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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주권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봅시다
  • 효림스님 (전 실천불교전국승가회 대표)
  • 승인 2019.11.03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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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조계종 중앙종회가 중앙종회의원선거권을 출가후 10년 이상 비구로 제한하는 개악안을 의결하여 종단 안팎에서 비판여론이 일고있는 가운데 평생 종단개혁에 앞장서다 해종행위자로 징계위기에 놓인 실천불교전국승가회 전 대표 효림스님이 종단의 참종권 제한을 비판하는 칼럼을 보내왔습니다. 효림스님의 기고문 전문을 싣습니다.<편집자 주>

실로 오랜만에 주권(主權)에 대하여 생각해봅니다. 전근대를 청산하고 지구촌의 모든 나라는 앞을 다투어 주권국가로 개혁을 하고, 혁명을 했습니다. 그것이 근대화이고, 민주주의입니다. 지금 우리가 현대화라고 하는 것도 주권이 얼마나 확보되고 보장되어 있는가 하는 것으로 잣대의 기준이 됩니다.

전근대사회는 왕이 통치하는 나라이고, 이때는 국민이나 백성에게 주권이라고 하는 것이 없었습니다. 주권이 없으니 의식 속에 주권이라는 의식도 없었습니다. 이럴 태면 정의라고 한든지 명분이라고 한다든지 이런 의식은 있었지만, 주권의식은 백성에게도 없고, 통치자인 왕에게도 없었습니다. 맹자(孟子) 같은 이의 애민(愛民)사상에도 백성의 주권의식은 없습니다.

근대의 역사에는 주권의식을 가진 백성들이 주권을 확대하려는 싸움과, 절대 권력을 장악하여 백성들의 주권을 제한하여 통치하려는 권력자 사이의 싸움으로 이루어졌습니다. 백성들에게 주권을 빼앗아 통치하는 이를 독재자라고 하고, 주권이 백성에게 있으면 그런 나라를 민주주의국가라고 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민주주의의 발전은 백성들의 주권이 확장되고, 강하게 보장되는 것입니다. 이 주권하나를 놓고 수많은 사람들이 목숨 걸고 싸웠습니다.

그럼 인류역사에 모든 사람에게 주권이 있다고 선언하신 분은 누구일까요. 바로 석가모니부처님입니다. 인간이 세상에서 가장 존엄한 존재임을 선언하신 분이 부처님입니다. 사람이 역사의 주인공이고, 자기 삶에 주체라고 하셨습니다. 우리가 도를 닦아 깨달고자 하는 것이 바로 이것입니다.

지금도 인간의 주권이 절대 권력인 신에게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절대자인 신은 없습니다. 인간이 절대자이며, 스스로 주인으로서의 권리를 가졌다는 것을 깨달아 알아야 한다고 부처님은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각설하고 요즘 우리 조계종단에서 스님들에게 종단의 주권을 제한하는 법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어찌 이런 일이 일어납니까. 종단의 제도와 스님들의 의식이 더 후퇴하고 폐쇄적으로 가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지금 국가에서는 참정권의 연령을 한 살이라도 더 낮추려고 하는 논의가 지속적으로 일어나고 있는데, 스님들은 한두 해도 아니고, 한꺼번에 10년을 낮춘다는 것은 말이 안 되는 일입니다. 이는 국가로 말하면 4~50세 이상 중년이 되어야 참정권을 주겠다는 것과 같습니다.

이는 한마디로 투표를 할 수 있는 사람을 대폭 줄여서 자신들의 기득권을 유지하는데 유리하게 하겠다는 발상입니다. 이 법은 흔히 독재자들이 상습적으로 사용하는 악법에서도 그 유래를 찾아보기 어려운 악법입니다. 더구나 지금 조계종의 선거제도가 총무원장을 선출하는 방법이 참종권을 가진 승려들의 직접선거가 아니고 옛날 유신헌법과 같은 방식인 선거인단이 하는 간접선거입니다. 이는 악법에 악법을 더 보탠 것으로 소수의 기득권자들이 기득권을 유지하는데 유리하게 하는 방법일 뿐입니다. 좀 유치한 악법이지요.

이런 법은 국가헌법에도 위배됩니다. 비구가 되면 되는 날로부터 참정권을 가지는 것은 당연하며, 오히려 비구니스님들에게 일부 차별하고 있는 참종권을 비구와 동등하게 부여해야합니다. 이런 이야기는 사실 자세하게 말하기가 부끄럽고 창피한 일입니다. 왜냐? 참종권문제는 불교가 다른 여타의 종교계는 물론이고 국가사회보다 앞서가야 합니다. 그것이 불교의 사상과 철학의 위대함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특히 불교는 신으로부터 주권을 빼앗아 인간주권을 선언한 종교가 아닙니까. 이런 종교가 승려들의 참종권을 이런저런 핑계로 차별하고 제한하려고 한다면 정말 부끄러운 일이고, 부처님의 법을 배신하는 행위입니다.

부처님은 승가에 평등을 실현하셨고, 어떤 경우에도 승가대중을 차별하지 않았습니다. 그것이 불교의 절대평등사상의 실천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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