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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이슈여깃슈]“설정스님, 함께 참회기도 올리고 싶습니다”
조회수 : 157   |   등록일 : 2018-05-14 16:13:03
인터뷰_ 조계사 앞 참회기도 나선 현산스님

지난 5월 1일 조계종(총무원장 설정스님)에 ‘MBC PD수첩’이라는 벼락이 떨어졌다. 총무원장 설정스님과 교육원장 현응스님의 각종 의혹을 접한 시민들은 종교지도자의 추문에 분노했지만, 의혹 당사자를 비롯한 종단은 참회와 진상규명은 뒤로 한 채 되레 강경대응으로 일관하는 모양새를 보여 실망감을 더했다.

방송 일주일 뒤인 8일, 이름 없는 한 스님이 조계사를 찾았다. ‘불법문중이 세상의 희롱거리가 되어버린 사태에 누구라도 나서야 되겠기에 엎드려 참회 드립니다’라고 적힌 피켓하나 들고 나타난 스님은 조계사 경내 기도를 원했지만 사측은 이를 받아드리지 않았다. 결국 스님이 법당을 놔두고 길거리에서 절을 올리는 진풍경이 빚어졌다.

위기가 곧 기회라 했던가. 누구 하나 진정성어린 참회를 내놓지 않던 가운데 스님이 보인 모습이 언론에 공개되자 교계에 큰 반향이 일었다. 댓글에는 ‘스님의 용기가 놀랍다’, ‘마음으로 참회에 동참한다’는 반응이 줄을 이었다.

스님의 법명은 현산. 인천에서 오랜기간 포교를 하다 최근 부천으로 포교당을 옮긴 스님은 처음 MBC PD수첩 방송 소식을 들었을 때, 답답하고 화가 많이 났다고 고백했다.

“왜 하필 부처님오신날 직전일까. MBC가 괘씸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면 거짓말입니다. 예전에도 부처님오신날 전에 백양사 도박사건이 보도되면서 애꿎은 스님들만 피해를 보지 않았나요. 왜 일반 스님도 아닌 종단 수장을 부처님오신날 직전에 비판하는가 싶은 생각이 들었죠.”

답답했던 마음은 방송 이후 ‘참회’의 마음으로 이어졌다. 시간이 지나면 잊혀질 것으로 여기는 듯한 의혹 당사자들의 태도, 강경조로 일관하는 종단의 대응을 보며 가슴이 미어졌다.

“방송 내용이 100% 사실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허나 80%, 아니 10%에서 1%가 사실이라 하더라도 이는 부끄러운 일이지요. 큰스님들께서는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 거라 생각하시는 것 같은데 너무 안타깝습니다. 종도들, 여러 스님들의 침묵도 너무 안타깝고요. 어느 누군가는 나서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현재의 승가는 10%의 기득권과 90%의 대중으로 구성됐다”고 표현한 스님은 “양 측 모두 얽매여있는 것이 문제”라고 일침을 가했다.

“소임을 보는 10%의 기득권 스님들은 자리에 얽매여있습니다. 또 나머지 90%의 스님들은 생계에 메여있습니다. 현실입니다. 모든 스님들이 해방을 하고자 출가를 했지만, 또 출가를 하는 순간 다시 얽매이게 됩니다. 각자도생의 현실에서 종단에 관심을 갖기 어렵습니다.”

“기득권 10% 뿐만 아니라 90%의 스님들도 각성해야 합니다. 나서면 주목을 받고 그러면 또 피해를 볼까봐 나서지 못하는데, 방법이 있습니다. 잃을 것이 없으면 됩니다. 제가 만약 가직게 많았다면 이렇게 나오지는 못했을 겁니다. 저는 제 포교당이 제 건물도 아니고 특별히 잃을 것이 없습니다. 혹시 폭행을 당하지는 않을까 걱정을 하기는 했습니다만, 겉으로의 상처는 치유하면 되지 않습니까. 결국 매 순간이 수행의 과정입니다.”

스님은 “지금은 10%와 90%가 모두 손잡고 기도를 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책임을 추궁하기보다 다함께 참회하는 쪽으로 힘을 모으자고 했다. 이왕이면 설정스님과 현응스님이 대중들과 함께 거리에서 참회를 했으면 좋겠다고, 너나 할 것 없이 모든 스님들이 한마음으로 참회한다면 이 난국을 극복할 수 있다고 수차례 강조했다.

“전국에 계신 모든 스님들이 하나 둘씩 나오고, 종단 큰스님들도 함께 나오셔서, 그 누구를 탓하는 것이 아니라, 잘못을 따지는 것이 아니라 그저 참회했으면 좋겠습니다. 누가 누구를 손가락질 하겠습니까. 제방에 있는 스님, 선방 수좌스님, 또 소임 맡은 스님, 그 스님들이 지금 나오지 못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잘 압니다. 또 부끄러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참고, 감안하고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우리가 다함께 시민들께 참회한다면 보다 큰 변화를 이룰 수 있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남기고 싶은 말씀이 있느냐”는 물음에 스님은 연신 “죄송하다”고 했다. 개인의 의견이 아니라 모든 스님들이 이 같은 마음이라고, 종단에서 소임을 보는 스님들도 같은 마음일 텐데 자리를 맡고 있어 말을 하지 못하는 것뿐이라고, 스님은 말했다.

스님과의 인터뷰는 12일 <불교포커스> 사무실에서 진행했다. 연등회 기간 행사에 피해를 입히고 싶지 않다며 11~13일 거리 대신 포교당에서 기도를 한 스님은 14일부터 다시 거리로 나와 기도를 이어갔다. 사무장도 공양주 보살도 없이 홀로 절 살림을 꾸리는 스님은 초하루인 15일 포교당에서 기도를 한 뒤 16일부터 다시 거리로 나설 계획이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조계종 적폐청산과 청정교단 구현을 바라는 사부대중이 함께 만드는 불교시사 팟캐스트 <자승자박 환경설정>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팟캐스트는 PC버전 플레이어와 모바일 버전 링크 외에, 휴대폰 어플 '팟빵', ‘팟캐스트’를 통해서도 청취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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