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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우리나라 태극기를 삼태극기(三太極旗)로 바꿔야 할 때
  • 이찬희 성균관대학교 동양철학문화연구소_불교포커스
  • 승인 2022.01.06 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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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 이찬희 성균관대학교 동양철학문화연구소 연구원)

좀 엉뚱한 생각이지만 평소 개인적으로 우리나라 태극기에 대해 불만이 아주 많았다. 게다가 최근에는 일명 태극기부대라는 별명과 함께 우리나라의 태극기는 이미지가 완전히 구겨지고 있는 상황이기도 하다.

위의 우리나라의 태극기와 문장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드는가? 한국철학을 전공하고 한국민족종교를 계속해서 연구하고자 하는 필자의 눈에는 우리나라의 태극기에서 중국 유학, 즉 '주역(周易)'의 원리가 바로 연상된다. 한마디로 태극기의 원리는 대한민국의 사상이 아니라 중국사상의 윈리에 기반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단순하게 생각하더라도 정말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그리고 2분법 혹은 이항성(二項性)에 기반하고 있는 현행 태극기는 중국 유불도(儒佛道) 사상 중에서도 오로지 유학(儒學)의 사상에 기반하고 있다. 또한 근원적인 이항성은 필자가 보기에 중국 유불도 모두에 해당되는 특징이다.

물론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서 유승국 선생이 집필한 '태극기' 항목의 설명에 따르면, 중국에서 태극과 음양의 도상(圖像)은 송나라 때에서야 주돈이(周敦頤)의 태극도설(太極圖說)에서 등장하며, 오히려 우리나라의 감은사(感恩寺) 석각(石刻, 628년, 신라 진평왕 50)의 태극 도상이 중국보다 기원이 오래되었다고도 한다. 그리고 태극기 음양의 원리가 단군신화와 천지인 삼재(三才) 사상, 동학사상, 불교사상과 연관되어 있다며 홍익인간(弘益人間)까지 끌어들이며 억지로 연관성을 합리화하는 듯이 보인다. 하지만 이러한 합리화가 태극기를 봤을 때 가장 처음으로 느껴지는 단순하고 순수한 직관적인 이미지를 바꿀 수는 없다.

게다가 친일파 박영효의 태극기 제작설을 들어 우리 민족의 정통성과 거리가 멀다고 주장하거나, 과거 군사 독재정권 당시의 태극기는 말 그대로 국가의 강압, 즉 전체주의와 권위주의를 상징했다고 보며 국가의 권위주의를 상징하는 태극기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은 경우도 드물게 있다. 태극을 중심으로 음양의 조화에 의한 이항성의 통일이 결국 동일자의 원리로 귀결될 수밖에 없기에 그렇게 생각되는 것 같기도 하다. 그런 면에서 반대로 삼태극기는 동일자의 원리를 해소시킨다.

한 나라의 국기는 국가의 정체성과 역사성을 대변함으로써 그 국가의 고유성을 잘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필자가 생각하기에 현행 태극기는 마치 뻐꾸기가 다른 새의 둥지에 알을 낳은 것과 같은 상황처럼 보여 마음이 착잡하다. 그래서 대안으로써 위 그림의 오른쪽 삼태극기를 제안하고 싶은 바람이다. 삼태극기야말로 중국 유학 전통의 음양이원론을 탈피하고, 이원론에 기반한 중국 유불도라는 외래사상이 아니라, 천지인 삼재에 기반한 한국의 역사적 기원과 고유성을 상징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이다. 물론 천지인 삼재 또한 문헌상으로는 중국 유학의 '주역'에서 처음 등장한다. 하지만 적어도 삼분법 혹은 삼항성(三項性)의 원리와 원형은 우리나라 고조선 강역이나 홍산문명 근처에서 발견되는 해가 셋으로 보이는 해무리 현상이나 삼족오 등의 문화인류학적 근거에서 처음으로 기원한다.

더불어 국기라는 상징의 단순성에서 보더라도 현행 4괘가 그려진 태극기보다 위 그림의 오른쪽 삼태극기가 훨씬 단순하고 강렬하면서도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선명하게 부각시킨다. 이웃 일본의 일장기를 보라. 얼마나 선명하게 단순미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지 않은가? 삼태극기야말로 지금 대한민국이 사상적으로 중국과 서구의 전통을 우리나라의 전통과 융합시킬 수 있는 근원적인 사상적 상징을 잘 표현하고 있다고 본다.

우리나라의 국기와 문양을 바꾼다는 것은 한 국가의 핵심 표준을 바꾸는 일이기 때문에 사업적으로 보통 커다란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므로 요즘처럼 저성장 시대에는 오히려 국기를 바꾸는 과정에서 부가적으로 발생되는 경제적 부양책으로서 수요창출 효과 또한 매우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구주소를 신주소로 바꾸는 사업이라던가, 여러 표준을 바꾸고 통일하는 과정들이 대표적인 선례이다. 그리고 이러한 변경 과정에서 그동안 외면되어 왔던 우리나라의 상징과 국가의 의미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과 성찰이 환기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도 보인다.

우리나라가 일본을 외교 방면만이 아니라 국방, 경제, 기술의 영역에서 이미 앞질렀고, 앞으로도 더욱 격차를 벌릴 것이라는 이야기가 최근 들어 자주 나오고 있다. 게다가 문화적으로 한류는 세계를 휩쓸고 있다. 이제 남은 건 가장 본질적인 것, 오히려 그렇기에 등잔 밑과 같은 국가의 혼과 정신을 회복하는 일이 아닌가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역사적으로 그동안 중화문명에 의존해 왔던 사상적 종속에서 벗어나는 것이 중요하며, 그것의 상징적인 출발의 대안이 바로 삼태극기라고 생각한다.

* 이 글은 한국종교문화연구소 뉴스레터 711호에 실린 글입니다. 지은이 이찬희 성균관대학교 동양철학문화연구소 연구원의 논문으로는 '대종교(大倧敎)에서 말하는 마음의 세 가지 성격:심통성정론(心統性情論)과의 비교를 중심으로', ''논어(論語)'에서 드러나는 '즐거움'의 평균적인 성격 해석', '대종교(大倧敎)의 불도유(佛道儒) 삼교회통관(三敎會通觀) 분석'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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