부할 수 있도록 뒷받침해야지, 명산대찰을 찾아 부처나 천지신명께 빈다고 성취될 일이 아니지요. 더구나 부처님이나 신명께서 자기에게 기도한 자식만 합격시켜주실 리가 없지 않습니까? 물론 수험생이나 학부모의 초조하고 불안한 마음을 다스리기 위한 기도는 있을 수가 있습니다.

  경전에서는 부처님께서 훌륭한 자식을 두는 법, 아름다운 용모를 가지는 법, 행복해지는 법, 명예를 얻는 법, 장수하는 법, 그리고 천상에 태어나는 방법 등에 대하여 다 말씀하셨습니다. 우리는 부처님 말씀대로 이를 배우고 실천하면 됩니다. 특히 스님들이 먼저 바르게 공부하고 신도들을 바르게 가르쳐야 합니다. 그래야 불법이 바로 서고 세상도 바르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바르게 배운 성스러운 신도들은 그런 가르침을 주신 부처님과 그의 제자인 스님들께 사무치도록 감사하고 공경할 것입니다. 누구나 원하지만 얻기 어려운 수명, 아름다움, 행복, 명예, 그리고 천상을 얻는 법을 배웠는데 무엇인들 아깝겠어요? 그러니 그들은 더욱 더 열심히 보시하고 불법의 홍포에도 앞장설 것입니다. 당장이라도 모든 사찰이 혹세무민하는 쓸데없는 기도를 그만두고, 이처럼 성스러운 신도들을 길러내는데 매진해야 합니다.

  그렇다고 기도와 가피를 전적으로 부정하는 것이 아닙니다. 기도는 서원과 발원이 되어야 합니다. 우리가 법회 때마다 합창하는 사홍서원이나, ‘모든 생명들이여, 부디 행복하소서’하는 부처님의 기도(<숫따니빠따>) 한 가지만으로도 충분해요. 이보다 더 원대하고 거룩한 기도는 세상에 어디에도 없을 것입니다.

  굳이 개인적인 소망을 기도하려면 부처님께 ‘나는 이런 일(사람)을 하려(되려)합니다.’하는 맹세를 하고, 열심히 그리되도록 실천하면 됩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에 요행은 없습니다. 내가 원하는 것을 내 힘으로 노력한 만큼 성취하는 것입니다. 다만 내가 이렇게 결심하고 실천할 것을 부처님께 약속하고, 하다가 아니 되면 잘못을 참회하고, 더 열심히 물러서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것이 기도입니다. 기도는 참회이자 발원입니다.
                                                     

박/호/석/의/노/심/초/사
불교포커스 여시아사(如是我思)

세상에 그 어떤 종교나 철학보다도 불교가 수승한 것은 보편적이고 객관적이며 과학적 추증성까지 지닌 우주만유의 진리를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한국불교는 천 년이 넘게 우리의 정신과 삶의 바탕이 된 비교우위의 역사와 문화적 전통도 가졌습니다. 그럼에도 최근 우리불교가 추락하고 있는 현실이 이해되지 않아 답답해 하면서 '부처님은 어떻게'를 염두로 이 문제를 풀어보고자 합니다.

필자는 자연과학자로 프랑스에 유학하고 농협대학 교수로 재직하였다. 대학생 시절 洪幻星 법사를 은사로 불교에 입문하여 古庵,九山, 山스님에게 수계하고, 修不스님에게 간화선을 배웠다. 퇴임후에는 인재양성만이 불교를 살리는 길이라고 군법회에 전념하면서, <니까야>공부와 불교 걱정으로 소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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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식한 잘난체 그만하라 2019-05-26 09:13:41

    기도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수천년을 이어온 우리 인간들만의 소중한 문화이자 마음에 평안을 가져다주는
    최고의 수행법이다.
    얄팍한 지식으로 기도를 호도하지마라.
    기도를 단순히 소원을 비는 행워로 알고있다면
    지나가는 개가 웃을것이다.   삭제

    • 한국인권뉴스 2019-05-23 23:03:41

      <한국인권뉴스>에서 여시아사 공유 게재하였습니다.   삭제

      • 종교장사치들 2019-05-21 15:22:08

        기성 종교 교단은
        수행자를 빙자한 타락한 자들의 패거리로서
        종교장사치들의 집단 되었습니다.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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